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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슈토셰크의 두 번째 미술관

  • 2016-08-31

2007년 뒤셀도르프에 자신의 첫 컬렉션 미술관을 연 율리아 슈토셰크가 베를린에 두 번째 컬렉션 미술관을 개관했다. 먼저 그 거대한 규모가 눈길을 끌지만 이곳은 그저 '임시 공간'이다.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과 율리아 슈토셰크(Julia Stoschek)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며, '남성 편력'까진 아니더라도 남자친구를 비교적 자주 바꿔왔다는 거다. 물론 가장 닮은 점은 젊은 나이부터 미술품을 수집한 것과 그 컬렉션이 어마어마하다는 것. 그녀는 현재 700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독일 미디어 아트 분야에선 거의 독보적 수준. 비디오아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과 빌 비올라(Bill Viola), 더글러스 고든(Douglas Gordon), 카르스텐 니콜라이(Carsten Nicolai) 등 동시대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거의 가지고 있다.





티무르 지킨(Timur Si-Qin)의 설치 작품 'Visit Microscope Arrive'
Courtesy of the Artist and Societe, Berlin


그런 그녀가 지난 6월 2일, 베를린 비엔날레 오프닝 시기에 맞춰 베를린 미테 지구 한복판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컬렉션 미술관 '율리아 슈토셰크 컬렉션 베를린(Julia Stoschek Collection Berlin)'의 '임시 분관'을 열었다. 2007년 '부자 도시'로 알려진 뒤셀도르프 시의 공장을 개조한 3000m2(약 900평) 공간에 자신의 첫 컬렉션 미술관을 연 이후 9년 만이다. 이 공간이 재미있는 건 개관에 꽤 공을 들였음에도 분명 임시 공간이란 것이다. 월세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테 지구 한복판에 오픈한 데다,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한 소장품을 그 공간에 전시했음에도 말이다.

브리타 티(Britta Thie)의 영상 작품 'Three Informercial' 중 일부
Courtesy of the Artist


어쨌든 현재 그녀의 미술관 개관전 제목은 'Welt am Draht(선 위의 세상)'. 독일의 전설적 영화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의 1973년 작품 제목을 그대로 따왔다. 영화는 1970년대 당시 예상한 21세기의 급속도로 발전한 사회와 기계문명의 문제점을 다루는데, 전시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뉴욕을 베이스로 인간의 돌연변이 현상을 다루는 작가 이언 챙(Ian Cheng)의 영상 작품 'Emissary Forks at Perfection'을 메인 작품으로 설치했고, 조금 떨어진 곳엔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또 다른 작가로 '죽음'에 초점을 맞추는 레이철 로즈(Rachel Rose)의 'A Minute Ago'와 'Palisades in Palisades'를 전시했다. 이외에도 디지털 문화와 서브컬처, 과도한 소비문화, 투명한 온라인 사회의 문제점 등에 대해 다룬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쉽게 말해 지금 잘나가는 미디어 아트 작가 중 상당수가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낼 만한 느낌으로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금 한창 뜨는 미디어 아티스트 에드 애킨스(Ed Atkins)의 ‘Even Pricks-1’
Courtesy of the Artist and Cabinet, London


애초에 '콘출라트(Konzulat)'라는 유명 클럽을 개조한 탓인지, 슈토셰크의 이 미술관은 어딘가 모르게 활기가 넘친다. 물론 그 배경엔 지금 가장 잘나가는 건축가 요하나 마이어-그로브뤼게(Johanna Meyer-Grohbrugge)가 이 공간의 디자인을 맡은 이유도 없지 않다. 여하튼 슈토셰크는 미술관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베를린에 오랫동안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한데 베를린에 이 정도 규모의 미술관을 여는 열정이라면 베를리너들도 기꺼이 그녀가 이 도시에 남길 바랄 것이다. 하루빨리 그녀가 '임시 공간'이 아닌 정식 미술관을 베를리너들에게 소개하길 바란다.





에디터 |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글 | Jung Mi Chai(독립 큐레이터, 디스쿠어스 베를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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