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시각예술가 에드가르 플란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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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3

스페인 시각예술가 에드가르 플란스

자유로운 순수함 속에 사회 이슈를 담아낸 에드가르 플란스의 세계.

자신의 시그너처와 같은 작품 앞에 앉은 에드가르 플란스.
에드가르 플란스 197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에드가르 플란스는 오비에도 대학교에서 현대미술사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쿠바 라 아바나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 La Habana),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of Asturias)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모스크바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파리, 뉴욕, 스페인, 상하이 등 세계 전역에서 열린 전시에 참여했으며, 2019년 키아프 서울에서 국내 관람객에게 작품을 선보였다.

모스크바, 상하이, 파리 전시에 이어 두바이 전시를 앞두고 있죠. 내년 1월에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열리는 단체전에도 참여할 예정인데, 최근 몇 년간 매우 성공적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최근 감히 제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제 작업이 미술계에 파장을 일으켰더라고요. 마치 백일몽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너무 멋진 곳에서 전시하고, 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제 작품에 큰 애정과 존경을 보내주었죠. 전시를 통해 세계 각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감정과 연결되는 경험은 저에게 큰 영광이고 기쁨입니다. 제 모든 열정을 작업에 온전히 쏟아부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죠. 덕분에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모든 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인 ‘히어로(hero)’ 이야기를 먼저 해볼게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대변하는 것은 누구인가요?
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히어로’라기보다는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작가, 화성인, 괴물의 모습을 한 인물은 우리의 일상을 살아가는 영웅을 대변하죠. 우리가 사는 지구와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최선의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요.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인물들 말입니다. 그저 주어진 자원을 낭비하며 사는 사람들이 아니죠. 이 작은 히어로들은 연대, 협동, 충성, 관대함의 가치를 세상에 심어주고자 노력합니다. 오늘날 사회가 이기심, 질투 또는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자칫 놓치기 쉬운 모든 소중한 가치관 말이죠.





Circuit, Mixed Media on Canvas, 200×250cm, 2021

작품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요소는 조명인데, 그 역할이 궁금합니다. 어두운 골목길에 손전등을 비추며 찾아가는 모습도 보이고, 그림자 연극처럼 조명으로 그림자를 거대하게 보이게끔 하는 장면도 있잖아요.
제 작품에서 조명은 인물의 주변을 둘러싼 어둠과 대비돼 밝은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밤을 매우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작품에도 그런 장면을 표현하려고 했죠. 조명은 그림자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저는 그림자를 단순히 벽에 비친 형태가 아니라 화면 속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작품 속에 땅에 떨어진 공을 슬프게 바라보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실제 모습과는 반대로 그의 그림자는 팔을 번쩍 들고 기뻐하거든요. 이런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죠.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작품 속 공간은 벽이 없고 마치 패널처럼 얇은 바닥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요. 가느다란 사다리도 있고요. 게임 속 공간처럼 보이기도 하고 건축 모형 같기도 한 독특한 구조예요. 이런 장면은 어떻게 구상하세요?
회화는 대부분 캔버스의 크기에 따라 경계를 짓거나 한정할 수밖에 없죠. 이런 한계를 벗어나는 방법은 화면 안에 공간성을 창출하는 거예요. 저는 풍경을 접목한 최근 작품에서 선을 활용해 마치 건축 공사장의 빔 구조물 같은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이 구조는 벽으로 막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워요. 모든 인물을 화면 안에 한꺼번에 등장시킬 수 있고, 나아가 공간성에 관한 신선한 감각을 제공하기도 하죠. 사다리, 튜브, 보드, 미끄럼틀 등으로 연결한 다양한 공간 구조를 활용해 화면을 만들면 마치 게임처럼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에요. 동시에 불안정한 느낌을 주기도 하니 더 재미있죠.

그럼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두껍게 덩어리진 유화물감을 비롯해 흑판에 분필로 낙서한 것 같은 기법, 색연필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재료를 다루는 방식이 독창적이고 매력적입니다. 재료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작업할 때 필요한 재료를 미리 정하지는 않습니다. 제 작업대 위에는 연필, 크레용, 오일 스틱, 유화물감, 아크릴물감 등 다양한 재료가 놓여 있어요. 제가 구상한 대로 화면에 그릴 수 있도록 여러 재료를 자유롭게 혼합해 사용합니다. 저는 작가에게 여러 재료가 주어진다면 그중 하나로 제한하기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재료를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디지털 세계를 재료로 삼은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저를 흥분하게 하는 작업이죠. 곧 제가 준비한 놀라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디지털 작업을 시도한다고 해도 저는 여전히 저 자신을 연필, 종이, 유화를 사용하는 고전적 예술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Street Artists I, Mixed Media on Canvas, 200×250cm, 2021

평면 작업 외에도 다양한 도전을 했죠. NFT 프로젝트 ‘릴 히어로즈(Lil’ Heroes)’도 성공적이었고, 최근엔 NBA 탄생 75주년 기념 컬래버레이션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더군요. 이런 프로젝트의 진행 방식은 일반 전시와는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그런 프로젝트는 제가 작품 활동을 할 때 자유로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주죠. 작품의 스케일에 관한 제약에서도 벗어나게 해주고요. 나아가 작가 개인이 추진하기 힘든 거대한 규모의 작업을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NBA 프로젝트 덕분에 제 거대한 조각품을 공공장소에 설치했고, NFT 프로젝트 덕분에 제 ‘히어로’가 많은 컬렉터의 디지털 아바타로 자리했습니다. 그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사회와 인류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죠. 정치 세력에 맞서는 예술을 좀비와 싸우는 히어로로 승화해 표현한 작품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사회에 끼치는 아티스트의 선한 영향력을 믿나요?
예술은 현대사회를 반영하고 문제점을 보여주는 데 아주 좋은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통해 어떤 현상을 비판하거나 강조하는 등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죠. 저는 제 작품에서 기후변화, 전쟁, 성폭력, 인종차별 같은 중요한 사회문제를 다루고자 노력합니다. 비록 제가 다루는 이슈는 어른들의 심각한 이야기지만, 표현 방식만은 유아적 캐릭터와 경쾌한 색상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짚고 희망의 손길을 건네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박수전(노블레스 컬렉션)
사진 제공 비야산 갤러리(Villazan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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