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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8 LIFESTYLE

Green Distillery

  • 2018-10-25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증류소의 아름다운 행보를 위하여 건배!

1 봄베이 사파이어 진 증류소에 위치한 유리 온실. 이곳에서 술에 사용하는 10종의 식물을 직접 기른다.
2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사유지에서 재배한 원료만 주로 사용하는 체이스 증류소.

‘지속 가능성’이 모든 산업을 어우르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지속 가능한 패션, 뷰티, 가구와 각종 생활용품 그리고 식품까지. ‘술’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해외에선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 프로세스를 갖춘 증류소가 등장하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생산이 단순히 환경에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주류 생산을 위한 장기적 비용을 절감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소비자,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양질의 주류를 소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 가치에 집중한다는 점 또한 이들의 변화를 이끌었다. 술의 주재료를 어디서 생산하는지,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은 얼마나 되는지, 술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는 어떻게 버려지는지가 그 술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른 것이다.



3 글렌고인 증류소를 둘러싼 습지의 모습. 별도의 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이곳을 통해 폐기물을 자연 정화한다.
4,5 앱솔루트 보드카와 디플로마티코 럼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은 주변의 동식물을 위한 먹이와 비료로 재사용한다.

증류소가 첫 번째로 주목한 것은 재료의 접근성과 온실가스의 상관관계다. 영국 최초의 싱글 에스테이트 증류소 체이스(Chase)는 사유지에서 재배한 재료만 주원료로 사용한다. 원거리 이동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은 물론 모든 공정을 직접 제어해 균일한 결과물을 얻기 위함이다. 재료를 가공하고 폐기하는 과정에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곳도 늘었다. 바이오매스란 동식물과 미생물에서 비롯한 에너지원을 의미하는데, 화석연료와 달리 재생이 가능하고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아 미래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진제조업인 봄베이 사파이어에서 바이오매스 보일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재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로 활용한다. 영국 위스키 제조사 글랜위비스(GlenWyvis)의 경우 바이오매스를 비롯한 태양열, 풍력, 수력에너지만 이용한다고 하니 증류소가 화석연료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실현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친환경 프로세스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것은 폐기물 처리다.
처리장까지 오염물을 보내고 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제조업체 글렌고인(Glengoyne)은 이를 위해 증류소를 둘러싼 습지대를 고안했다. 20여 종, 1만4500개의 식물이 자라는 습지대가 폐기물을 자연 정화하는 일종의 시스템으로 기능하는 것. 폐기물 자체를 재활용하는 사례도 있는데, 앱솔루트 보드카의 경우 초기 증류 단계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주변에서 키우는 돼지와 소의 먹이로, 베네수엘라 럼 브랜드 디플로마티코(Diplomatico)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을 위한 비료로 사용한다. 폐수에 남은 영양분을 추출해 어류를 양식하고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는 팀버피시(timberfish) 기술을 적용한 사례도 있다. 이는 증류소뿐 아니라 와이너리나 브루어리 등 다양한 양조장에 접목 가능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하다. 지속 가능성 이슈를 한 철 유행으로 지나치지 않은 증류소의 유의미한 발걸음. 그 뒤에는 소비자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술’을 선호할수록 그들의 생산방식은 더 윤리적으로 변할 터. 결국이 모든 움직임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에디터 최별(choistar@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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