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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0

Bring Art to Life

노블레스 컬렉션은 폭넓은 시각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소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이번 9월호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수많은 사람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안초비의 전을 소개합니다.

안성원(왼쪽)과 조시형(오른쪽).

안초비는 아트 디렉터 안성원과 일러스트레이터 조시형이 만나 결성한 부부 아티스트 듀오다. 9월 4일부터 21일까지,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열리는 전을 앞둔 두 예술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안초비는 무슨 뜻인가요? 조시형(이하 조) 영어 스펠링은 ‘anchoby’예요. 안성원의 ‘안’과 조시형의 ‘조’, ‘by’를 합친 단어죠. 우리 이름 옆에 누군가 함께한다는 의미로 by를 붙였어요. 안초비에서 b를 v로 바꾸면 음식 재료 안초비(anchovy)가 되거든요. ‘anchovy’의 오타로 오해하면서 이름을 한 번 더 기억하는 사람도 많아요. 안초비는 이런 위트를 추구하는 아티스트입니다.

각자 배경이 다를 텐데, 함께 작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성원(이하 안) 문구 디자인 회사에 다니면서 만났어요. 7년 정도 같이 일하면서 취향이나 관심사를 잘 알게 됐고, 미래의 작업을 계획하면서 안초비라는 결과물이 탄생했죠. 중간에 결혼도 했고요.

옥인동에 안초비의 스튜디오가 있죠? 어떤 공간이에요? 안_ 건물 2층에 작업실이 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인왕산이 정말 멋져요. 7평짜리 삼각형 공간인데 손으로 끄적인 인테리어를 목공업자가 실현해줬죠. 작업만 하는 공간은 아니에요. 공간 한편에 바 느낌이 나는 테이블과 조명도 있어요. 둘 다 놀기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거든요. 낮에는 테이블에서 회의도 하고 안초비의 활동 계획을 세우지만, 밤에는 확연히 바뀌죠. 지인도 가끔 초대하지만 안초비만을 위한 공간이에요.

안초비에서 각자 맡은 역할은요? 안_ 드로잉은 전부 조시형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요. 나머지는 다 제가 한다고 보면 돼요. 드로잉이라도 컬러가 필요하면 제가 컬러 플랜을 담당하고, 그래픽 디자인이나 외부 커뮤니케이션도 하죠. 조시형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그림 외에 다른 데까지 신경 쓰면 결과물에 솔직하게 드러나더라고요.

두 사람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조_ 그림을 그리면서 처음엔 아티스트로서 고집도 부렸는데, 안성원 아트 디렉터가 외부 작업을 맡으면 중간에서 저를 컨트롤하고 설득했어요. 처음엔 제 그림을 고쳐야 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안성원 아트 디렉터는 어려움을 감안하고 뭐든지 해봐야 한다고 말해요. 이제 그 말을 거의 수긍해요. 제가 고집을 앞세우면 스스로 만족할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항상 만족스럽진 않더라고요. 안_ 처음엔 의견 차이도 있었지만 이제는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안초비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많이 하니까 설득은 언제나 제 몫이었죠. 서로 긍정적인 말로 북돋우면서 이해하니 점점 수월해졌죠.



옥인동 작업실 전경.

작품에 많은 인물이 등장해요. 모델이 누구예요? 조_ 지인들요. 처음엔 제 아내인 안성원 아트 디렉터나 부모님, 우리 아이처럼 가족을 많이 그렸어요. 여행에서 만난 사람도 그리고요. 유명인보다는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을 그리고 싶어요. 삶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길에서 유모차를 끄는 엄마나 운전하는 아빠처럼 평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우리 삶과 가까운 사람을 그리는 게 좋아요. 사람과 관련이 없는 그림은 잘 그리지 않아요.

전시에 출품한 ‘Yellow Paprika’도 인물 드로잉이죠? 어떤 작품이에요? 안_그 작품이 곧 안초비라고 생각해요. 어느 날 우리 아이가 노란색 파프리카를 먹다가 수염처럼 얼굴에 대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안초비가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상에 재미를 더하는 일 말이에요. 그래서 인물을 그리고 노란색 수염을 얹었죠. 같은 제목으로 출판 준비를 하던 차에 마침 전시 제의가 들어왔어요. 전시장에서 이 작품을 보여주면 어떨지 상상했어요. 그림 수가 정말 많거든요.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의 얼굴을 본 적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들었죠. 작품을 보는 관람객이 우리 아이처럼 파프리카를 수염으로 얹어보는 상상을 하며 재미를 느끼길 바라요. 조_ 안초비는 위트 있는 작업을 좋아해요. 요즘 사는 거 힘들잖아요. 물론 우리도 삶이 쉽진 않지만 관람객이 안초비의 작품에서 위트나 여유를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펜으로 그린 드로잉을 많이 봤는데, 이 작품은 다른 것 같아요. 조_항상 펜으로 그리다 처음 붓을 써본 작품이 ‘Yellow Paprika’예요. 저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거든요. 스케치 없이 바로 그려야 좋아요. 브러시를 처음 쓸 때는 팔의 각도 같은 것도 펜을 쓸 때랑은 달라서 재미있더라고요. 안_ 저는 조시형 일러스트레이터가 붓을 쓰면 더 솔직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해요. 펜은 능숙한 만큼 표현도 빠르죠. 하지만 붓은 처음 다루니까 서투르잖아요. 그 서툴고 어색한 필치가 더 솔직하고 좋아요. 붓으로 그리면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요.

