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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2

One Item Love

더욱 선명하고 입체적인 개인 취향을 표현하거나, 나만의 원 아이템을 통해 스타일을 표출하는 영민한 감각을 갖춘 사람들을 만났다.

 스타일이 되다, 블랙 아이라인 & 레드 립 
앤디앤뎁 윤원정 디자이너

앤디앤뎁 윤원정 디자이너를 떠올리면 둥근 눈썹 뼈를 따라 얇게 그린 눈썹과 블랙 아이라인 그리고 선명한 립 라인의 또렷하면서 분명한 얼굴이 생각난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촬영장으로 들어온 그녀는 역시 기억 속 모습 그대로다. 블랙 아이라인과 짙은 입술을 강조한 그녀만의 뷰티 룩은 1990년대 초반, 그녀가 대학교 2학년일 때 시작됐다. 말갛고 순해 보이는 인상에서 탈피하기 위해 당시 유행하던 강한 메이크업을 시도한 것이 꼭 들어맞았고,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얼마 전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이 그녀에게 했다는 “트렌드가 무슨 상관이에요. 이건 누나 스타일이야”라는 말대로 이제는 ‘윤원정 스타일’이 되었다.
“아이라인은 고정값이에요. 샤넬 제품을 즐겨 쓰다가 단종된 이후 바비 브라운 롱 웨어 젤 아이라이너를 10년째 사용 중이에요.” 메이크업으로 힘을 얻고 싶을 때는 레드 립을 더한다. 어떤 컬러도 섞이지 않은 트루 레드 그 자체인 M.A.C 매트 립스틱 #612 러시안 레드가 그의 원픽이다. 아이와 립 두 가지를 강하게 하는 건 무엇보다 조화가 중요하므로 의상은 블랙 & 화이트, 헤어는 단정하게 묶는 스타일을 유지한다. 어떻게 이토록 깔끔하게 레드 립을 유지하는지 궁금하다면 그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립스틱을 바른 뒤 티슈로 유분기를 살짝 닦아내고, 또 바르고 닦아내는 과정을 5~6회 반복해요. 이렇게 계속 레이어를 쌓으면 수정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하루 종일 색상이 유지되죠. 음식을 먹어도 잘 지워지지 않고, 물잔에도 묻어나지 않아요.”
윤원정 디자이너는 얼마 전 종로구 원서동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뷰의 공간을 계약, 5월 중 윤원정이라는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공간 ‘데비스(Debbie’s)’ 오픈을 앞두고 있다. SNS를 통해 많은 팬을 확보한 ‘미식’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쇼룸, 클래스를 진행하는 커뮤니티 공간 등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윤원정이라는 개인의 확장도 함께 이루어지리라 생각되는 대목. 그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블랙 아이라인과 레드 립 아닐까.





 내가 닿는 의자 
보블릭 대표 박래원

진중한 시각을 바탕으로 브랜드 디자인 가구를 엄선해 소개하는 보블릭(Vorblick). 박래원 대표가 말하는 ‘나만의 원 아이템’은 조명도, 테이블도 아닌 의자다. “이만큼 몸에 직접 닿는, 생활과 밀접한 가구가 없기 때문이죠. 어떤 의자에 앉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바뀌는 점도 흥미로워요. 완벽한 휴식을 선사하는 라운지체어가 있다면, 등받이 각도가 90도에 가까운 의자에서는 일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는 의자를 선택할 때 ‘쓰임’을 먼저 고려한다. “미학적 이유로 의자를 둘 수도 있지만, 유용하게 쓸 때 더욱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자주 앉게 될지, 짧은 시간이라도 이 의자에 앉아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편입니다.” 보블릭을 방문한 이에게 직접 의자에 앉아보길 권하고, 또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경험을 공유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촬영장에 가져온 의자 셋, 그중 알리아스(Alias)의 스파게티 체어는 박래원 대표의 원픽이다. “PVC 소재로 하나하나 감아 적절한 텐션감이 굉장히 편해요. 투명해서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고요. 식탁에, 서재에 하나씩 두고 굉장히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웃음) 이 외에 비초에(Vitsoe) 매장을 장식한 메시 소재의 알리아스 빅 프레임 체어, 가구에 잘 사용하지 않는 컬러를 과감하게 쓴 OUT의 슐츠 체어도 좋아하는 의자예요.”
가구 그리고 공간에 관한 좋은 취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상담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취향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다만 경험의 차이일 뿐이죠. 마음에 드는 의자를 발견하면 한 번씩 앉아보고, 그렇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떤 공간에서 좋아하는 가구를 발견했을 때의 소소한 즐거움을 더 많은 이가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시간을 가구와 함께 보내거든요.”

오버사이즈 재킷과 와이드 팬츠 모두 WOOYOUNGMI, 셔츠 LOUIS VUITTON, 가죽 부츠 DOLCE&GABBANA.





