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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8

어쩌다 마주친, 아트

꼭 거창한 컬렉션이 아니더라도, 미술품으로 메마른 일상에 단비를 들이는 이들이 있다. 우연히 들른 병원, 호텔, 카페 등에서 마주한 작품은 바로 이런 공간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 그래서 지금, 이들의 예술적 취향을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카페 마네모네의 홀.

꽃을 보듯 작품을 보는_ 카페 마네모네
마네모네는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꽃을 파는 가게였다. 지금은 꽃을 파는 대신 동네 사랑방 같은 카페를 운영한다. 카페 한쪽에는 영롱한 빛깔을 뽐내는 베니니(Venini)의 화병이 놓여 있다. 무라노섬 유리공예 회사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예술성과 창의성을 인정받는 베니니의 화병 중 90주년 기념작으로 소장 가치가 높은 ‘거품(Bolle)’, ‘베로니즈(Verones)’, ‘손수건(Fazzoletto)’ 시리즈를 두었다. 이 밖에도 카페 벽을 채운 대다수는 나뭇가지를 그린 캔버스에 자작나무 가지를 이어 실제와 가상 세계를 접목한 김관수 작가의 ‘무제’ 시리즈다. 작품을 소장하게 된 이유는 카페 오너가 유난히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1 이탈리아 베니니(Venini)의 화병들.
2 카페 마네모네의 아트룸.

카페 별실 ‘아트룸’에는 정봉채 작가의 ‘우포늪’과 구자현 작가의 대형 목판화가 걸려 있다. 꽃과 화병, 나뭇가지 모티브의 작품과 늪 사진, 입구 벽면과 바닥에 유유히 흐르는 분수 등 자연 모티브의 작품과 인공 설치물은 카페의 공기를 한결 아늑하고 편안하게 한다. 카페 뒤 갤러리에서는 김관수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홍창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ADD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3로 1, 썬플라자 지하 1층
INQUIRY 051-744-7303











앤디 리멘터의 ‘Rush Hour’가 걸린 객실.

작품 속에 머물다_ 호텔 인트로
호텔 인트로의 로비와 객실에 놓인 작품을 보면, 컬렉터의 취향 스펙트럼이 꽤 넓어 보인다. 갤러리를 방문한 듯 구석구석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방사선사의 경험을 살려 피사체의 매력을 엑스선에 투과해 선보이는 스티븐 메이어스(Steven N. Meyers)의 흑백 꽃과 화려한 메이크업의 소녀, 붉은 장미의 컬러풀한 이미지가 인상적인 마리킴의 작품이 눈에 띈다. 로비에 꽃의 화가 김종학의 ‘여름’과 만욱 작가의 ‘겨울’을 마주 보게 배치한 점도 재미있다. 지난 4월에 문을 연 호텔 인트로 장동우 대표는 세련되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해 호텔 전체를 화이트 & 그레이 톤으로 마감한 대신,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공간에 포인트를 주고자 소장한 작품을 걸어두었다.






3 호텔 로비에 보이는 마리킴 작가의 ‘Talking with Flower’.
4 프런트 뒤편에 자리한 만욱 작가의 ‘겨울’.

빈틈없이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의 형태감과 화려한 색감의 표현으로 유명한 앤디 리멘터(Andy Rementer)의 ‘Rush Hour’는 호텔에 머문 손님들이 꼭 한번 인증샷을 찍는 작품이라고. 7층 규모, 39개의 객실을 갖춘 아담한 호텔은 이름 그대로 이제 막 ‘도입부’에 들어섰다. 본격적 여름휴가철을 맞아 투숙객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ADD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197번길 10-10
INQUIRY 051-741-1188











김남표, 윤두진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장미라사 에디션.

