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 홍콩 2018] 알렉시 글라스-캔터(Alexie Glass-Kantor)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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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09

[아트 바젤 홍콩 2018] 알렉시 글라스-캔터(Alexie Glass-Kantor)

아트 바젤 홍콩의 ‘인카운터스’ 섹터는 페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적 예술을 호명한다. 큐레이팅을 맡은 시드니 아트스페이스의 디렉터 알렉시 글라스-캔터에게 인카운터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4회째 인카운터스 섹터의 큐레이팅을 맡은 알렉시 글라스-캔터.

페어를 넘어선 스펙터클하고 실험적인 현대미술 전시를 기대한다면 아트 바젤 홍콩의 꽃, 인카운터스 섹터를 찾아라. 인카운터스는 여느 아트 페어가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미술관급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페어 방문객에게 실험적인 작가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이 섹터는 아트 바젤의 ‘언리미티드’,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퍼블릭’과 비슷한 맥락을 공유한다. 올해 인카운터스는 ‘익숙한 것이 낯설어질 때(When the familiar becomes the unfamiliar)’를 주제로 일상에서 느끼는 친숙함과 생소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예술을 선보인다. 인카운터스의 큐레이터 알렉시 글라스-캔터와 아트 바젤 홍콩의 아시아 담당 디렉터 아델린 우이(Adeline Ooi)가 선정한 올해 참여 작가는 영국의 라이언 갠더(Ryan Gander), 오스트리아의 에르빈 부름(Erwin Wurm) 등 서구 유명 작가는 물론, 일본의 오마키 신지(Shinji Ohmaki), 대만의 저우위정(Chou Yu-Cheng) 같은 아시아의 젊은 작가, 칠레의 이반 나바로(Ivan Navarro)와 필리핀 출신으로 호주에서 활동 중인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Alfredo and Isabel Aquilizan) 부부 등 다양한 국적과 세대를 아우른다. 총 10개국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퍼포먼스, 장소 특정적 설치, 회화,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포함한 12가지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관람객이 완성하는 전시
아트 바젤 홍콩은 올해 인카운터스를 위해 홍콩 컨벤션센터의 거대한 전시홀 2곳과 4개의 대형 복도를 할애한다. 이 압도적인 공간은 공간, 매체, 형식을 실험하는 작가의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를 담아내기에 손색없다. 작품은 퍼포먼스 프로젝트, 관람객과 설치 사이 공간적 관계성을 탐구한 프로젝트, 동시대 지정학적 상황을 반영한 프로젝트, 물성의 본질과 변화에 주목한 프로젝트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인카운터스가 올해 처음으로 퍼포먼스 작업을 아우르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인카운터스를 4회째 기획한 큐레이터 알렉시 글라스-캔터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이 작품과 작가, 아이디어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퍼포먼스를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에르빈 부름의 ‘Organisation of Love’(2016년).

알렉시 글라스-캔터 인터뷰
인카운터스 큐레이팅을 맡은 지 올해로 4회째입니다. 아트 바젤 홍콩과 함께한 계기가 뭔가요?
아트 바젤 홍콩은 작가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하는 공공 기관 큐레이터를 찾고 있었죠. 저는 현재 시드니 아트스페이스의 디렉터로, 그 전엔 호주 멜버른의 거트루드 현대미술관 디렉터 겸 수석 큐레이터로, 호주영상센터(ACMI) 큐레이터로 일했습니다. 또 ‘2008 뉴멕시코 SITE 샌타페이 비엔날레’, ‘2012 호주 애들레이드 비엔날레’, ‘멜버른 국제예술축제’, 음악 페스티벌 ‘MONA/FOMA’ 등을 기획했죠. 이런 제 경험 덕분에 아트 바젤 홍콩과 일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트 바젤 홍콩의 아시아 담당 디렉터 아델린 우이와는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어요. 아델린은 인카운터스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저를 신뢰하고 지지해주죠.

인카운터스엔 대형 설치 작품이 많은데, 기획에 어려움은 없나요?
인카운터스와 비슷한 플랫폼인 아트 바젤 언리미티드 섹터의 설치 기간은 4주,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퍼블릭 섹터는 3주인데, 홍콩 인카운터스는 단 24시간만 허락돼요. 짧은 설치 기간을 위해 몇 달에 걸친 준비 기간이 필요하죠. 그래서 작품을 선정할 때 콘텐츠뿐 아니라 작품 실행 계획에도 중점을 둡니다.

