미술은 나의 힘 - 니콜라스 파티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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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2

미술은 나의 힘 - 니콜라스 파티

파스텔이라는 부드러운 재료를 이용해 깊이감과 생동감을 표현하는 니콜라스 파티.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니콜라스 파티
1980년 스위스 로잔 출생. 로잔 예술 대학교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예술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밀턴 에브리, 조르조 모란디, 파블로 피카소, 펠릭스 발로통 등의 영향을 받았다. 몬트리올 미술관, 마그리트 미술관, 허시혼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현재 뉴욕과 브뤼셀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Portrait with Meteorite, Soft Pastel on Linen, 149.9×127×3.2cm,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현재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홍콩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풍경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니콜라스 파티의 개인전 [Red Forest](~9월 24일)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주제로 풍경화라는 클래식한 장르를 재해석한 ‘Red Forest’(2022), 중국의 자연석과 수석이 떠오르는 운석을 활용해 몸을 그려낸 초상화 ‘Portrait with Meteorite’(2022),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영원을 표현한 ‘Water Reflection’ (2022) 등을 선보인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중국 철학 사상인 오행(五行)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적용했다는 것. 오행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상생(목생화·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과 상극(목극토· 금극목·목극토· 토극수·수극화)의 관계에 따라 만물이 생성되고 또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일까, 아니면 환경을 통제하고 파괴하는 외부 세력일까?

오행 사상과 중국 철학을 작품에 담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구름을 그린 작품이 시작이었습니다. 수평면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마치 산 같았고, 왠지 모르게 중국 산수화가 떠올랐어요. 산, 돌, 나무, 물 등 요소가 유기적으로 화합되는 것이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다음으로, 초상화 작업을 할 때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에너지를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우리의 몸이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각했죠. 저는 자연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물체인 운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서양 미술사에는 중국의 수석 같은 예술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연에서 바로 가져와 ‘이제부터 이건 하나의 작품이다’라고 정해놓고 감상하는 것 같은. 어떻게 보면 뒤샹과 비슷한 ‘nature-ready-made’ 개념인데, 저는 이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어요. 사실 예술의 가치는 물질 본연에 있지 않습니다. 돌 자체만 놓고 보면 별다른 가치가 없잖아요. 그런데 수석 수집가들은 자신의 선택과 판단을 기준으로 공기와 물에 의해 조각된 돌덩이를 선별한 뒤 작품이라 부르죠. 이처럼 심미관을 근거로 예술적 가치를 정한다는 건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건 중국인이 돌에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죠. 에너지를 저장하는 매체처럼요. 돌의 재질이나 모양에 따라 각각 다른 에너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에 어디에 둬야 할지, 어떻게 둬야 할지, 어느 각도로 둬야 할지 고민하는 부분이 많아요. 맞아요. 조각품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이죠. 저는 이런 미학과 예술학적 관점이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돌을 보면 산이 연상되고, 어떤 돌을 보면 구름이 떠오른다는 것이 재미있어요.

중국 전통 회화 중 어느 시기의 작품이나 작가를 가장 좋아하나요?
중국 산수화가 풍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묘사하는지에 관심이 많아요. 문인이나 예술인이 풍경화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거든요. 중국의 풍경화가 자연에 대한 일종의 생각이나 느낌을 기록한 것이라면 서양 미술사에서, 특히 낭만주의 이후와 인상주의 이전의 풍경화는 자연을 직접 묘사한 작품이 대부분이에요. 당시 목격한 자연의 한 장면을 기록하는 거죠. 중국의 산수화에는 채워지지 않은 공백이 많은데, 제게는 공기 같은 그 공백이 더 중요하고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인물이 등장하더라도 아주 작은 모습이죠.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작은 존재일 뿐이니까요. 사실 중국 산수화 속 만리장성 같은 돌이나 산은 현실 세계에 존재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추상적인 것도 아니고. 예술가로선 그림에 정신을 불어넣는 것이 관건이었을 거예요. 제가 그려온 풍경화도 자연의 진짜 모습을 담아낸 건 아니거든요. 현실적 풍경이 아니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놓여 있죠. 그래서 이 풍경화를 보면 인간이 생겨나기 이전의 모습인지, 아니면 인간이 사라지고 난 이후의 모습인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100만 년 이전의 자연일 수도, 100만 년 이후의 자연일 수도 있죠.





