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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19 WATCH NOW

‘사연’ 있는 시계

  • 2019-10-08

입체적 구조와 텍스처만큼 시계에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는 것이 바로 다이얼 위 스토리.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들어볼까?

HERMES의 슬림 데르메스 까레 드 레브.

진짜 이야기를 새겨 넣다
책의 일부인 듯 실제로 다이얼에 ‘이야기’를 담아낸 시계. 에르메스의 ‘슬림 데르메스 까레 드 레브’가 주인공이다. 케이스 지름 39.5mm 사이즈로 선보이는 이 시계의 다이얼 한편에 자리한 초승달 모양 틀 안에는 깨알같이 많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 문구 일부다. 시적이며 우아한 것이 에르메스답다. 인그레이빙과 에나멜링으로 완성한 다이얼 안에는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H1960이 자리하며, 시침과 분침만 올려놓아 다이얼의 아름다움을 부각했다.




CHRISTOPHE CLARET의 마고 벨루어.

나를 사랑하나요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2014년 제네바 그랑프리 여성 하이테크 워치 부문을 수상한 ‘마고’를 통해 여성 고객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2015년에는 동생 격인 ‘마거리트’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018년에는 좀 더 작아진 마거리트를 소개했다. ‘그는 나를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게임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계였다.
2019년에는 ‘마고 벨루어(Margot Velours)’가 계보를 잇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이얼 중앙에 자리한 꽃. 2시 방향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소리와 함께 티타늄 꽃잎과 핑크 사파이어 암술로 이뤄진 꽃의 잎이 하나둘 떨어지며 사라진다. 그리고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이얼 아래 오른쪽 창에 글씨가 나타난다. 이는 다이얼 아래 왼쪽 창 Il maime(그가 사랑한다)에 대한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Un peu(조금), Beaucoup(많이), Passionnement(열정적으로), A la folie(엄청), Pas du tout(전혀)로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4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꽃이 다시 피어난다. 연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마고 벨루어는 신비로운 블루 머더오브펄 다이얼 위 페어 셰이프 다이아몬드와 비즈 세팅한 베젤과 러그의 다이아몬드가 화려함을 더한다. 전 세계 20피스 한정 생산.




ULYSSE NARDIN의 클라시코 마나라.

만화가가 그린 시계?
이탈리아의 전설적 에로 만화가 밀로 마나라와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 율리스 나르당이 조우했다. 사실 율리스 나르당은 과거 사파리 자케마르 리피터와 칭기즈칸 자케마르 웨스트민스터 카리용 등 ‘사연’ 하면 빠질 수 없는 시계를 선보여왔다. 작년에는 상당히 과감한(!) 장면을 담은 ‘핫 오를로주리(Hot Horlogerie)’ 클래식 보이어를 소개해 화끈한 면모를 과시했다. 올해는 밀로 마나라가 그 바통을 이으며 더욱 핫한 시계를 완성했다. 인어 율리사(Ulyssa)와 인간 나디아(Nadia)가 만나 서로 사랑을 나누는 신비로운 심해로 안내한 것. 주변에서 맴도는 상어가 더욱 긴장감을 높인다. 마나라의 이야기를 마이크로 페인팅 기법을 이용해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린 10개의 다이얼로 만날 수 있다. 다이얼 하나하나에서 독립적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를 원한 마나라는 인어와 여성이라는 캐릭터만 공통될 뿐 각기 독자적 장면을 담아냈다. 율리스 나르당 장인들이 마나라의 오리지널 페인팅보다 10분의 1 이상 작은 표면에 그림을 미니어처화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그들은 물결과 산호초 그리고 인어의 입술과 주얼리 등 작은 디테일을 눈썹 한 올 크기의 붓으로 정교하게 그려냈다(하나를 완성하는 데 약 50시간 소요되었다). 마지막에는 래커를 한 겹 입혀 반짝이는 느낌으로 마무리했다.




CHOPARD의 L.U.C XP 에스프리 드 플뢰리에 피오니.

꽃밭에는 꽃들이
쇼파드의 ‘L.U.C XP 에스프리 드 플뢰리에 피오니(L.U.C XP Esprit de Fleurier Peony)’ 다이얼 위에는 작약 정원이 펼쳐진다. 2015년 이래 L.U.C XP 에스프리 드 플뢰리에 컬렉션에서 소중히 가꿔온 작약 정원을 올해는 레드, 핑크, 퍼플 톤으로 핸드 페인팅한 다이얼 위에 스켈레톤 방식으로 잘라낸 화이트 머더오브펄 피오니와 로즈 골드 나비 형태를 살포시 올려놓는 식으로 디자인했다. 서정적이면서 입체감 넘치는 느낌으로 완성했는데, 특히 다루기 어렵고 깨지기 쉬운 머더오브펄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커팅한 장인의 손맛이 일품이다. 꽃밭에는 오로지 시침과 분침만 올려져 있으며, 베젤과 러그에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정원을 한층 화사하게 밝힌다.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칼리버 L.U.C 96.23-L을 탑재했는데, 특히 백케이스 쪽으로 볼 수 있는 브리지에 새긴 아르누보풍 피오니 데코 무늬가 매력적이다. 쇼파드의 고향이기도 한 플뢰리에 지역에서 유행하던 ‘플뢰리산(Fleurisanne)’ 인그레이빙 방식을 적용했다.




