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만드는 소년, 장인이 되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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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1

피리 만드는 소년, 장인이 되다

이번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주인공은 피리 장인 이광재다.

위쪽 이광재 장인의 공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인과 하림.
아래쪽 이광재 장인의 피리와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30년. 대를 이어 정통 수작업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이 닮았다.

하림 많은 국악기 중 피리를 만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광재 아버지가 피리·대금·단소를 제작하셨는데, 그중에서도 피리를 가장 잘 만드셨어요. 그리고 다른 악기는 재료비가 많이 드는 반면 피리는 저렴했죠. 하림 가업을 이어받았군요. 아버지가 뿌듯해하셨겠어요. 이광재 처음에는 제가 악기를 망칠까 봐 건들지도 못 하게 하셨어요. 그래서 못 쓰는 재료로 혼자 만들다 열여덟 살 때인가 결과물을 아버지한테 보여드렸죠. 악기가 마음에 드셨는지, 그때부터 일을 조금씩 시키더니 나중엔 그냥 맡기시더라고요. 하림 소질이 있으셨군요. 이 일을 시작하고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셨나요? 이광재 제가 스무 살 때 연주자들에게 본격적으로 피리를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그 시절엔 국악이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국악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다소 경시하는 분위기였어요. 앞으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이 컸죠. 그래도 피리를 계속 만들다 보니 단골도 생기고 입소문도 나서 연주자들이 꾸준히 찾아옵니다. 하림 꾸준함이 결실을 맺었네요. 선생님에게 피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이광재 반전 매력이 있어요. 피리는 국악의 주선율을 이끄는 중요한 악기 중 하나죠. 크기는 작지만 소리는 정말 큰 것이 매력입니다. 하림 선생님만의 피리 제작 기술도 있을 것 같아요. 이광재 저만의 감각으로 다양한 치수를 만들어 음역대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옛날에는 ‘향피리’ 하면 치수가 하나밖에 없어 그 하나로 정악도 불고 산조도 연주했어요. 하지만 연주자들이 원하는 대로 음을 낮거나 높게 낼 수 있게 만들어주다가 감으로 저만의 기술을 터득했죠. 하림 제작 과정에 따라 결과물도 많이 달라지죠? 이광재 피리는 대나무로 만드는데 모양이나 길이가 제각각이라 상태에 따라 음정이나 음색에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모든 악기를 최대한 비슷한 상태로 만들려면 모양에 따라 다르게 제작해야 합니다. 하림 그렇다면 좋은 대나무를 골라야겠군요. 이광재 3년 이상, 6년 이하로 자란 키 크고 튼튼한 대나무가 좋아요. 그리고 최소 3년 이상은 그늘에서 말려야 합니다. 하림 그렇게 공들여 만든 피리가 정말 궁금합니다. 이광재 옥타브 관대와 비청 관대, 민요 관대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옥타브 관대는 딸들이 어릴 때 피리를 불 수 있도록 손에 맞춰 작게 만들었는데, 생각 외로 음이 정확했어요. 그것을 계기로 연주자들도 쓰게 됐죠. 비청 관대는 피리를 전공한 큰딸이 관현악을 연주할 때 자꾸 높은 음을 사용한 곡이 나온다고 해서 만들게 됐어요. 고민 끝에 관대를 쥐고 불 때 왼손 새끼손가락은 사용하지 않으니 그 자리에 클라리넷처럼 키를 달았죠. 하림 연구를 멈추지 않으셨네요. 피리 인생, 이 길을 걸으며 지켜온 철학이 있나요? 이광재 의무감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처음엔 먹고살려고 시작한 건데, 제가 만든 악기를 찾는 연주자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책임과 의무가 생겼습니다. 하림 앞으로 하고 싶은 또 다른 도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광재 대나무밭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땅을 사서 대나무밭을 조성하고 싶어요. 그리고 목표도 하나 있습니다. 딸들에게 피리 제작 기술을 전수하는 거죠. 어렵고 힘든 작업임에도 제 뒤를 잇겠다는 딸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하림 가족들이 함께 전통을 지키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아쉽지만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공식 질문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선생님에게 장인정신이란 무엇일까요? 이광재 호기심을 갖고 성실하게 끊임없이 개발하려는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한 분야에서 장인이 되려면 인내심을 갖고 오랜 시간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하죠. 그렇게 전문가가 되고 나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연주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좋은 악기를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하는 과정에서 사명감을 느낍니다.





이광재 장인.

*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주식회사

 

에디터 김혜원(haewon@noblesse.com)
사진 김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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