한 땀 한 땀이 예술_ 장미라사 에디션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리는 순간, 가장 처음 느끼게 될 감정은 당혹스러움이다. 느닷없이 거울의 방에 툭 떨어진 듯 강렬한 블루빛 조명 아래 삼면을 가득 채운 거울이 방문자를 비춘다. 거울 한가운데에는 장미라사의 옷에 화려한 컬러를 수놓은 작품이 걸려 있다. 삼성과 제일모직의 심벌이자 이병철 회장이 좋아했다는 장미에서 이름을 본뜬 전통 테일러 숍의 서울본점은 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2013년 백화점에 오픈한 장미라사 부산지점은 작년 9월 파라다이스호텔 건너편 건물로 이전했다. 젊은 층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슈트를 선보이고자 장미라사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바꾸고, 장소를 이전하면서 단순한 테일러 숍이 아닌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5 윤두진 작가의 ‘Elysium’ 시리즈.
6 윤두진 작가의 ‘Elysium’ 시리즈가 놓인 맞춤 수제화 섹션.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캔버스를 뚫고 나올 것 같은 자태의 호랑이가 그려진 작품. 연관성이 없는 동물과 사물이 물고 물리는 형상을 그리는 것으로 이름을 알린 초현실주의 화가 김남표의 ‘Instant Landscape Sensitive Construction #19’이다. 테일러 숍 곳곳에는 김남표 작가의 작품 시리즈가 다양하게 놓여 있으며, 사람의 몸에 천사의 날개, 로봇의 팔 또는 머리, 다리 등을 부착한 윤두진 작가의 ‘Elysium’ 시리즈도 전시되어 있다. 클래식한 공간과 현대미술의 조합은 강렬한 대비에서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슈트와 세밀한 작업 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 무척 잘 어울린다. 이 공간은 장미라사에서 슈트와 구두 등을 맞춤 제작한 고객이 원할 경우 대관도 가능하다.

ADD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298번길 9, 4층
INQUIRY 051-742-4400











벽면 가득 작품이 걸린 눈시원 안과 로비.

망막에 예술이 맺히는_ 눈시원 안과
부산 범천동의 눈시원 안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벽면을 가득 채운 낯익은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적 작가 김창열과 최영욱, 이응노,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 등의 작품이 ‘태연하게’ 병원 벽에 걸린 모습이 다소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컬렉터의 입장에서라면 이 귀한 것을 집에 ‘모셔두고’ 싶을 법도 한데, 이현석 원장은 자신의 소장품을 병원 곳곳에 두었다. 환자들에게 시각적 건강뿐 아니라 즐거움까지 주고 싶었다고. 작품 밑에는 인터넷의 초록 검색창 이미지에 작가의 이름을 새겨두었다. 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좀 더 들여다볼 것을 정중히 권하는 느낌이랄까. 이처럼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거창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연스럽거나 우연하게 스며드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하는 듯하다. 병원 로비뿐 아니라 원장실과 진료실, 상담실, 수술실과 회복실 등에도 작품이 걸려 있다.






7 정운식 작가의 ‘마릴린’.
8 최영욱, 이임춘 작가의 작품이 걸린 회복실.

말이 필요 없는 호안 미로(Joan Miro), 스카이 아트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토마 라마디외(Thomas Lamadieu), 김광석 거리와 혜민 스님 책의 그림 작가로 알려진 이영철, 역동적 색채의 스트라이프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작품을 선보이는 팀 바빙턴(Tim Bavington), 이 밖에도 오수환, 이임춘, 정광화, 허필석 등 독창적 작품 세계를 펼치는 한국 작가의 작품이 화이트 일색의 병원 분위기를 화사하게 밝히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컬렉팅에서 더 나아가 작가들을 후원하는 사단법인 ‘부곡문화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현석 원장은 자신의 컬렉션으로 병원이 잠시나마 환자들의 눈 쉼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ADD 부산시 부산진구 황령대로 12, KE빌딩 3층
INQUIRY 051-631-6622

 

에디터 손지혜
사진 공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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