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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8

여름아 기대해

여름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문화 정보.

Book
부엉이를 지키기 위한 분투기

<동쪽 빙하의 부엉이>는 야생을 알아가려는 노력이 왜 지금 중요한지 성실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일깨운다.



<동쪽 빙하의 부엉이> 표지.

몇 해 전 러시아 작가이자 탐험가인 아르세니예프의 고전 <데르수 우잘라>를 읽었다. 한밤에 엎드려 겨울의 숲속을 간접 체험하는 것은 근사한 시간이었다. 이 책도 그런 기대감에 읽기 시작했다. <동쪽 빙하의 부엉이>라니, 극지방까지 부엉이를 좇는 이야기인가? 신기하게도 서두에서 다시 만난 것은 인용한 아르세니예프의 문장이었다. 저자 조너선 C. 슬래트가 탐험한 연해주 지역이 <데르수 우잘라> 속 그 삼림지대였고, 저자 자신이 아르세니예프 작품의 번역자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같은 지역에 대한 100년 후의 이야기를 반갑게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엔 미국인 저자가 보호종인 ‘물고기잡이부엉이’를 연구하기 위해 2006년부터 5년간 러시아 연해주를 수차례 오간 기록을 생생히 담아냈다. <데르수 우잘라>에서 막 파괴되기 시작하던 야생은 다행히도 여전히 인간의 발길을 위협할 만큼 울창한 듯했다. 그러나 개발은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고, 머지않아 삶의 터전을 잃을 보호종을 지키려면 연구자들은 서둘러 새를 포획해 그 습성을 파악하고 보호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저자와 동료들이 언 강을 수차례 건너고 몸을 녹이는 동안에도 부엉이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 목적지로 가려면 녹기 시작한 빙판을 스노모빌로 건너야 할 만큼 여정은 험난하다. 고된 하루의 끝에는 낯선 눈으로 바라보는 지역민과 보드카 술자리, 추위와 피로가 기다리고 있다. 탐사대의 목적이 복수가 아니라 보호라는 것만 빼면, 부엉이를 좇는 이 여정은 차츰 <모비딕>의 항해가 되어간다.
그러나 이 인내의 시간은 초보 탐사자인 저자에게 부엉이를 마주하기 위한 조건, 즉 자연을 읽는 준비 기간이기도 했다. 독자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적 사건들의 배경으로 이름만 들어온 연해주가 생태적으로 어떤 곳인지, 과학자들이 오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보호종을 보호하려면 어떤 복잡한 노력이 필요한지 하나씩 알게 되었다. 물고기잡이부엉이처럼 어떤 존재를 사라질 위기에 이르러서야 알게 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이 위태로운 동물을 지키기 위해 힘들고 더딘 고난을 무릅쓰는 이야기에서 희망도 느꼈다. 자연에 대해 더 알게 된 것이 사라져가는 야생 지대를 향한 관심을 거꾸로 조금씩 늘려나가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탐사대가 서식지를 알아둔 것에 의미를 두고 첫 탐사를 마무리할 무렵, 100m 전방에 선물처럼 물고기잡이부엉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성실한 연구자들은 다음 시즌에 드디어 포획에 성공한다. 포획 이후에도 이 보호종에 대해 모르는 것은 여전히 많다. 얌전히 연구에 응하다가 손에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물고기 사냥터를 만들어두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초반에 성별조차 구별할 수 없어 시행착오를 거듭하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지식을 쌓아간다.
오늘날 우리가 자연에 대해 아는 많은 지식이 식민지를 건설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자연에 대한 앎은 자연을 파괴해온 문명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한편에는 숲을 헤매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인간의 지식을 다른 한 종을 보호하는 데 쓰는 연구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숙연해졌다.
서울에서 불과 몇 시간 거리에 있는 이 소중한 야생 지대를 미국과 연해주를 오가며 몇 년씩 고생한 한 탐험가의 기록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과학자만이 쓸 수 있는 문학, 존재하는 것을 겸허히 기록한 문장을 읽으며 또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세상에 대해, 자연에 대해 나는 뭘 알고 있었던가!