 패션을 향한 열정과 에너지를 백에 담다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김재석

백은 그를 패션 세계로 이끌어준 매개체다. 대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해 처음 구입한 루이 비통 키 폴이 시작이었다. 이후 백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 사랑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백 마니아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일러스트레이터 김재석은 자신의 백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창조한 캐릭터 수수 걸(Susu Girls)을 통해 패션 월드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재석(Jae Suk)에서 따온 수수(Susu)라는 이름으로 가방 브랜드를 런칭하려 했는데, 룩북 촬영할 모델 구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내가 그려보자' 하고 시작한 게 바로 수수 걸이에요. 그런데 제품보다 수수 걸에 대한 문의가 더 많더라고요.(웃음)” 백을 향한 사랑, 수수 걸의 탄생을 통해 만난 패션 브랜드 세계는 백을 만나는 또 다른 기준이 되었다. 그는 백을 구입할 때 브랜드의 역사, 철학, 스토리텔링, 최근 행보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본 후 결정한다.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DNA가 담겨 있지만 클래식 범주 안에서 변주를 꾀한 클래식과 위트, 이 모두를 충족시키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캡슐 컬렉션을 선호한다.
촬영할 때 가져온 백은 요즘 그가 자주 애용하는 것으로 추렸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미니백은 남성보다 여성 컬렉션의 셀렉션이 다양하기에 남녀 카테고리 구분 없이 쇼핑을 즐긴다고. 그는 스타일 면에서도 남다른 지론을 펼친다. “저는 백을 고른 다음 그에 맞게 옷을 선택해요. 백은 스타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또 그는 백을 구입할 때 고민된다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아이코닉 백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클래식이라는 틀 안에서 컬러·패턴·디자인이 자유자재로 변형된, 초심을 잃지 않은 백이라면 후회 없을 것이다.

그레이 블루종과 블랙 톱, 팬츠, 부츠, 로고 장식 그린 트라이앵글 백 모두 PRADA, 그외 백은 모두 본인 소장품.





 스타일과 행운의 증표, 주얼리 
CJ ENM 커머스 부문 / CJ 온스타일 CMO 정미정

발렌티노, 구찌, 디올 코스메틱 등 해외 굴지의 브랜드에서 한국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중역을 거쳐 현재 국내 그룹에서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패션업계에 오래 몸담은 만큼 심미안이 남다른 정미정 경영리더는 나만의 시그너처 아이템을 선정하기가 꽤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세상의 많은 패션 아이템이 생활 속 큰 즐거움이자, 저마다 매력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자신을 대변하는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주얼리를 꼽았다. “타임리스한 가치를 지닌 주얼리는 매일 내 몸과 가장 가까이 있어 동질감, 애착심이 남달라요. 주얼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 트렌드의 거친 파도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클래식하면서 우아하게 나를 표현해주죠.” 또 그녀는 아름다운 주얼리는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20여 년 전, 그런 아이템을 찾다가 눈에 들어온 주얼리가 바로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목걸이였다.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 디자인 제품을 착용하면 행운이 찾아올 것 같아 계속 애용하고 있다. 한편 그녀의 주얼 박스 속 컬렉션 중 가장 즐겨 착용하는 주얼리는 불가리의 세르펜티 워치와 비제로원 링이다.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오래 일해서인지, 이탈리아 특유의 우아하면서 글래머러스하고 럭셔리한 감성이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세르펜티 워치는 장식적 액세서리 역할까지 하는 아이템이라 특히 좋아합니다.” 평소 캐주얼한 스타일을 즐기는 것과 반대로 주얼리는 클래식하고 우아한 것을 선호하는데, 자유분방한 룩을 포멀하고 균형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리본 장식 블랙 오프숄더 드레스 Valentino, 주얼리는 모두 본인 소장품.





 ‘멋잘알’의 선택, 데님 팬츠 
모델 소유정

에르메스에 이어 조 말론 런던의 글로벌 캠페인까지 섭렵하며 세계적 톱 모델로 거듭난 소유정.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패션계에서 4년째 커리어를 이어온 것에 대해 본인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노력으로 맺은 결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서울을 비롯해 뉴욕, 파리 등 해외 패션 위크 무대에 서고 다수 매체에서 화보를 촬영하며 그 누구보다 많은 옷을 입어본 그녀는 애정하는 ‘원 아이템’으로 데님 팬츠를 꼽았다. “데님 팬츠는 원단 자체만으로 ‘쿨’한 매력이 있어요. 상의가 과하면 자칫 투 머치(too much)한 인상을 주는데, 데님 팬츠는 아무리 과해도 멋스럽거든요.” 또 와이드 데님 팬츠를 구매할 땐 무조건 기장이 긴 걸 선택해야 더 힙해 보이고, 다리가 곧아 보이기 위해선 스트레이트 핏을 고르는 게 좋다는 팁도 전수 한다.
올해 1월 그녀는 한 패션 기업에 입사해 기획 MD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멋진 팬츠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어요. 패션계는 정말 힘들고 치열하지만, 이곳을 떠날 생각은 없어요. 끊임없이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이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거든요!”

니트 탱크 톱 MICHAEL MICHAEL KORS, 컷아웃 디테일 데님 팬츠 OFF-WHITE™, 레이스업 뮬 GIVENCHY, 워시드 데님 백팩 CHANEL, 체인 브레이슬릿 HERMÈS.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김현정(hjk@noblesse.com),이주이(jylee@noblesse.com),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박재영
헤어 박은총
메이크업 오미영
스타일링 및 디자인 이혜림
스타일링 강유림(인턴)
어시스턴트 이금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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