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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7

한국 미술, 아트 바젤 홍콩을 달구다

아트 바젤 홍콩 2024가 3월 26일 VIP 프리뷰 데이를 시작으로 홍콩 컨벤션 센터(HKCEC)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전 세계 미술인이 집결하는 홍콩 아트 위크, 한국에 기반을 둔 갤러리들은 어떤 한국 작가의 작품을 아시아 최대 미술 시장에 소개하는지 살펴보자.


아트 바젤이 개최되는 홍콩 도시 전경.
Courtesy of Art Basel.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갤러리 중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와 하종현의 작품을 필두로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작품과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승조의 작품,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전수된 유량악보 '정간보'를 근간으로 작업하는 강서경의 연작을 소개한다. 또 한국의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양혜규의 작품은 아트 바젤 홍콩의 대형 설치미술 전시 섹터 ‘인카운터’에 초청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예정이다.






양혜규, 엮는 중간 유형 - 떠오르는 지상 외계 포자, 2020.
Courtesy of the Artist, Kukje Gallery, kurimanzutto, Galerie Chantal Crousel, Photo by At Maculangan, Pioneer Studios

조현화랑은 작년에 타계한 박서보의 후기 색채 연필 묘법 시리즈 총 8점을 집중 소개하는 동시에 추상적 화면 구성에 기운생동의 동양화를 녹여낸 김종학의 신작 화이트 시리즈, 이배의 브론즈 조각과 대형 평면 작품을 공개한다. 또 단편영화 상영 프로그램에 초청된 한국계 미국인 작가 진 마이어슨은 <고향 없는 길>을 통해 한국의 입양 정책을 낳은 사회정치적 분위기와 입양아로서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한 여정을 보여준다.






아트 바젤 홍콩 캐비넷 섹터 박서보 전시 전경.
Courtesy of Johyun Gallery, Photo by Jaeho Jung

PKM갤러리는 한국의 1세대 모더니스트이자 추상미술 선구자인 유영국, 그리고 1960년대에 국내 최초의 기하학적 추상 그룹 ‘오리진’과 전위미술 운동을 이끈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의 창립 멤버로 한국 미술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한 서승원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더불어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구정아와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작업을 함께 소개해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아라리오갤러리는 1970~1990년대의 조각, 퍼포먼스, 영상 작품을 비롯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매체와 장르의 아시아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진주의 대형 작품을 포함한 15점의 신작이 눈길을 끄는데, 동양화의 전통 채색 기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낯설고 기묘한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전통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지 않던 여성의 신체와 내면을 주체적으로 탐구했다.






이진주, 0막, 237.5×112×4.7cm, Powdered Pigment, Animal Skin Glue and Water on Unbleached Cotton, 2024.
©Jinju Lee,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탄탄한 프로그램을 갖춘 갤러리바톤은 이번 아트 바젤 홍콩에서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의 다채롭고 심도 있는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특정한 사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채집하고 탐구한 이미지를 모티브로 작가 고유의 예술적 상상력을 펼쳐낸 작품으로 특히 한국 구상미술의 행보를 대표하는 배윤환과 이재석, 회화 매체의 확장된 실험을 이어가는 최지목, 최수정의 회화를 주목할 만하다.

동양적 가치를 바탕으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한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온 학고재는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과 한국 현대 회화사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한 강요배를 필두로, 동아시아 사상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며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국내외 ‘전후 세대’ 작가와 후속 세대 작가의 작품을 조망하는 리안갤러리는 1970년대 정치적 격동기에 자유를 향한 외침으로 붓질의 제스처를 유형화한 이건용의 작품,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세대인 이강소의 추상회화, 중력과 빛, 바람 등 자연현상을 화폭에 담아낸 김택상의 연작, 숯과 한지를 활용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잇는 이진우의 작품 그리고 신라의 불교 석조 건축물과 조선백자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은 김근태의 작품을 조화로운 연출로 선보인다.





이근민, Patient’s Back, 162×97cm, Oil on canvas, 2023.
Courtesy of Peres Projects
김경태, Optical Sequence 1.5-10, 2024.
©Kyoungtae Kim, Courtesy of the Artist and Whistle


우손갤러리가 소개하는 최병소, 이명미, 이배, 이유진 작가는 모두 한국 소도시 출신으로 동서양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공통분모로 큐레이션됐다. 신문지에 볼펜으로 선을 그은 최병소의 대표작과 명랑하고 다채로운 이명미의 회화, 숯가루와 밀랍을 이용한 이배의 왁스 미디엄 시리즈, 드로잉과 회화를 오가는 이유진의 몽환적인 작품을 소개한다. 그리고 디스커버리 섹터에 출품하는 유일한 한국 갤러리 휘슬은 김경태의 작품을 단독으로 선보이는데, 작은 사물을 확대해 360도로 촬영한 사진을 합성한 화면으로 시각적 전환을 환기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흥미롭게 연출한다.






아트 바젤 홍콩 에스터쉬퍼 부스 전경.
Courtesy of Esther Schipper, Photo by Andrea Rossetti

한국의 로컬 갤러리 외에도 최근 한국에 전시 공간을 여는 인터내셔널 갤러리가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아트 바젤 국제 무대에 데뷔하는 한국 신진 작가들 또한 눈에 띈다. 페레스프로젝트는 1982년생 이근민 작가를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이근민의 회화는 확대되고 추상화된 살점, 근육조직, 정맥의 파편 등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창의적 소재로 전환함으로써 병리화, 범주화, 소외를 강요하는 사회적 규범 체계에 이의를 제기한다. 또 에스터쉬퍼 갤러리와 함께하게 된 1989년생 전현선의 작품은 녹색, 검은색, 파란색이 주를 이루는 컬러 팔레트를 활용하는데, 마치 초기 비디오게임의 픽셀화된 단순한 표현처럼 상징적 기하학과 암시적 풍경 사이에서 화면에 인공적 존재감을 전달한다. 해외 갤러리가 이렇듯 젊은 한국 작가를 영입하는 것은 그들의 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속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할 행보다.






아트 바젤 홍콩 전경
Courtesy of Art Basel.

이 외에도 리만머핀은 국제적 명성의 한국 작가 이불과 김윤신, 성능경의 작품을, 페이스갤러리는 이건용의 작품을, 화이트큐브는 박서보의 작품을, 페로탕은 이배와 박서보, 신문섭의 작품을 부스 전시에 포함시켰고, 글래드스톤은 아니카 이, VSF는 마크 양 같은 한국계 작가를 소개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트 바젤에 참여하는 한국 갤러리가 점점 늘어나고 또 기관과 컬렉터의 참여도가 높아지는 현상은 한국 미술계 전반에 걸쳐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아트 바젤 홍콩 2024가 개막한 현장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는 물론 한국에 전시 공간을 오픈한 인터내셔널 갤러리를 통해 더 많은 한국 작가가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그들이 더 넓은 활동 반경을 구축해갈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앞으로 아트 바젤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적 아트 페어에서 보다 많은 한국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에디터 박수전(soojeunp@noblesse.com)
사진 아트 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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