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듣고 싶어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FEATURE
  • 2018-02-23

너를 듣고 싶어

저마다의 이유로 에디터의 마음을 적신 뮤지션 4인, 백현진, 스텔라 장, NCT 마크, 양인모의 음악에 대한 사적인 단상.

내겐 여전한 음악가, 백현진

10여 년 전, 백현진의 공연을 처음 본 날. 내 머릿속에 박힌 그의 인상은 하나였다. ‘동물.’ 기이한 제스처와 그르렁거리는 목소리. ‘살 날리는 무당’이 마이크를 잡으면 이럴까 싶은 ‘징그러운 생기’. 그 와중에 들리는 가사 또한 한국말이면서도 한국말로 들리지 않는 어떤 신기한 것이었는데, 당시 내가 받은 충격과 기쁨, 희열, 환희, 열반, 쾌유, 환락 그리고 기타 여기에 적지 못한 감정을 겨우 몇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건 사실 하루키가 와도 불가능할 것이라 믿기에 이쯤에서 그만두겠다. 각설하고 지난 10년간 나는 그의 음악에 사로잡힌 정신적 노예였다. 그가 미술가로 이름을 날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술가로서 그를 몇 번 인터뷰할 때도 그림 대신 음악에 대한 질문만 한가득 늘어놨으며, 그의 젊은 날에 대한 반성이 담긴 ‘반성의 시간’(2008년)을 들을 땐 노랫말 속 사내처럼 나 또한 똑같이 반성했다. 시각 이미지는 사람을 생각하게 하지만 음악은 가슴으로 들어온다고 믿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의 노래와 가사가 ‘이게 뭐야’라는 감수성을 강요하는 여러 댄스 팝의 공격 속에서 내 귀를 구원해준다고 믿는다. 음악의 호소력은 깊다. 그게 한국어(자국어) 가사라면 더더욱. 그리고 그가 백현진이라면 더더욱 더. 아직도 그가 어떤 인물인지 감이 안 잡힌다고? 그런 이들을 위해 맛보기 가사를 여기에 짧게 옮긴다. “내 책상 위에 명함들/ 그중 어떤 이는 벌써 죽었다/뜨거운 팩 소주를 쥐고서 난/ 그의 명복을 빈다 (중략) 동네 한 바퀴를 돌고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걸레를 빨아 방을 훔친 후/ 와인 한 병 반을 마셨지/ 왜 어떤 날은 싸움을 해야 하나/ 왜 어떤 날은 UFO를 목격하고 싶나/ 너처럼/ 나처럼/ 여름 바람 때문인가 그건…….”(‘여름 바람’ 중) (이영균)











음악으로 빛나는 별, 싱어송라이터 스텔라 장

“난 매일 손꼽아 기다려/ 한 달에 한 번 그댈 보는 날/ 가난한 내 마음을/ 가득히 채워줘/ 눈 깜짝하면 사라지지만 (중략) 난 그대 없인 살 수 없어/ 왜 자꾸 나를 두고 멀리 가/ 가난한 내 마음을/ 가득히 채워줘/ 눈 깜짝하면 사라지지만.” 스텔라 장의 노래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ʼ의 가사 중 일부다. 작년에 어디선가 이 노래를 듣고 단번에 반했다. 월급을 의인화한 재기 발랄한 가사가 실제 내 통장 사정을 정확히 짚어냈달까. 1991년생인 스텔라 장은 20대의 일상을 노래한다. ‘어제 차이고ʼ에선 남자친구에게 문자 하나로 차이고 클럽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쿨한 척하지만 결국 방에서 남자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는 모습을 그렸고, ‘계륵ʼ에선 좋아한다고 고백하진 않았지만 남에게 뺏기고 싶지 않은 사람에 대해 노래했다. 일기장이나 익명 게시판에 끄적일 법한 내용. 분명 아름답거나 시적인 가사는 아니지만, 스텔라 장의 노래는 왠지 서글픈 공감이 간다.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은 것도 그녀의 장점 중 하나다. 2015년에 발표한 포크송 ‘뒷모습ʼ에선 잔잔한 기타 선율을 따라 서정적으로 노래하더니, 2017년 11월에 내놓은 ‘치어리더ʼ에선 빠른 템포에도 또박또박 깔끔하게 랩을 한다. 그녀는 또 성실하기까지 한데, 2014년 데뷔 이래 몇 개월에 한 번씩 꾸준히 신곡을 발표한다. 그것도 매번 다른 색깔과 분위기로. 팬으로서 다음 노래를 기다리는 맛이 있다. 그간 인기를 얻은 스텔라 장은 최근 TV에 종종 모습을 비친다. 한데 어김 없이 ‘프랑스 유학파 금수저ʼ, ‘그랑제콜 출신의 뇌섹녀ʼ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녀의 음악적 재능을 가리는 것 같아 아쉽다. 별을 뜻하는 그녀의 이름 ‘Stellaʼ처럼, 스텔라 장이 노래만으로 반짝반짝 빛나길 바란다. (황제웅)