글. 김목인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른다. 영미 문학 번역가이기도 하다.





Movie
주인공 필 버뱅크의 검은 집

영화를 본 후 좋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인물이 매력적인 경우, 공간이 매력적인 경우다. 이야기 자체가 좋은 경우도 있는데, 인물과 공간이 좋으면 이야기는 웬만하면 별문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의 한 장면.

영화의 대사와 장면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 보긴 봤는데 인물도, 공간도 별로라 기억이 희미해진 경우다. 시각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에 별 볼일 없는 것까지 일일이 기억하며 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파워 오브 도그>는 드물게 인물도, 공간도 좋은 영화다. ‘개의 힘’이라는 제목의 의미도 궁금하고 묘한 분위기의 포스터도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왠지 사전 검색 없이 봐야 할 것 같아 식구들 모두 잠든 늦은 밤 다락방에서 넷플릭스를 켰다. 대략 20분이 흘렀을 때 예상한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감성과 이성이 교차하는, 거칠지만 섬세한, 공존하기 쉽지 않은 대비되는 요소들이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인물의 복잡한 마음을 풍경과 공간의 힘으로 덧칠하는 감독의 재능이라니! 진짜 중요한 것은 언제나 그렇듯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아름답고 서늘한 서스펜스 드라마였다.
배경은 1920년대 미국 몬태나인데, 촬영지는 제인 캠피언 감독의 고향 뉴질랜드의 센트럴오타고 지역이다. 원작의 현실적 재현보다는 감독 자신이 상상한 저택 이미지, 그리고 잘 어울리는 풍경을 찾는 것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원작의 공간 역시 그만큼 이야기에서 중요한 요소였다는 반증도 된다. 감독 입장에서는 인물을 묘사하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치 건축가처럼 목장이 들어설 대지를 물색하고, 풍광에 대비되는 저택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내부 공간은 더 섬세한 음영 조절을 위해 실내 세트를 만들어 영상을 찍었다.
광활한 초원과 고독하고 억센 산맥이 교차하는 풍광 속에 버려진 고목 등걸 같은 버뱅크 형제의 저택이 있다. 야생의 활력이 느껴지는 밝은 바깥과 달리 어둠이 짙게 드리운 저택은 주인공 필 버뱅크의 복잡한 심정처럼 비밀스러움을 간직한 집이다. 종종 영화에서 공간은 주인공의 내면과 극의 주제를 비유하는 기재로 작동하는데 <파워 오브 도그>의 저택만큼 극의 동력으로 건축물을 교묘하게 사용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흑갈색 스테인을 잔뜩 발라놓은 집의 표면은 흙먼지 날리는 땅의 질감과 유사해 마치 땅과 집이 하나로 연결된 유적처럼 읽힌다. 벽면 넓이에 비해 창이 작아 저택의 입면은 사람 사는 살림집이 아니라 성곽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감독은 이것이 탈색된 과거에 대한 은유랄까, 서부 시대의 종말처럼 읽히길 바랐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필 버뱅크의 어둡고 불안한 인생사를 표현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집 내부는 마치 창이 없는 공간처럼 빛이 통제되는 갈색 색조 탓에 공간 전체가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다. 오가는 동선에는 별도의 조명이 없어 대사를 말하는 인물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실내 장면이 주로 인물의 뒷모습과 옆모습, 그림자를 좇아 갑갑한 느낌이 드는데, 그 느낌이 필 버뱅크의 실제 마음이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집 밖에서 터프함 그 자체인 상남자 필 버뱅크는 집 안에선 어둠의 은둔자처럼 빛 없는 공간에서 피곤한 눈빛으로 살아간다.
매사를 공간과 건축의 문제로 엮어 생각하는 것이 직업병이다 보니, 극 후반부에서 무너져가는 필 버뱅크의 인생이 안쓰러웠다. 최소한 침실 벽 마감이라도 밝고 환한 스타일로 바꾸고 시원한 바깥 풍경 조망이 가능한 수평 창 하나라도 냈다면 자초한 비극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역시 어둡고 답답한 집에서 살면 될 일도 안 되고, 사람 마음은 병이 든다. 물론 공간 하나가 삶 전체를 지배하진 않겠지만, 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삶은 없다. 허무한 필의 죽음에 마음이 동요된 까닭에 영화가 끝난 후 그가 바란 집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는 인내심이 대단한 남자였지만 참고 견디기만 하는 삶은 겉은 멀쩡해도 속은 곪기 마련이다. 그에게 집은 인내와 극복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어둡고 불길한 집을 그는 참고 견디며 살아왔다. 스위트 마이 홈에 대해 한 번이라도 꿈꿨다면 그에겐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서서히 죽어가는 삶을 살던 필이 없어진 후 그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 인생이란 장애물을 계속 제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믿는 피터라면 불길한 집을 그대로 두진 않았을 텐데. 궁금하다. 남은 세 사람의 집은 어떤 모습일지.

