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폴센을 경험하는 공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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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4

루이스 폴센을 경험하는 공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모노 스토어를 오픈한 루이스 폴센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 입구 모습. 1960년대 박스를 만들던 공장을 레노베이션한 곳으로, 지붕을 지탱하는 서까래와 대들보에 북유럽을 대표하는 조명이 어우러져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빛바랜 공장형 건물과 노후된 주택이 촘촘히 늘어선 좁은 골목에 새하얀 벽돌 건물이 오롯이 서 있다. 낡음 사이 마주한 새로움에 눈길이 가고, 건물 밖으로 툭 튀어나온 유리관 너머 커다란 조명이 매달린 모습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문다. 의외의 장소에서 마주한 감성적 공간 디자인에 탄성이 절로 나오는 이곳은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다. 그간 루이스 폴센은 여러 리빙 편집숍을 통해 제품을 소개했지만, 단독 스토어는 없던 상황. 한국 시장에서 루이스 폴센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모노 스토어를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선보였다. “덴마크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화려함과 달리 겸손한 럭셔리를 추구합니다. 예술과 스트리트 문화가 공존하는 성수동이야말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완벽한 지역이죠.” 루이스 폴센 박성제 코리아 디렉터의 설명이다. 그의 안내에 따라 내부로 들어가기 전, 바깥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마당에 마련한 작은 정원에 루이스 폴센의 야외 조명을 세팅한 것. 루이스 폴센이 야외 조명을 선보인다는 사실이 생소할 수 있으나, 덴마크에서는 몇몇 지역의 공식 가로등으로 쓰일 만큼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격자 세공으로 매력적인 빛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가로등 LP 네스트부터 움푹 파인 홈으로 빛을 하향 조사하는 정원 조명 플린트 볼라드까지, 낯설지만 흥미로운 야외 조명을 구경하며 루이스 폴센의 숨은 면모를 발견했다.





왼쪽 초박형 와이어로 고정한 플로팅 전등갓이 허공에 맴도는 것처럼 보이는 이니그마 425.
오른쪽 커다란 테이블 위로 형형색색의 PH5 조명을 세팅했다.

클래식과 모던이 공존하는 공간
커다란 문을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PH 아티초크 3인방이 미려한 빛을 발산하며 환영의 인사를 건넨다. 그 옆에서는 세 가지 컬러의 판텔라 미니와 AJ 테이블 미니 조명이 차례로 반긴다. 천장의 나무 구조물을 그대로 살려 예스러움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는 1960년대 박스를 만들던 공장을 레노베이션한 곳으로, 60여 년의 세월을 견뎌낸 그 시절의 건축양식에 경탄이 쏟아진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한옥을 떠올릴 수 있지만 옛 어른들이 공장에서 일하며 치열하게 꿈을 키운 산업화 시대를 생각했죠. 성수동은 과거 산업이 발달하던 시절의 공장과 장비를 그대로 보존한 곳이 많아 과거 모습과 현재의 발전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곳이에요. 천장의 나무 골조나 물탱크 등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루이스 폴센 조명을 통해 모던함을 보여주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죠.”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쌓인 채 지붕을 지탱하는 서까래와 대들보에 북유럽을 대표하는 조명이 어우러져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간이 주는 미감을 체감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한쪽에 갤러리처럼 루이스 폴센의 조명을 전시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연대별, 디자이너별로 제품을 진열한 것이 특징. 우선 벽면을 따라 루이스 폴센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폴 헤닝센의 1920~1950년대 초기 작품을 볼 수 있다. PH 스노볼은 물론 PH 4 1/2-4 등을 천천히 감상하다 보면 아름다움과 기능을 온전하게 조화시킨 폴 헤닝센의 철학이 느껴진다. 안쪽은 아르네 야콥센의 AJ 플로어, VL38 플로어, 두-왑, 판텔라 테이블 그리고 비교적 근래 작품인 오이빈 슬라토가 디자인한 파테라 펜던트와 클라라 폰 츠 바이 즈베르가 만든 써크 등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공간. 눈에 익은 제품도 있지만 생경한 조명도 눈에 띈다. 하지만 갤러리의 작품 설명처럼 조명마다 디자이너와 사이즈를 적어둔 설명표가 도움이 될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듯 이곳을 둘러보면 루이스 폴센 조명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훑을 수 있다. 왼쪽으로는 VIP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마련한 기다란 테이블이 자리한다. 그 위로 로즈, 레드, 블루, 오렌지 등 일곱 가지 컬러의 PH5 조명이 형형색색 예술 작품처럼 매달려 특유의 조형미를 뽐낸다. “PH5는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입니다. 물론 루이스 폴센의 대표작이기도 하고요. 국내 고객에게 이 조명을 왜 구입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예뻐서’라고 대답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빛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폴 헤닝센은 1926년 PH 조명을 처음 출시했다. 그는 눈이 부시지 않은 조명, 즉 안티 글레어 시스템을 대중화한 인물이다. 조명을 이야기할 때 부드러운 빛을 내는 방법으로 디퓨징(defusing)과 반사(reflection)를 언급하는데, 디퓨징은 필터링을 통해 고운 빛을 얻는 방식이며, 반사는 여러 개의 셰이드를 통해 빛의 반사와 굴절을 거쳐 부드러운 빛을 얻는 것이다. PH5는 반사와 굴절을 활용한 표본적 모델이다. 3개의 셰이드가 점점 작아지면서 차례로 중첩되고 최상부에 한 장의 갓이 위를 향해 달린 단순한 구조지만, 내부 광원에서 시작된 빛이 반사를 거쳐 각 셰이드의 틈새로 새어 나가 고르게 퍼지며 주변을 은은하게 밝힌다.