BOVET의 아마데오 플뢰리에 39.

평화로운 연못의 전경
미니어처 페인팅과 그랑푀 에나멜링에서 독보적 노하우를 자랑하는 보베는 올해 다이얼에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냈다. 사랑을 상징하는 비단잉어(koi carp)가 여유롭게 노니는 ‘아마데오 플뢰리에 39(Amadeo Fleurier 39)’가 그것이다.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 위에서는 연잎과 함께 잉어들이 여유롭게 노닌다. 이 시계는 아마데오 고유의 장점을 담았는데 손목에서는 시계로, 탁상에서는 테이블 클록으로, 또 때로는 펜던트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 변신하는 데 어떤 도구도 필요 없다는 점이 포인트다.




JAQUET DROZ의 매직 로터스 오토마톤.

일렁이는 물속을 누비는 잉어 한 마리
일명 움직이는 시계 ‘오토마톤’의 대가인 자케 드로가 다시 한번 번뜩이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오토마톤 시계를 소개했다. 현재 4개의 특허를 출원 중일 정도로 자케 드로의 기술적, 미적 노하우를 총동원한 걸작이다. ‘매직 로터스 오토마톤(Magic Lotus Automaton)’은 드라마틱한 다이얼 위에서 4개의 꽃이 사계절을 나타내며 자연과 생명의 끊임없는 순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시 방향의 머더오브펄 꽃은 아직 피지 않은 연꽃 봉오리의 모습으로, 봄을 의미한다. 왼쪽의 활짝 핀 연꽃은 여름을 상징한다(이 작은 꽃 하나에도 여러 장식 기법을 동원했다). 그 옆 물 위에 떨어져 떠내려가는 연꽃잎은 가을을, 7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씨앗 주머니는 겨울을 의미한다.
이 시계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은 골드 시침과 분침을 놓은 오닉스 다이얼로 이 부분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오닉스 다이얼을 감싼 것이 초승달 형태의 디스크로, 그랑푀 에나멜링으로 장식한 연잎 3장을 고정했다. 그리고 사계절을 보여주는 부분 아랫부분에 놓인, 다이얼 가장자리의 세 번째 디스크가 회전하며 끊임없이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여기저기 놓인 골드 수련을 더해 출렁이는 물결의 모습을 표현한다. 이렇게 디스크가 회전하는 순간 특별한 애니메이션이 펼쳐지는데, 바로 잉어가 움직이는 것이다! 꼬리를 살랑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수직 방향 위아래로도 움직여 흐르는 강과 연잎 아래를 넘나들며 헤엄치는 모습이 꽤나 드라마틱하다. 한 바퀴 회전하는 데 30초 소요되며, 총 8회 회전해 4분 동안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8시와 9시 방향 사이에 자리한 섬세한 잠자리가 이 애니메이션의 파워리저브를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
또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잉어 맞은편에 자리한 연꽃이다. 그 연꽃이 다이얼이나 잎 아래를 지나갈 때마다 연꽃 중심의 스톤이 바뀌는 모습이 시계 이름처럼 ‘마법’ 같다. 강을 한 바퀴 돌면서 스톤 컬러는 네 번 변하며, 같은 스톤이 연속으로 등장하는 일은 결코 없다. 시계를 뒤로 돌리면 브리지와 로터에도 잉어와 연꽃 모티브가 나타나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남긴다.




ROGER DUBUIS의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 네 번째 에디션.

엑스칼리버의 전설을 찾아
영국의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그리고 엑스칼리버 검. 이 모든 이야기가 시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 네 번째 에디션은 영원한 기사도 정신과 불멸의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 시계 다이얼이 일종의 원탁이 되어 그것을 에워싼 12명의 기사들이 원탁 중심을 향해 검을 겨누는 모습이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세 번째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일명 로 폴리 아트(low poly art)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에디션은 3D 레드 컬러 에나멜 블록과 함께 핑크 골드 블록, 골드를 깎아내 완성한 12명의 기사(이 기사들이 아워 마커 역할도 동시에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를 다이얼 위에 놓았다.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컬렉션 고유의 칼집을 낸 듯한 베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RJ의 더 조커.