Water Reflection, Soft Pastel on Linen, 99×94×3.2cm,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Water Reflection, Soft Pastel on Linen, 109.2×122×3.2cm,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Water Reflection, Soft Pastel on Linen, 110×140×3.2cm,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제가 보기에 작가님은 콘텐츠를 구분하고 명확히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미술가 대부분은, 특히 현대미술가들은 뭐든 그려도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어떤 시점이나 단계, 그리고 매개체와 상관없이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는 반면, 작가님은 먼저 ‘결정’을 내리는 데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매개체로 할 것인가, 무엇을 주된 소재로 내세울 것인가, 무엇을 그릴 것인가 등이요.
각각의 단계에서 제가 선택한 대상이나 주제와 깊은 대화를 나누려 해요. 그리고 이런 선택은 단순할수록 대화의 심도가 깊어지죠. 저는 같은 주제를 계속 반복해야 정말 이해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도 해당 작가의 책을 최소 세 권 정도는 읽어요. 그래야 작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거든요. 저는 어느 정도까지밖에 다른 사람의 사상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미술품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하지만 제게는 한동안 뭔가에 절대적으로 몰두해보는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대상은 어떻게 고르나요? 예를 들면 초기 정물화에는 물 주전자를 그리셨잖아요. 의자나 탁자를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사실 의자나 탁자를 그려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대상을 고른다는 건 인간관계와 비슷한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이 사람은 괜찮다’, ‘이 사람은 별로다’ 하는 느낌이 오지만, 사랑이나 우정 같은 감정처럼 정확한 이유나 근거를 대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스스로 개방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어떤 감정이 찾아왔을 때 그 정보를 바로 알아챌 수 있으니까요. 자연환경에 있을 때나 군중 속에 있을 때나 이런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창작이 힘든 적은 없나요?
전혀요. 스튜디오에 출근해서 그림 그리는 것이 너무 즐겁고, 단 한 번도 아침에 일어나 뭘 그려야 하나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매일 아침 어떤 하루가 펼쳐질지 기대로 가득하죠. 물론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어떻게 그려봐도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테니스 경기를 떠올려요.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3세트 만에 승부가 결정 나기보다는 5세트를 꽉 채운 경기가 더 재밌잖아요. 그림도 만찬가지예요. 너무 순조롭다 싶으면 재미가 떨어지죠.

어떤 작가들은 작품을 무조건 ‘깨끗한’ 혹은 하얀 벽에 전시할 것을 고집하는 반면, 작가님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아요. 심지어 그 반대일 때도 많죠?
‘하얀 벽’에 색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옳지 않아요. 만약 어떤 사람이 “난 집에 색이 너무 많은 게 싫어서 하얀색으로 칠할 거야”라고 말한다면 사실 크게 착각한 거죠. “난 하얀색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게 옳아요. 하얀색도 색이니까요. 사람들은 하얀색을 ‘중성적 색깔’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인이 자신을 ‘white’라 규정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 때문에 하얀색을 제외한 색은 모두 ‘유색(colors)’으로 구분되기 시작했어요. 색이 문화적・정치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에요. 사실 하얀색은 빛을 반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이상적인 배경색이 아니에요. 작품을 하얀 벽에 걸면 색이 희석되는 경향도 분명히 있고요. 생각해보면 작품을 하얀 벽에 걸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루브르박물관이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가서 르네상스 시기의 작품을 찾아보면 절대 하얀 벽에 걸려 있지 않을 거예요.





Water Reflection, Soft Pastel on Linen, 220×160×3.8cm,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How did the five elements and the influence of Chinese philosophy in your work begin?
The first works I created were those “clouds”, which float on a horizontal surface and look like mountains, especially reminiscent of Chinese landscape paintings. In Chinese landscape painting, where mountains, stones, trees, and water are harmoniously and organically integrated into one plane, this is very inspiring to me. The next thing I create is the portrait work, and I try to incorporate these natural inspirations and energies into the portrait work: how our own body is connected with nature. I started to be interested in objects that are not from our natural world, meteorites. As far as I know, there seems to be not much work as the Chinese scholar stone in the history of Western art, that is, a thing is directly taken from nature, and then it is decided that it is a work of art, and it is admired at home. It seems that Duchamp’s “ready-made” later, nature-ready-made, I think this idea is very beautiful. The value of art is not in the material itself, because the stone itself has no financial value, but the scholarly collectors, through their own judgment and choice, turned a part of the stone that was only carved by air and water into a work of art. The concept itself It is very attractive to me that aesthetics gives artistic value.