위쪽 벽돌이지만 일부는 알루미늄으로 마감하고 처마를 낸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 외관.
아래쪽 알바르 알토 스툴 60을 세팅해 강연을 진행하는 공간.





왼쪽 루이스 폴센 조명을 전시한 공간에서 톨보드 펜던트와 AJ 이클립타, AJ 플로어 램프 등을 볼 수 있다.
오른쪽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라운지 공간.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는 공간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는 공간과 그 안에 세팅한 조명만 구경한다면 금세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숨은 디테일을 탐닉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무르게 될 것이다. 안쪽으로 탁 트인 공간을 활용해 알바르 알토의 상징적 제품인 스툴 60을 세팅했다. “빛의 활용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강연이 이뤄지는 곳이에요.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는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렉처를 통해 디자이너의 의도를 알리며 조명의 활용법을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합니다.” 박성제 지사장은 조명과 빛의 가치, 루이스 폴센의 대표 디자이너, 덴마크 가정집에서 빛의 활용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렉처 공간 뒤로 아늑한 라운지가 자리하는데, 계단을 이용해 0.5층 내려가야 하는 낮은 지대에 마련했다. 조명을 모두 동일 선상에 세팅하면 지루할 것 같아 높이를 달리한 것이라고. 커다랗게 낸 유리창 아래쪽 벽면은 화이트 타일을 붙이고 임스 체어를 두어 덴마크의 어느 가정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웨덴의 도예가 아누 모세르(Anu Moser)가 2002년에 디자인한 모서 펜던트 15개를 높낮이를 다르게 배치한 것도 특징. 의자에 앉아 조명을 올려다보면 부드러운 빛을 머금은 물방울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가장 추천하는 공간은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의 OE 콰시를 설치한 입구 쪽 유리관입니다. 폴리카보네이트와 알루미늄 소재의 조화가 멋스러운 조명이에요. 바깥을 향해 전진 배치한 이유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유리관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은은한 빛이 어우러져 감성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석양이 질 무렵 채도가 낮아진 바깥 풍경과도 환상의 조화를 이루죠. 누구든 계단에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거예요.” 실제로 취재하는 날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차분하게 내려앉은 어둠과 그윽한 빛을 머금은 조명, 그 아련한 분위기에 취해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외관은 벽돌이지만 일부는 알루미늄으로 마감하고 처마를 낸 것도 이처럼 감성적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긴 테이블에 앉아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면 알루미늄 처마를 타고 타닥타닥 떨어지는 빗소리가 운치를 더해 특별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PH5가 선사하는 고운 빛도 함께 즐기며. 그간 리빙 편집숍에서 마주한 루이스 폴센은 가구와 함께 세팅해 제품을 면밀히 감상하며 경험할 기회가 적었다. 한데 이곳에선 PH 아티초크 층층의 잎을 관찰하며 어떻게 빛을 발산하는지 살펴보고, 아르네 야콥센의 AJ 이클립타가 건축물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빛의 본질을 꿰뚫은 루이스 폴센을 통해 좋은 조명이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왼쪽 루이스 폴센 박성제 코리아 디렉터
오른쪽 입구 쪽 유리관 안에 설치한 OE 콰시.

루이스 폴센 박성제 코리아 디렉터
루이스 폴센 직원 중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들었다. 레고와 스와치 그룹을 거쳐 루이스 폴센에 들어간 계기가 있나? 8년 동안 레고에서 일했기에 덴마크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시계업계에서 일하면서도 ‘10여 년이 지난 덴마크는 또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다. 공간에 관심이 많았는데, 더 좋은 공간을 만드는 필수 요소가 조명이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그간 한국 시장에서도 여러 편집숍을 통해 루이스 폴센 조명을 만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루이스 폴센 코리아를 설립함으로써 한국 시장에서 추구하는 바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루이스 폴센은 ‘핫하지만 힙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편집숍을 통해 만날 수 있었지만 여러 브랜드와 섞여 있거나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디자이너별·연대별로 조명을 세팅하면서 조명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여러 방식으로 조명을 사용하는 법을 ‘공유’함으로써 조명과 빛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싶다. 덴마크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른데, 루이스 폴센이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 방식이 있나? 우리 목표는 국내 고객이 ‘빛이 아름다워서’라는 이유로 루이스 폴센 조명을 구입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조명을 구입하고 정해진 위치에 설치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조명을 찾아주고 올바른 조명 사용법을 알릴 것이다.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고객과 만나 소통할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루이스 폴센 스토어 성수가 고객에게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가? 조명 디자인을 감상하기보다는 빛의 활용법을 제대로 알고 좀 더 재미있게 조명을 사용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조명을 잘 설치한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 주관적 취향을 잘 표현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일반화된 레이아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공간, 쉬는 공간 등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에 어울리게 조명을 가장 좋은 위치에 설치해 빛을 즐기는 것. 물론 주관적 취향을 가지려면 조명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조명의 주관적 취향을 갖게끔 교육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조명 인테리어를 고심하는 고객에게 알려줄 만한 팁이 있다면?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므로 어떤 공간에 얼마나 오래 머물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 뒤 펜던트·테이블·플로어 조명 중 선택한다. 또 먼저 자신과 맞는 디자이너를 고르면 좀 더 취향에 가까운 조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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