악당을 경계하라!
마리오,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 게임 화면을 다이얼에 재현한 시계나 타이타닉호의 잔해로 만든 시계, 배트맨 시계 등 흥미로운 시계를 꾸준히 만들어온 스토리 시계의 대가 RJ가 올해는 워너 브러더스와 협업해 DC 코믹스의 악당을 담은 무시무시한(?) 시계를 소개했다. 그 주인공은 배트맨의 최대 적이라 할 수 있는 조커와 투-페이스. ‘스카이랩 배트맨’ 등 배트맨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처음 공개한 ‘애로(Arraw)’ 컬렉션에서 조커 크로노그래프와 투-페이스 스켈레톤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다이얼 자체가 조커의 웃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커(The Joker)’는 서큘러 새틴 브러싱 처리한 45mm 사이즈 티타늄 소재 케이스로 소개한다. 2개의 검은 눈을 다이얼 중앙에서 볼 수 있는데, 가장자리로 갈수록 점점 하얗게 처리해 조커의 느낌을 섬세하게 반영했다. 바늘 끝에서는 조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플레이 카드의 ‘에이스’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에이스 디테일은 다이얼 위 마커 역할도 수행한다. 끝을 J로 장식한 크로노그래프 초침에는 조커 퍼플 컬러를 입혔다. 3개의 인터체인저블 스트랩을 함께 제공하며(조커의 머리와 옷 색깔을 서로 조화시킨 그린과 퍼플 그리고 블랙), 시계 러그 위 배트맨 로고 스크루를 눌러 쉽게 교체할 수 있다.
‘투-페이스(Two-Face)’의 경우 한때 고담시의 검사로 배트맨의 든든한 조력자였지만 산(acid)으로 얼굴 반이 손상되며 범죄자로 전락한 악당의 모습을 시계로 형상화했다. 시계 오른쪽 부분은 왼쪽의 정갈한 느낌과는 상반된 거친 느낌의 3개 층 스켈레톤 무브먼트로 디자인해 광기 넘치는 범죄자의 뒤틀린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담아냈다. 마치 시계 절반이 산 때문에 벗겨진 듯한 느낌. 다이얼과 마찬가지로 스트랩도 2개 부분으로 나누어 왼쪽은 깔끔한 블랙, 오른쪽은 이와 대조되는 거친 느낌으로 처리했다. 역시 러그의 배트맨 로고 버튼을 누르면 손쉽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100피스 한정 생산한다.




1 RICHARD MILLE의 RM 37-01 키위.
2 RICHARD MILLE의 RM 07-03 미리틸.
2 RICHARD MILLE의 RM 16-01 프레이즈.

달달한 유혹
바라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시계, 디저트만큼 달달한 시계? 리차드 밀의 ‘봉봉(Bonbon)’ 컬렉션 이야기다. 올해 리차드 밀은 예상치 못한 달콤하고 톡톡 튀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탕, 케이크, 과일 등 주제를 브랜드의 대표 모델 RM 07-03, RM 16-01, RM 37-01에 담은 10종류의 타임피스는 유니크하면서 발랄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컬러를 자유롭게 활용해 기존 컬렉션을 재해석하고 싶었어요. 팝적인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즐거움을 끌어냈죠. 이 유니섹스 컬렉션을 위해 60개 컬러 팔레트를 만들었습니다.” 봉봉 컬렉션을 만들어낸 아티스틱 디렉터 세실 귀나(Cecile Guenat)의 설명이다. 그린, 크림슨, 옐로, 핑크 컬러를 비롯해 컬러 세라믹, 카본 TPTⓡ, 쿼츠 TPTⓡ 등 브랜드 고유의 기법을 활용한 소재, 젬스톤 세팅 등을 총동원해 창의력 넘치는 디저트를 차려냈다.
프루트(Fruit) 라인의 경우 ‘프레이즈’와 ‘시트론’(RM 16-01), ‘리치’와 ‘미리틸’(RM 07-03), ‘세리즈’와 ‘키위’(RM 37-01)로 구성했다. 각 타임피스는 카본 TPTⓡ와 쿼츠 TPTⓡ 조합으로 얻어낸 다양한 컬러 케이스로 존재감을 발산하고, 아크릴 페인트 컬러링과 래커 수작업을 통해 독특한 색감을 완성했다. 다이얼 위 미니어처 조각이 달콤한 사탕이 가득 든 주머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파우더 에나멜 그리고 모래시계에 사용하는 미세한 입자의 모래를 이용해 마치 슈거 코팅 같은 효과를 만들어낸 점도 돋보인다. 새콤한 젤리, 롤리팝, 시트러스 캔디와 어우러진 다양한 디저트가 스켈레톤 구조의 베이스 플레이트에서 시계 부품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HARRY WINSTON의 미드나잇 요조라 오토매틱.

