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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9 FASHION

로마에 울려 퍼진 교향곡

  • 2019-07-24

영원한 별 칼 라거펠트를 추모하며 2019-20년 F/W 시즌 펜디의 쿠튀르 컬렉션이 팔라티노 언덕에서 아름다운 도시 풍경과 함께 펼쳐졌다.

1 로마 팔라티노 언덕에서 열린 펜디의 2019-20년 F/W 시즌 쿠튀르 컬렉션 쇼.

The Greatest Symphony
펜디가 고향으로 향했다. 하우스의 역사나 다름없는, 가장 빛나는 별이던 칼 라거펠트를 추모하기 위해 로마의 팔라티노 언덕에서 2019-20년 F/W시즌 쿠튀르 컬렉션 쇼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본고장에서 기념비적 쇼를 준비하기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는 칼 라거펠트의 아카이브에서 스케치를 직접 골랐다. 그리고 고대 학자 라니에로 뇰리(Raniero Gnoli)의 저서 <로마의 대리석(Marmore Romana)>에서 영감을 받아 쿠튀르 컬렉션의 주요 모티브인 대리석을 탐구했다. 대리석의 신비로운 색감과 크리스털처럼 반짝이는 줄무늬 구조가 드러내는 자연의 불완전한 아름다움.






2 쇼가 끝나고 등장한 펜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

이에 매료된 그녀는 회화적 장식의 패브릭 소재와 퍼를 선택해 그 위에 옛 로마에서 자주 사용하던 모자이크 기법 ‘오푸스 섹틸레(opus sectile)’를 적용했다. 심미주의적 공법으로 알려진 이 방식은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궁전 바닥과 네미 호숫가를 유영하던 칼리굴라황제의 배를 만드는 데 쓰였는데, 대리석 패턴의 패치워크 조각을 이어 붙여 의상 의 장식을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컬렉션 전반을 이루는 오묘하면서 차분한 파스텔 톤은 황수정과 제이드, 로즈 쿼츠, 캘세더니 같은 원석 본연의 색상을 구현하고자 공예적 유겐트슈틸(Jugendstil, 아르누보 양식이라고도 한다) 양식에 적용해 완성했다.






3, 4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2019-20년 F/W 시즌 펜디 쿠튀르 컬렉션 의상의 세밀한 디테일.

여기에 하우스 쿠튀르 장인의 정교한 테일러링 과정을 거친 2019-20년 F/W시즌 쿠튀르 컬렉션 의상에는 여왕의 화려한 드레스를 닮은 풍성한 드레이프 장식부터 격자무늬 레더 패치워크, 깃털처럼 흩날리는 꽃잎 아플리케 등 아름다운 장식적 요소를 촘촘히 수놓았다. 마블페인팅의 밍크 퍼 소재에 둥근 창(oculi) 형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표현 기법의 코트, 부드러운 실크 무아르(silk moire´)와 마블 가자(gazar) 소재를 결합한 펜슬 스커트, 얇고 가벼운 비숍 슬리브 드레스와 은은하게 비치는 란제리 의상 등 총 54개로 구성한 쿠튀르 룩은 펜디와 칼 라거펠트가 함께해온 세월을 상징하는 동시에 로마와 하우스의 깊은 유대 관계를 증명한다.






5 보다 자연스러운 의상의 대리석 질감 표현을 위해 패치워크 조각을 이어 붙이는 오푸스 섹틸레 공법을 사용했다.

한편 펜디의 하우스 장인은 이번 쿠튀르 컬렉션을 준비하며 의상만큼 액세서리 아이템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작은 오브제를 구성하는 소재와 부품을 잇고, 극도로 정밀한 디테일과 장식을 가미해 마침내 제 모습을 찾아가는 백과 슈즈. 각기 다른 54개 실루엣과 어우러진 화려한 퍼 바게트 백, 독특한 위빙 기법의 샌들부츠는 한 편의 교향곡처럼 조화를 이뤄 하나의 극적인 장면을 자아냈다.




6, 7, 8 펜디 하우스만의 고유한 기술력을 느낄 수 있는 슈즈의 촘촘한 위빙 디테일.






9, 10, 11 펜디의 2019-20년 F/W 시즌 쿠튀르 컬렉션 쇼에 등장한 액세서리 아이템.






Breaking Dawn
7월 4일, 해가 질 무렵 로마 팔라티노 언덕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로마의 기원이자 중심부인 이 언덕을 무대로 펜디가 2019-20년 F/W 시즌 쿠튀르 컬렉션 쇼를 개최한 것. 비너스와 로마 신전이 나란히 자리한 팔라티노 언덕에서 진행한 쿠튀르 쇼는 두 신전의 보존·복원 작업을 적극 후원해온 펜디와 로마의 오랜 인연을 상징한다.






12 아름다운 자연풍경 속 우뚝 솟은 콜로세움을 향해 뻗은 런웨이 무대.
13 펜디의 2019-20년 F/W 시즌 쿠튀르 컬렉션 쇼를 위해 런웨이 무대로 꾸민 팔라티노 언덕.

쇼가 시작되자 작곡가 카테리안 바르비에리의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멋진 도시 풍경을 뒤로한 채, 순백색 실크 울 슈트와 마블 프린트 오간자 셔츠를 입고 밍크 퍼 맥시 바게트 백을 든 모델이 런웨이로 서서히 걸어 나왔다. 뒤이어 기하학적 패턴의 퍼 케이프, 깃털과 라피아 스파이크를 장식한 마블 프린트 오간자 드레스, 튈 위에 모피를 띄우는 게로나투라(gheronatura) 기법의 퍼 코트 등 풍성한 실루엣을 뽐내는 의상을 입은 모델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은은한 색감과 유연한 라텍스 소재 펜슬 스커트, 비즈를 수놓아 걸을 때마다 영롱한 빛을 내며 하늘하늘한 러플이 움직이는 오닉스 프린트 튈 드레스 등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강조한 쿠튀르 룩 역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 ‘로마니티의 새벽(The Dawn of Romanity)’을 상징하는 54개 룩을 모두 공개한 뒤 관객은 방금 마주한 감동적 장면을 떠올리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뿐 아니라 쇼가 끝난 다음에는 특별한 디너와 뉴욕 출신 뮤지션 듀오 라이언 베이브의 공연이 이어져 팔라티노 언덕은 늦은 시간까지 환하게 불을 밝혔다.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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