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함과 하위 문화의 경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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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4

숭고함과 하위 문화의 경계

아뜰리에 에르메스 전을 통해 선보이는 전방위 아티스트 시프리앙 가이야르.

자연에 남긴 인간의 자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아티스트 시프리앙 가이야르.
Photo by Albrecht Fuchs

Cyprien Gaillard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시프리앙 가이야르는 필름과 비디오, 사진과 조각, 라이브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문명과 자연, 숭고함과 하위문화가 서로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엔트로피에 주목해왔다. 역사와 지리를 관통하는 방대한 시공간의 탐험을 통해 동시대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제안하는 그는 현재 세계 미술계가 가장 주목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10년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The Marcel Duchamp Prize), 2011년 베를린 함부르거 반호프(Hamburger Bahnhof)의 영 아티스트를 위한 내셔널 갤러리 프라이즈(Prize of National Gallery for Young Artists)를 수상했고,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시프리앙 가이야르, Cities of Gold and Mirrors, 영상 스틸, 2009
ⓒ Cyprien Gaillard 사진 제공 에르메스 재단

진정한 유목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전 세계를 탐험하며 지리적 기반 위에 존재하는 과거 문명의 유적과 그 위에 덧붙어 현대적 유물이 되어가는 모던한 건축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소비하는 사람들로 이뤄진 현대 도시에 주목한다. 이처럼 이질적인 요소들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풍경을 포괄적으로 ‘도시적 폐허’로 간주하며, 그 원인으로 시간의 침식과 문화적 식민주의,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을 야기하는 자본주의, 인간의 야만성을 들며 폭로한다. 하지만 그런 도시적 폐허에 대한 그의 시선은 다분히 양가적인 것으로 폐허에서 찾을 수 있는 매혹적인 부분과 작가 스스로 청소년기에 탐닉한 하위문화를 그대로 드러내며 명백한 흑백논리로 규정할 수 없는 현대적 삶의 복잡함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시프리앙 가이야르, Everything but Spirits, 이중노출 폴라로이드, 2020
ⓒ Cyprien Gaillard 사진 제공 에르메스 재단





시프리앙 가이야르, Sober City(Jackie Robinson & Pee Wee Reese), 이중노출 폴라로이드, 2020
ⓒ Cyprien Gaillard 사진 제공 에르메스 재단





시프리앙 가이야르, The Lake Arches, 영상 스틸, 2007
ⓒ Cyprien Gaillard 사진 제공 에르메스 재단

Exhibition at Atelier Hermès
이번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에서는 올해 초 역병의 대재앙으로 국경이 봉쇄되기 직전 LA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그의 새로운 폴라로이드 사진 24점과 조각 오브제인 신작 벤치 2점, 그리고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초기 필름과 비디오 2점을 만날 수 있다.
LA 도시 전역의 주류 상점과 식물을 이중노출로 중첩시킨 폴라로이드 작업은 시프리앙 가이야르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모티브로 폐허와 자연의 범람을 상징한다. 멕시코의 휴양도시 칸쿤에서 촬영한 ‘The Cities of Gold and Mirror’(2009)와 짧지만 극적인 영상 ‘The Lake Arches’(2007)를 통해서는 작가가 20대 후반에 통찰한 문명과 현실에 대한 단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 이서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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