뉴욕 밤하늘에 건배를!
다이얼에 펼쳐진 뉴욕의 밤하늘, 그리고 해리 윈스턴의 뉴욕 5번가 살롱 입구. 올해 소개한 해리 윈스턴의 ‘미드나잇 요조라 오토매틱(Midnight Yozora Automatic)’은 일본의 맞춤 제작 만년필 기업인 나카야와 손잡고 일본의 전통적 우루시 래커와 금가루를 흩뿌리는 마키에 기법을 활용해 반짝이는 뉴욕의 밤을 그려냈다.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한 남성용 모델은 케이스 지름 42mm로, 펄감이 느껴지는 핑크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한 여성용 모델은 39mm 사이즈로 만날 수 있다.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아름다운 대나무 상자에 담아 선보이는 이 시계는 나카야 만년필을 함께 제공해 즐거움을 더한다.




H. MOSER & CIE의 모저 네이처 워치.

초록으로 물들다
올해 가장 특이하고 충격적인 시계를 꼽으라면, H. 모저앤씨의 ‘모저 네이처(Moser Nature)’ 워치가 톱 3 안에 들 것이다. 사실 이 시계는 H. 모저앤씨의 유니크한 이야기를 담은 시계의 계보를 잇는다. 2017년 실제 치즈로 만든 ‘스위스 매드(Swiss Mad)’ 워치가 대표적 예로, 이번에는 이름 그대로 ‘자연주의’를 표방한다. 전체적 시계 프레임은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했는데, 이를 에워싼 것이 스위스 현지에서 직접 가꾸고 키운 다육식물 크레스(Cress), 에케베리아(Echeveria), 스파이더워트(Spiderwort) 등 ‘초록이다’(실제 살아 숨 쉬는 식물이기에 주기적으로 물을 줘야 한다)! 다이얼 소재에도 알프스산맥에서 채집한 이끼류를 접목했으며, 스트랩 역시 잔디에서 가져온 소재를 가공하고 염색해 만들어냈다. H. 모저앤씨가 이 시계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스위스의 자연유산을 보존하고 가꾸자는 것, 그리고 더 넓게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것이 아닐까. 외관은 시계라기에 다소 충격적이지만, 스틸 케이스 안에는 엄연히 기계식 무브먼트인 핸드와인딩 칼리버 HMC327이 담겨 있다. 투명한 백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 있으며, 유니크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 세계에 한 피스만 선보인다.




JACOB & CO.의 오일 펌프.

검은 금을 찾아서
검은 금, 즉 블랙 골드(black gold)라 불리는 석유를 추출하는 과정을 담은 흥미로운 시계가 있다. 바로 제이콥앤코의 ‘오일 펌프(Oil Pump)’다. 1년이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쳐 제이콥앤코는 2개의 유정탑(derrick), 석유 저장소와 파이프 시스템을 시계 다이얼에 건설(!)했다. 2시 방향의 푸셔를 작동하면 석유를 추출하는 오일 펌프 애니메이션도 감상할 수 있다. 6시 방향에는 투르비용이 회전하며 시선을 끄는데 투르비용 케이지의 첫 번째 축은 60초에 한 바퀴, 또 다른 축은 2.5분에 한 바퀴 회전한다.




4 GRAFF의 자이로그라프 차이나 천단.
5 GRAFF의 자이로그라프 차이나 만리장성.

중국의 명소를 가다
그라프의 ‘자이로그라프 차이나(GyroGRAFF China)’와 함께 중국의 역사적 명소인 천단과 만리장성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기존 ‘자이로그라프 스카이라인’ 트릴로지에 이어 아시아의 랜드마크를 담은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특별한 자이로그라프의 모티브가 된 두 곳은 각각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다. 다이얼에도 담긴 만리장성의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은 14~17세기 명나라 때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BC 7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구상에서 가장 긴 건축물(중국문화유물국은 총길이를 2만1000km로 추정한다)로 알려진 만리장성은 본래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한 것이다.
1420년 명나라 때 처음 완성한 천단 공원은 베이징의 명소로, 중국의 가장 중요한 사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에 자리한다. 자이로그라프 다이얼에 담은 부분은 풍년을 기원하는 천단 공원 기년전으로 1998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라프 장인들은 핸드 인그레이빙, 미니어처 페인팅, 주얼리 세팅 등 온갖 기법을 동원해 역사적 건축물을 케이스 지름 48mm의 다이얼에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두 모델 모두 어벤추린 바탕에 4개 레이어를 통해 모티브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는데, 각각 100여 시간에 걸쳐 완성한 다이얼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확대경으로 들여다봐야 할 정도다. 감탄을 자아내는 다이얼 위에서 끊임없이 회전하는 문페이즈와 투르비용이 배경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부각한다.

 

에디터 이서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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