작가와 작품 선정 과정이 궁금해요.
아트 바젤 홍콩이 참여 갤러리를 선정하면, 각 갤러리가 제안서를 제출해요. 이번 인카운터스는 50여 개 갤러리가 지원해 경쟁이 치열했어요. 하지만 작품 수를 늘리기보다는 작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개별 작품의 규모나 아이디어가 더 빛나길 바랐죠. 지원 마감 기일인 10월이면 저는 홍콩의 방 안에 5일간 갇혀 작품을 선정해요. 제안서를 통해 아이디어를 파악하고 각 작품의 관계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죠. 또 시간 제약이 있으니 실행 계획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작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갤러리와 협력합니다. 작품이 마지막에 어떤 모습으로 전시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현장에선 수정도 어려우니까 마치 도박 같아요. 그만큼 더 신중하게 작품을 고릅니다.

인카운터스는 실험적인 대형 설치 작품으로 매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트 페어에서 보기 드물게 넓은 공간을 작품에 할애하는 섹터예요. 제작 기간만 2년이 넘는 작품도, 예상치 못한 비주얼의 작품도 등장해요. 인카운터스가 소개하는 작품은 일반 가정집에 걸기 위한 용도가 아니에요. 전통적 관습을 뛰어넘는 뜻밖의 재료나 형태로 작가의 열정을 보여주죠. 간혹 개인이 구매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미술관이나 공공장소가 소장합니다. 각 작품마다 10×10×10m 공간이 주어져요. 이렇게 큰 작품은 노출 빈도가 높거든요. 관람객이 예술가의 실험적 작품을 접할 수 있죠.

올해 인카운터스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요?
현장이 붐비는 만큼 고려할 점이 많죠. 그래서 인카운터스를 맡는 큐레이터는 페어 측에 협조적이어야 해요. 그리고 저는 반 이상은 반드시 아시아 작가를 포함해요. 또 이번에 소개하는 12점 중 9점이 아트 바젤 홍콩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리만머핀과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쾨니히 갤러리가 협력한 에르빈 부름의 신작을 포함해 폴 카스민 갤러리가 출품한 이반 나바로, 리슨 갤러리의 라이언 갠더, 에두아르 말링그 갤러리의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 등 기대되는 작가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인카운터스를 통해 작가가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수 있죠.

인카운터스에 퍼포먼스를 소개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죠?
네. 올해는 작가가 평범한 일상을 다시금 바라보게 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사는 복잡한 시대를 나타내는 데 퍼포먼스가 흥미로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익숙한 무언가를 낯설게 느낄 수 있도록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잖아요.

그동안 기관과 비엔날레에서 많은 전시를 기획했죠. 아트 바젤 홍콩만의 특징이 있다면요?
제가 수익을 내는 아트 마켓 출신은 아니지만, 인카운터스처럼 아트 마켓일지라도 작가들과 함께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일하는 데에는 매력을 느껴요. 전 아트 바젤 홍콩이 아시아 미술 시장에서 지니는 의미를 높이 사요. 아트 바젤 홍콩은 지난 10년간 아시아 현대미술 신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를 한데 묶어주는 창조적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12년 전 한국에서 잠시 살았을 때, 아시아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현재는 거대한 규모의 간접 자본이 대거 생겨났죠. 아트 바젤 홍콩은 아시아에서 관람객이 좋은 작가를 만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늘 에너지가 넘치고 진실한 예술을 선보이는 곳이에요. 홍콩이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과 같죠.



 

인카운터스 하이라이트
에르빈 부름은 대표작 ‘1분 조각(One Minute Sculpture)’ 시리즈의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매체에 소개된 성공한 인물의 집을 재현하고 그 위에 평범해 보이는 일상 오브제를 설치한다. 관람객이 각 오브제에 새긴 지시문을 읽고 오브제에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조각 프로젝트다. 저우위정은 작품 ‘Refresh, Sacrifice, New Infection, Freshness, Robot’을 통해 인간과 기계 사이 분업을 주목, 2가지 퍼포먼스와 장소 특정적 설치를 동시에 진행하며 위생의 현대적 진화를 탐구한다. 호주의 애버리진(원주민) 예술가 중 가장 유명세를 떨친 인물 중 한 명인 냐파냐파 유누핑구(Nyapanyapa Yunupingu)도 놓칠 수 없다. 나무껍질 위에 그린 수피화, 호주 원주민이 뼈를 보관하는 텅 빈 관과 추모용 막대기로 이뤄진 설치 작품은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
윤하나(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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