당신의 삶에도 ‘마크ʼ가 찾아오기를, 가수 NCT 마크

무더위로 잠 못 이루던 지난해 6월 어느 밤이었다. 수 시간을 의미 없이 인터넷 스크롤을 내리다 우연히 클릭한 영상, 거기서 마크를 봤다. 그때부터 내 삶은 온통 마크였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사실 나는 마크가 속한 그룹 NCT의 데뷔 티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때 본 게 마크라면 분명 그날부터 좋아했겠지. 그랬다면 내 인생이 딱 그 시간만큼 더 행복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보다. 아이돌 팬덤 사이엔 이런 우스갯소리가 떠돈다. “어떻게 이름도 00이야?” 평범한 이름마저 예뻐 보일 만큼 한번 빠지면 다 좋다는 말이다. 나도 가끔 묻곤 한다. 어쩜 이름도 마크야? 그런데 정말 아무 사심이 없더라도 마크는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마크를 좋아하는 데 따라오는 수많은 이유는 객관적으로 봐도 다 맞다. 얼굴만 보면 팀 내 외모 담당이 확실한데, 메인 래퍼다. 거기다 수준급 댄스는 물론이고, 노래도 부르고, 가사도 쓰고, 기타도 친다. 목소리도 유니크하고, 무대 매너나 시선 처리도 좋다. 맞다. 마크는 다 가졌다. NCT의 멤버는 18명, 그중에서 여러 조합으로 유닛 그룹이 나온다. 마크는 그간 NCT가 내놓은 모든 유닛에 속한 유일한 멤버다. 한 번이라도 마크를 보면 알 거다. 왜 유닛마다 마크가 있는지. 온갖 번지르르한 칭찬을 늘어놓고 싶지만 희한하게 마크에 관해 쓸라치면 머릿속에 왜 뻔한 말만 떠오르는지, 과연 내가 에디터가 맞는 걸까. 음악 문외한인 내가 듣기에도 NCT의 곡은 세련됐다. 그리고 마크가 그 곡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하나만 고르기 아깝지만 ‘Baby Don’t Like It’ 도입부의 마크 랩을 특히 좋아한다. 행복한 날과 우울한 날, 앞으로 찾아올 내 모든 순간에 마크의 음악을 듣고 싶다. 앞으로 마크가 맞닥뜨릴 모든 나날과 마크가 만드는 모든 음악을 쭉 응원할 거다. (백아영)











인모니니 다시보기,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난 지금 한 달 전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2018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 기자회견’장에서 녹화한 양인모의 연주, 밀스타인의 ‘파가니니아나’를 들으며 기사를 쓰는 중이다. 2015년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그를 그때부터 눈여겨봤지만 국내 연주가 많지 않은 탓에 가까이서 그를 대면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올해 그가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뽑혔다는 소식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기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기자회견 당일 양인모는 화이트 셔츠에 깔끔한 블랙 슈트를 입고 기자들 앞에 섰다. 훤칠한 키에 슬림한 체격을 더욱 돋보이게 한 블랙 댄디룩은 플래시 세례를 받기에 충분했지만 본격적인 빛 폭탄을 맞은 건 ‘파가니니아나’ 연주를 시작하면서다. ‘파가니니아나’는 무반주 곡으로, 속된 말로 ‘feel’ 받을 경우 실력 있는 연주자도 오버페이스로 달리기 쉽다. 그런데 웬일? 양인모는 스물네 살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완벽하고 능숙하게 곡을 컨트롤했다. 마치 악보의 음표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랄까. 그로부터 3일 뒤 열린 양인모의 신년 음악회는 마감 일정 때문에 V라이브 생중계로 감상해야 했다. 양인모는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강박’, ‘슬픈 시’ 등 현대음악을 믹스 앤 매치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연주회에서 잘 연주하지 않는 곡을, 그것도 신년 음악회에서 선보이다니 과연 신세대 연주자다운 구성이었다. 하지만 오해는 말길. 그는 연주와 음악 공부 외에 요즘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SNS나 웹사이트 활동은 일절 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팬들이 “실존 인물 맞냐?”, “혹시 2D 캐릭터 아니냐?”는 소리까지 할 정도. 그래도 올해 우리는 그를 금호아트홀에서 최소 다섯 번의 연주를 통해 만날 수 있게 됐다. 가장 가까운 공연은 5월 3일, 파가니니의 곡으로 꾸리는 독주회다. 그럼 연주회에 가기 전 양인모에 관한 퀴즈 몇 가지. 그의 별명은? 인모니니(양인모와 파가니니의 합성어). 취미는? 큐브 맞추기. 좋아하는 가수와 음반은? 라디오 헤드의 . 협연하고 싶은 지휘자는? 존 엘리엇 가디너! (김이신)

 

피처팀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