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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3

자연이 선사한 미(味)

자연의 선물과도 같은 4월의 제철 재료 죽순. 하야시 마사키가 준비한 죽순 요리가 봄날의 미각을 자극한다.

죽순구이
숯불에 통째로 구운 죽순. 까맣게 그을린 껍질을 벗겨내면 훈연 향 가득한 부드럽고 담백한 죽순의 속살을 맛볼 수 있다.





죽순제피잎소스무침
마사키의 말에 따르면, 죽순과 제피잎은 같은 시기에 나는 까닭에 일본에서는 이 두 가지 재료를 함께 사용해 요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죽순은 찬 성질의 음식이기에 제피잎을 곁들이면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룬다. 맨 밑의 딱딱한 부분을 삶아 큐브 모양으로 잘라 준비한 뒤 가쓰오부시를 넣어 끓인 육수 가쓰오다시, 간장, 청주를 넣어 끓인 물에 5~10분간 다시 끓인다. 동양의 허브라 불릴 만큼 향이 좋고 뒷맛이 알싸한 제피잎과 일본 흰 된장, 청주, 설탕, 소금을 냄비에 넣어 섞은 뒤 약한 불에 윤기가 날 때까지 저어 소스를 만든다. 여기에 제피잎을 더 넣고 절구에 갈아 약간의 물기가 느껴질 정도로 농도를 조절한 뒤 끓여서 식힌 죽순을 넣어 버무린다. TIP 제피잎 소스는 따뜻해지면 색이 노랗게 변하므로 가열 후 완전히 식히고, 죽순은 먹기 직전에 버무리는 것이 좋다.

죽순 니쓰케
니쓰케는 조림 요리를 일컫는다. 마사키가 만든 죽순 니쓰케는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할머니의 투박한 레시피 같은 요리다. 죽순 윗부분을 큼직하게 잘라 준비한 뒤 다시마와 가쓰오다시를 조금 넣고 센 불에 팔팔 끓여 수분이 날아갈 정도로 조린다. 이때 간장을 살짝 두르면 향이 한층 풍부해진다. 마지막에 가쓰오부시를 뿌린다. TIP 가쓰오부시를 많이 사용하는 음식을 ‘도사’라고 한다. 도사는 가쓰오(가다랑어)가 많이 나는 일본 고치현의 지역 이름이다. 가쓰오부시는 기름을 두르지 않고 볶아서 준비한다.





죽순과 닭산초훈제구이
닭고기 허벅지 살을 납작하게 손질해 소금과 설탕을 뿌려 재운 뒤 랩에 싸서 둥글게 말아 모양을 잡은 다음 약한 불에 30~40분간 삶는다. 죽순의 맨 윗부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올리브 오일에 코팅하듯 굽고, 닭고기는 표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구운 뒤 다시 한번 함께 훈제한다 TIP 죽순과 닭고기 훈제 시 세 가지 종류의 찻잎과 제피잎 적당량을 넣은 찜기에 올려 중약 불에 찌다가 향이 올라오면 15~20분간 두어 향을 입힌다.





죽순뿌리튀김과 히메카와 안카케
마사키의 집에서는 죽순의 가장 딱딱한 뿌리 부분도 버리지 않고 갈아서 사용한다. 히메카와는 죽순 껍질의 속 부분, 안카케는 전분을 넣어 점성이 있는 걸죽한 소스를 일컫는 말. 간 죽순에 으깬 두부와 감자 전분, 소금을 약간 넣고 잘 섞어 적당한 크기로 동그랗게 만들어 튀긴다. 안카케를 자작하게 붓고 사각 형태로 잘게 자른 히메카와를 넣은 후 완성된 튀김을 담아낸다. TIP 죽순의 뿌리 부분은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믹서가 아닌 강판에 가는 것이 좋다. 튀기기 전 물기를 짜서 수분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





죽순산초밥
생죽순 끝부분에 세로 방향 사선으로 살짝 칼집을 낸 뒤 쌀겨와 말린 홍고추를 넣은 쌀뜨물에 껍질째 넣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 1~2시간 삶는다. 이때 야들야들한 중간 부분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쓴다. 삶은 죽순을 넉넉히 넣고 유부를 더해 밥을 지은 뒤 산초 열매로 마무리하면 맛있는 죽순산초밥이 완성된다. 마사키는 밥을 지을 때 가쓰오부시를 우린 물에 청주와 일본 간장, 적당한 사이즈의 다시마 2장을 넣는다고 귀띔했다. 찹쌀을 섞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죽순시로미소국
적당한 크기로 잘라 칼집을 낸 삶은 죽순을 넣어 끓인 시로미소국. 시로미소(흰 된장)는 일본 된장인 미소의 종류로 부드럽고 달착지근하다. 식감이 좋은 죽순이 깊은 맛의 국물과 어우러져 든든한 가정식 한 끼를 완성한다. TIP 죽순은 찔렀을 때 잘 들어가면 적당히 익은 상태다. 삶은 죽순을 하루 동안 물에 담가두면 특유의 아린 맛을 없앨 수 있다. 산초 열매는 소금물에 데친 뒤 30분 정도 찬물에 담갔다가 사용해야 떫은맛이 덜하다.





생죽순은 월 중순부터 말까지 아주 짧은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귀한 식재료입니다
일본에선 제철인 봄에 죽순을 이용한 음식을 많이 먹죠 죽순의 품질이 뛰어난 교토 지역에서는 죽순이
나오는 시기에만 문을 여는 식당이 있을 정도입니다


마사키의 말처럼, 4월 중순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죽순은 부위마다 식감이 달라 다양한 요리에 쓸 수 있다. 너무 크면 질기면서 아린 맛이 강해지므로 땅 위로 살짝 나왔을 때 수확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단면을 잘라보면 규칙적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죽순은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이 모두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아랫부분이 가장 단단하고, 중간 부분이 가장 연하고 부드럽다. 사진은 생죽순 한 개를 요리에 따라 저미거나, 자르거나, 갈아놓은 모습.

 

에디터 이정주(jjlee@noblesse.com)
사진 박우진
코디네이션 이혜림
요리 하야시 마사키(토닌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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