드로잉 외에는 어떤 활동을 하세요? 조_일러스트레이션을 주로 하고, 출판도 해요. 새로 오픈하는 가게의 메뉴판이나 로고 작업도 하죠. 그동안 작업은 많이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어요. 이번에 ‘그림 도시’라는 페어에 참여했는데, 안초비 같은 예술가가 참 많더라고요. 이렇게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과 교류를 늘리고 싶어요.



Material, Acrylic on Paper, 21×30cm, 2018, \400,000

출판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 ‘Yellow Paprika’ 말고 다른 책도 있나요? 조_6월 말에 <Find you> 라는 책을 출판했어요. 대사나 텍스트 없이 도쿄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만 잔뜩 그린 책이에요. 꼭 일본 사람이 아니어도 도쿄에 있는 사람을 그렸어요. 안성원 아트 디렉터도 있고, 서양인도 있죠. 안_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책에 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림 도시’에 참가할 때 갖고 나가 반응도 보고 판매도 했죠.

관람객의 반응이 궁금해요. 조_ 누구나 처한 상황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르니까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관람객도, 닮은 지인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안_ 작가가 현장에 직접 나와 있으니까 많은 관심을 받았죠. 상상한 질문도 있었지만 촌철살인 질문도 많았어요. 왜 책 안에서 그림체가 바뀌는지 묻기도 하고, 텍스트 없이 선으로만 그린 그림을 엮은 책이라 컬러링 북으로 오해하고는 색칠해도 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죠.

그런 말을 들으면 어때요? 안_ 본래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을 만나니까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만약 책을 갖고 가서 색칠을 하더라도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거니까 괜찮아요. 이렇게 계속 그림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책을 뜯어서 벽에 붙여도 되느냐는 관람객도 있었어요. 물론 엽서를 만들기도 하지만 이제 벽에 붙일 수 있는 작업도 시도해보려고요. 물론 책을 만드는 과정과 노력을 생각하면 책 그대로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죠.



Bear, Digital Print, 100×80cm, 2018, \1,000,000



Yellow Paprika, Acrylic on Paper, 21×14.8cm, 2018, 각 \300,000

이번 전시가 첫 개인전이죠? 기대가 클 것 같아요. 조_ 모든 작업에 만족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다락방에서 조용히 작업하는 사람이라 오픈된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게 어색했어요. 하지만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작품이 많아요. 기대가 됩니다. 안_ 안초비의 공간에서 작은 전시를 열어 가족과 친한 지인만 초대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외부에서 안초비의 이름을 걸고 전시하는 건 처음이에요. 이런 형태로 작품을 선보이는 게 약간 쑥스러워요. 전시장 스케일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전시 공간을 꼭 꽉 채워야 하는 건 아니니까 사람들이 안초비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앞으로 안초비의 활동도 기대돼요. 지금 가는 길과 크게 다르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안초비 이름의 의미처럼 곁에서 같이 해나갈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작업이 많으니까 전시도 계속하고 싶어요. 안_ 외국에 좋아하는 작가가 되게 많거든요. 하지만 매번 찾아가서 볼 수는 없으니까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 언젠가 같이 작업하고 싶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가능하겠죠? 안초비의 작업도 세계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조_ 삶 자체가 힘들잖아요. 답답하고 각박한 삶 속에서 안초비의 작품을 보며 여유를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안_ ‘Yellow Paprika’처럼 위트 있고 여유 있는 삶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요. 또 저희가 책을 좋아해서 좋은 책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책에는 돈을 아끼지 않거든요. 여행지에서 책을 사오면 다 우리 재산이 돼요. 좋은 그림이 있는 책을 많이 사와서 펼쳐보며 안초비도 꼭 이런 책을 만들자고 결심해요. 앞으로 안초비의 책도 좋은 방향으로 널리 퍼지길 바라요.



1 Hidden, Acrylic on Paper, 21×14.8cm, 2018, \300,000
2 Flying, Watercolor on Paper, 21×14.8cm, 2018, \300,000
3 Listener, Acrylic on Paper, 21×14.8cm, 2018, \400,000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진행 박소희, 임슬기, 명혜원, 채우리  사진 김잔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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