글. 최준석 건축사사무소 나우랩(NAAU LAB)을 운영한다. 얼마 전 에세이 <집의 귓속말>을 발간했다.





Culture
일상의 새로운 발견, 스몰 토크

작은 대화가 불러오는 생활의 큰 변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한 장면.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면 주인공이 평생 사랑한 사람을 찾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름도 모르는 처음 본 이들이지만, 주인공 포레스트는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를 건네며 대화를 시작한다. 그의 짧은 이야기는 미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을 관통하며 한 남자의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관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그런 대화를 미국에서는 ‘스몰 토크’라고 한다. 스몰 토크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처럼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사람과의 관계를 풍부하게 하는 양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스몰 토크는 학교나 직장 생활, 연애나 비즈니스 관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기능을 한다.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생활의 리듬 같은 것. 이 리듬을 잘 타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존경과 인정을 받는다. 직장에서 스몰 토크를 잘하는 사람이 대인 관계가 좋은 것은 물론, 업무 성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 미국 서점가에서 스몰 토크를 연구한 책이나 스몰 토크를 잘하는 비법을 담은 책이 인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한국인은 스몰 토크 같은 비격식적 대화에 서툰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국인과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한국에 오래 산 외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인은 격식에 얽매이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말한다. 만나보면 유쾌하고 솔직한 기분파가 많은데, 첫인상이 딱딱하고 무섭게 느껴진다는 거다. 낯선 사람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미소를 짓는다든가, 누군가 재채기를 할 때 ‘블레스 유(Bless you)!’라고 외쳐주는 센스는 그들 입장에서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다. 해외 영업이나 마케팅 부서 사람들이 스몰 토크 소재를 메모해 들고 다니는 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가 스몰 토크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스몰 토크를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스피킹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건 열린 사고방식이다. 타인에 대한 관심,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가 여기에 해당한다. 역설적이지만 말을 잘하려면 우선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에겐 나르시시즘적 욕망이 숨어 있어 사소한 대화를 할 때도 남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이나 생각을 앞세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인기 있는 경우는 드물지 않은가. 현대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어느 집단에나 스며들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다. 스몰 토크는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대화의 중심에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성이 있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고 잊지 못할 인상까지 남길 수 있는 스몰 토크는 일상의 작은 마법과도 같다.
SNS가 발달하며 겉으로는 대인 관계가 다양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혼밥’이나 ‘혼술’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데에서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의 실체를 접하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고독감은 한층 강화된다. 은퇴 후에는 직장이나 모임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서다. 하지만 그럴수록 타인과 교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몰 토크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해외 작가는 나이가 들며 사람 사귈 기회가 줄자 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낯선 사람에게 길 물어보기. 길을 묻고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으면 대부분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동행해주었다고 한다.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은 고작 2~3분.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누며 작가는 세상을 간접 체험했다. 젊은 여성 특유의 정서나 말투를 배우기도. 이는 그의 글이 계속해서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비결이기도 하다. 노년의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이처럼 스몰 토크에 특별한 법칙은 없다.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스몰 토크를 통해 삶을 발전시킬 수 있다. 혹시 아나? 보잘것없어 보이는 스몰 토크가 인생을 바꾸는 새로운 기회가 될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세상의 주인공은 언제나 당신 자신이 될 것이다.

