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컬렉터가 작품을 파는 이유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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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2

슈퍼컬렉터가 작품을 파는 이유

소장품을 좀처럼 시장에 내놓지 않는 슈퍼컬렉터들이 드물게 주요 컬렉션을 판매한 몇 가지 이유.

폴 G. 앨런이 소장했던 폴 세잔의 작품 '생빅투아르의 산(La Montagne Sainte-Victoire)'(1888~90). ©Christie's.

 From Donation to Auction 

S. I. 뉴하우스(S. I. Newhouse)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스의 공동 오너 뉴하우스가 지난해에 크리스티 뉴욕에서 작품을 판매했다. 이런 슈퍼컬렉터는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하는 사례도 많지만, 값비싼 예술품을 보관하는 만만찮은 비용까지 함께 기부해야 할 때도 있다고. 작품을 기부하고 보관하는 비용이 점점 증가하면서 기부보다는 판매를 택하는 슈퍼리치가 늘고 있다는 소식.

폴 G. 앨런(Paul G. Allen)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로 평생에 걸쳐 컬렉팅에 몰두한 故 폴 G. 앨런의 2022년 크리스티 경매는 지난 수십 년간 현대미술 시장의 순환과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과거엔 작품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기증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엔 앞서 소개한 뉴하우스의 예시처럼 그러한 관행을 벗어나 판매하는 추세라고. 앨런의 경매는 시대 흐름의 변곡점에 자리한 중요한 사건이다.





빌 게이츠의 소장품 중 하나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노트. ©bgC3.

 Welcome to the Stock Market! 

데이비드 게펀(David Geffen)
슈퍼리치는 작품을 팔아 무엇을 살까? 그 답은 미디어 재벌 데이비드 게펀이 쥐고 있다. 2006년 그가 재스퍼 존스와 빌럼 더코닝의 작품 2점을 판매하자 당시 〈뉴욕타임스〉는 “게펀이 〈LA타임스〉를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려 한다는 추측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록 인수 건은 성사되지 않았으나 작품 몇 점만으로 대형 언론사 지배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놀랍다!





데이비드 게펀이 판매한 재스퍼 존스의 작품 'False Start'(1959).

 The Great Divide 

해리 매클로 & 린다 버그(Harry Macklowe & Linda Burg)
부동산 재벌 해리와 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사 린다 매클로 부부의 재산 분할 소식에 예술계의 시선이 몰렸다. 둘의 이혼 재판에서는 작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분할하라는 판결이 났고, 덕분에 피카소와 앤디 워홀 등의 작품이 대거 시장에 나왔다. 2022년 매클로의 소더비 경매는 9억2200만 달러라는 판매고를 달성, 개인 소장품 판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빌 게이츠(Bill Gates)
슈퍼리치의 이혼 후 재산 분할도 놓칠 수 없는 소식이다. 특히 세계적 슈퍼리치 빌 게이츠라면 어떨까? 다빈치와 윈즐로 호머 등 박물관급 작품을 대거 보유한 그가 2021년 멜린다와 이혼을 발표한 후 어떤 작품이 경매에 나올지 소문이 난무했다. 아쉽게도 어떤 작품이 시장에 나왔고, 어떻게 재산 분할을 했는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덕분에 몇 달간 예술계 안팎이 들끓었다.





찰스 사치가 소유한 런던의 사치 갤러리.

 Art for Art’s Sake 

찰스 사치(Charles Saatchi)
사치 갤러리 오너이자 유명 컬렉터인 찰스 사치의 작품도 의외로 경매에 종종 등장한다. 그는 런던과 뉴욕 등지에서 열리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경매에 현대미술가의 작품 100여 점을 내놓곤 한다. 판매 수익금으로 사치 갤러리의 무료 입장 정책을 유지했으며, 갤러리의 교육 프로그램 기금을 마련하는 데도 쓰였다.

류이첸 & 왕웨이(Liu Yiqian & Wang Wei)
선라인 그룹(Sunline Group) 회장 류이첸과 롱 뮤지엄 오너 왕웨이는 중국의 유명한 컬렉터 부부. 둘은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 모딜리아니 작품을 포함한 주요 소장품 40여 점을 내놨다. 이들이 공개적으로 소장품을 경매에 부친 건 처음이라고. 당시 이들의 재정 상태에 관한 소문이 무성했지만, 작품 판매금 일부는 롱 뮤지엄에 투자했다.





류이첸과 왕웨이가 옥션에 내놓은 모딜리아니의 작품 ‘폴레트 주르댕의 초상(Portrait of Paulette Jourdain)’(1919).

 Starting over Again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약 20년 동안 예술품을 수집한 패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도 2019년 뉴욕에 있는 아파트를 매각하며 그 안에 걸려 있던 모든 작품을 경매에 부쳤다. 시간이 흐르며 작품 취향이 바뀐 데다 거주지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며 컬렉션을 재정비하려 한다는 것이 그 이유.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리처드 프린스, 에드 루샤의 작품 등을 판매했다.

로널드 페렐만(Ronald Perelman)
은행가이자 구겐하임 미술관 등 문화·교육기관의 주요 후원자인 페렐만이 작품을 판매한 이유는? 2020년부터 미술 작품, 디자인 가구 등 소장품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은 그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그에 맞지 않은 작품을 처분했다고. 일부 판매금을 씨티 그룹에서 빌린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썼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Shifting Focus 

제라르 드파르디외(Gérard Depardieu)
지난해 4월 프랑스 배우 드파르디외의 성추문 사건이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이런 와중에 그는 같은 해 9월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매에서 컬렉션 대부분을 처분했는데, “사람들이 (법적) 뉴스와 컬렉션의 질을 명확히 구분해주기 바란다”고 밝히기도. 하지만 그는 성추문 사건 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백아영(프리랜서)
에디터 정규영(ky.chu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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