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도 예술이 되나요?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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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2

애니메이션도 예술이 되나요?

애니메이션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제23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프로그래머 추천 작품 중 하나인 펠릭스 뒤푸르-라페리에르 감독의 [아치펠].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에 오른 수작이다.

애니메이션도 예술일까? 이동기와 옥승철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얻는 미술가도 많고, 만화로 작업을 시작한 김정기, 제임스 진(James Jean) 작가는 세계 각국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웹툰 작가 주호민이 참여한 서울시립미술관의 [호민과 재환]전이 막을 내렸고, 20세기 초반 애니메이션을 다룬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전은 9월 26일까지 만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미술뿐 아니라 영화, 패션, 음악 같은 다양한 분야와 협업 중이며 이것이 우리가 제23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BIAF는 아시아 유일의 아카데미 공식 지정 국제영화제라는 점에서 공신력을 인정할 만하다. 그간 아시아 최고 축제로 꼽힌 히로시마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지난해에 없어지면서 BIAF가 대표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는 것. 공식 지정 영화제답게 BIAF 단편 대상 수상작은 자동으로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가 된다. 그렇게 2020년 대상 수상작 [지니어스 로시]가 2021년 아카데미 단편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BIAF 수상 작품이 추후 다른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는 경우도 많아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BIAF는 유럽과 미주의 페스티벌과는 다른 지역적 개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특히 아시아 작품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2017년부터 단편 작품 제작을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우리나라 단편 섹션을 대폭 확대했다.
김성일 수석 프로그래머는 BIAF의 심사위원은 모두 현장에서 활동하는 감독과 프로듀서라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올해의 단편 심사위원인 아드리앙 메리고, 송시치, 롱 디앙스는 모두 아카데미 영화제 회원이자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이력이 있는 실력파 감독 또는 프로듀서다. “국제 경쟁 부문 심사를 위해 매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방한하고 있습니다. [인어공주]와 [알라딘]의 존 머스커 감독, [벨빌의 세 쌍둥이]와 [일루셔니스트]의 실뱅 쇼메 감독 등이 특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해의 심사위원장은 [도라에몽]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이 맡았다. 더불어 와타나베 감독은 [원령공주]의 고니시 겐이치 캐릭터 디자이너와 손잡고 이번 BIAF의 트레일러를 만들어 흥미롭다. 지난해에 와타나베 감독이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 [해수의 아이]를 모티브로 새로 구성한 아름다운 영상이다.





지난해의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 기념 프로그램에 이어 올해는 한국·벨기에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벨기에 작품을 상영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는 김혜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클라이밍].

올해 국제 경쟁 부문 본선에 오른 90여 편은 팬데믹 시국이 반영되어서인지 어두운 주제의 작품이 많다. 하지만 사회를 비판하고 좌절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희망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이 많다니 한층 기대된다.
장편 부문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펠릭스 뒤푸르-라페리에르(Félix Dufour-Laperrière) 감독의[아치펠(Archipel)]이다. 아시아 최초 공개인 데다, 초현실주의 내레이션이 돋보이는 수작이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단편 부문에서는 2007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페르세폴리스] 제작진이 만든 신작 [메탈로(Metallo)], 2021년 베를린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된 니콜라스 케펜스(Nicolas Keppens) 감독의 [이스터 에그(Easter Eggs)], 아카데미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된 에릭 오 감독의[나무], 임채린 감독의 [아이즈 앤 혼즈(Eyes and Horns)] 등이 주목할 만하다.
장・단편 경쟁작 상영뿐 아니라 마스터 클래스도 기대할 만하다. 마스터 클래스는 애니메이션 애호가뿐 아니라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뱅자맹 르그랑은 [설국열차]의 작가이자 BIAF 2015 개막작 [에이프릴과 조작된 세계]의 원작자다. 그의 SF 세계관과 작품 철학에 대해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
벨기에ㆍ한국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애니메이션 상영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한국계 벨기에인인 융 헤넨 감독이 심사위원이자 공로상 수상자로 축제에 참여한다. 벨기에는 소년 기자 ‘땡땡(TinTin)’ 캐릭터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강국이다. 융 헤넨 감독은 BIAF 2013 개막작 [피부색: 꿀]로 이미 우리나라 관객에게 인사했고, 봉준호 감독이 그의 빅 팬으로 알려져 있다.
미술과 애니메이션 애호가는 각각 겉보기에는 완전히 다른 성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화에 움직임을 더하면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이 되니 두 장르를 완전히 떼어놓고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6년 BIAF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손 없는 소녀]의 세바스티앙 로덴바흐 감독은 2019년 경기도미술관에서 작품 전시를 선보였고, 2019년 대상 수상자인 [환상의 마로나]의 안카 다미안 감독도 일민미술관에서 애니메이션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특히 주목받는 단편 감독 중엔 회화 전공자가 많고, 대개 미술에서 애니메이션 영역으로 옮겨가다 보니 회화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기법인 페이퍼컷, 스톱모션 등에서도 회화의 특징이 돋보인다. 예술성 있는 작가가 미술로 시작해 애니메이션 작업을 이어가다 보니 미장센이나 구도, 색감과 질감 등에서 미술 애호가를 매혹할 만한 놀라운 감각을 발견하게 되는 것. 김성일 수석 프로그래머는 “신은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이 자신을 복제하고 싶은 욕망으로 어떠한 대상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애니메이션’의 어원”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MZ세대가 즐겨 보는 웹툰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도 BIAF에서 꾸준히 상영하고 있고, 애니메이션 [노블레스]를 처음 상영하기도 했다. 최근 인기 높은 웹툰 [유미의 세포들]도 지난해에 그라운드시소에서 전시를 연 것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니, 추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된다.
BIAF는 매년 K-팝 스타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미술관 전시에 관심을 보이며, 다른 장르 마니아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21세기는 모든 장르의 예술이 소통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시대다. 가능한 한 새로운 분야를 접하고, 즐거운 자극을 만끽하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과 CGV부천에서 또 다른 장르의 예술 작품을 만나보자. 온라인 예약과 현장 발매 모두 가능하다.





단편 심사위원인 송시치 감독. 3인의 단편 심사위원은 모두 아카데미 영화제 회원이자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이력이 있는 실력파 감독 혹은 프로듀서다.





BIAF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부천 한국만화박물관과 CGV부천에서 만날 수 있다.

 

에디터 이소영(프리랜서)
사진 제공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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