글. 김덕영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자 작가. 2020년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선보였다.





Fashion
에이린 로더의 햄프턴 룩

여름이면 억만장자 상속녀 에이린 로더가 사랑하는 휴양지 햄프턴 스타일이 떠오른다.



에스티 로더의 손녀 에이린 로더.

에이린 로더(Aerin Laude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스메틱 그룹 에스티 로더의 스타일 & 이미지 디렉터다. 또한 본인의 이름을 내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이린(Aerin)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녀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는 에스티 로더의 기업명은 그녀의 친할머니 존함을 딴 것으로, 집안 대대로 이어온 대표적 패밀리 비즈니스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억만장자 상속녀’라는 타이틀이 익숙한 그녀는 뉴욕에서 자란 다른 상류층 인사와 마찬가지로 매년 여름 방문하는 이스트햄프턴에 아름다운 저택이 있다. 1930년대 그리스 스타일로 개조한 저택으로, 친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이다. 햄프턴은 미국 부호의 별장이 많은 휴양지로 유명한 바닷가 마을이며, 그녀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이린 숍도 그곳에 있다. 에이린에는 그녀의 일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패션과 뷰티, 홈 데코,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가득하다. 그녀 자체가 브랜드 에이린인 셈이다.
뉴욕에서 생활할 때는 스텔라 맥카트니의 모던한 블레이저나 화려한 드레스, 블랙 & 화이트의 시크한 룩을 입기도 하지만 햄프턴에서는 반대다. 네이비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바랜 듯한 카키색 쇼트 팬츠를 입고 유유자적 해변가를 산책하기도 하고, 화이트 팬츠에 블루 셔츠를 걸치기도 한다. 화이트는 햄프턴 룩의 기본 컬러로, 그녀는 올 화이트 룩이나 화이트 리넨 드레스 또는 화이트 상의에 화이트 팬츠 차림을 즐긴다. 다만 심플한 스타일에는 액세서리로 힘을 싣는다. 골드 이어링이나 뱅글처럼 다소 과감한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편이다. 앤티크하면서도 럭셔리한 수잔 벨페롱(Suzanne Belperron) 주얼리를 좋아한다.
비치 라이프의 필수품 스트로 해트도 빠뜨릴 수 없는 그녀의 애장품. 햄프턴 저택 입구에는 스트로 해트 컬렉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디자인의 스트로 해트를 진열해놓았다. 또한 엠브로이더리 패턴이나 펀칭을 더해 자유로운 보헤미안 무드의 미니드레스나 블라우스도 즐겨 입는다. 에스닉한 자수 드레스로 유명한 브랜드 비타 킨(Vita Kin) 드레스도 좋아하는데, 청량감이 느껴지는 플로럴 원피스를 입고 야외에서 티타임을 즐기기도 한다. 사실 알록달록한 원색보다는 자연의 색감을 담은 하늘빛이나 나뭇잎 패턴 드레스 역시 대표적 햄프턴 스타일이다.
저녁에 즐기는 칵테일파티에서도 플로럴 프린트 드레스를 입는데, 낮에 입는 드레스보다는 조금 더 은은하거나 화려한 무드로 요한나 오르티즈(Johanna Ortiz),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 발렌티노(Valentino),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여러 패션 잡지에 등장하곤 했다. 빈티지 드레스는 주로 조이 뵐퍼(Joey Wölffer) 부티크에서 구입한다고.
패션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도 주목을 받는 그녀이기에 여러 차례 잡지에 소개된 햄프턴 저택에서의 일상은 수많은 여성이 부러워할 정도로 한순간 한순간이 ‘화보’다. 사실 요즘은 여행을 일상처럼 즐기는 시대다 보니 여행 온 것처럼 대놓고 꾸미는 관광객 룩은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에이린 로더의 햄프턴 룩처럼 좋은 소재의 심플한 아이템에 액세서리를 매치해 스타일에 조금 활력을 더한다면 고급스러우면서도 내추럴한 리조트 룩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글. 장은정 플랜제이(Plan J)를 운영하는 스타일 컨설턴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이소영(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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