Because many Chinese people believe that stone has energy, it is a carrier of energy storage, and stones of different materials and shapes store different energy. So for us, where to put this stone/energy, how to put it, what angle, is full of knowledge.
Yes, they are like a sculpture, but this sculpture is not man-made, but the creation of nature. I find this aesthetic and art very unique. Some of the stones are reminiscent of mountains and some are reminiscent of clouds, which is very interesting.

Do you have a period or painter of traditional Chinese painting that you are most familiar with or like? To me, the way Chinese landscape painting understands and depicts is very important, and obviously historically these artists and scholars have done a lot of thinking in depicting the landscape. Chinese landscape painting is an idea and a feeling of natural scenery, while in the history of Western art, especially after Romanticism and before Impressionism, landscape painting is often a direct depiction of nature, recording what is in nature. This picture moment. I feel that for Chinese landscape painting, the blank parts that are not filled, which seem to be empty parts of the air, seem to be more important and more particular. If there are figures, they are often very small. In front of the huge nature, people are very small. In Chinese landscape paintings, there are no real rocks or mountains in the real world, but they are not completely abstract. For Chinese landscape painters, what they want to capture is the spirit in the landscape. My own landscape paintings, which I have always painted, are not real natural landscapes. Not based on real scenery, it seems real but fake. In these landscapes, it can either be that no one has appeared yet, or it can be that humans have disappeared, it can be nature a million years ago, or it can be nature a million years later.





전 전경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 Nicolas Party

It seems to you that it is very important to differentiate and clarify your content. Because especially for contemporary artists, many artists feel that they can do anything, at any time and stage, with any medium, and whatever content they want, but you will seriously “decide” your medium at this stage, the main object, what you want to paint.
At different stages, I hope to have an in-depth dialogue with the object/subject I choose at that time, and I think the simpler the choice, the more in-depth our dialogue can be. As I keep repeating this theme over a period of time, I’ll get to know it better and better. Just like my reading habit, every time I start to read a certain author, I have to read at least 3 of this author’s books to really start to understand this author a little bit. I think only to a certain point, you can really connect or resonate with another person’s mind, and I see an artist’s work too. Of course, we live in an era where we can “swipe” everything we see, but for my own practice, absolute investment over a period of time is still very important.

So how do you choose your subjects? Like why did you choose the jar in the still life in the first place, but not the chair, or the table?
I actually thought about drawing chairs and tables many times. I think this may be like the relationship between people, the objects are just like people. You’ll meet different people, you like some of them, some not so much. You can’t exactly tell the reason, like love, or friendship, so I think it’s important to keep yourself open, and when this feeling comes, you can receive this message, whether it’s when you’re in a natural environment, or in a crowd, it is important to maintain a state where these energies can be received.

Have you ever come across a time when nothing seems to spark your creative passion? I really love being in my studio and I rarely wake up and feel like I don’t know what to paint. Every day I look forward to a new day’s work. Of course, sometimes you will encounter a time when your work is not going well, or you don’t feel satisfied with how you draw. Sometimes I compare the creative process to a tennis match. Playing 5 sets is always more attractive than straight sets. The same for painting. I think it’s not that interesting to draw too smoothly.

There are some artists who will insist that their work be presented on a “clean” or white wall, but you don’t seem to mind that, or even quite the opposite?
Anyone who thinks “white walls” have no color is wrong. If someone says “I want to paint my home white because I don’t like too much color in my home”, he’s got one thing wrong. He should say, “I want to paint my home white because I love white”. White is also a color. Many people regard white as a “neutral” color. Westerners began to define themselves as “white” only recently, so other colors became “colors” compared to white. It is a very recent thing that color has been divided into cultural and political categories. In fact, white often reflects more light, so for paintings, white is not necessarily the most ideal background color. When a painting is hung on a white wall, its color is often diluted. In fact, hanging works on white walls is a very modern thing. If you go to the Louvre or the Met, you will find that paintings from the Renaissance, for example, are never hung on white walls.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주린(祝琳)
사진 제공 니콜라스 파티, 하우저 앤 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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