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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9

쇼는 계속된다

태양의 서커스 이사회 부회장 다니엘 라마르가 이야기하는 창조성의 힘 그리고 <루치아>.

위쪽 <루치아>. 사진 마스트인터내셔널
아래쪽 <뉴 알레그리아>. 사진 마스트인터내셔널

지난해 가을 <뉴 알레그리아> 개막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 당당하게 들어선 빅탑(Big Top)이 태양의 서커스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듯했다. 2020년 초까지 전 세계 44개 공연을 선보이며 연 매출 10억 달러, 수익률 20%에 이르던 태양의 서커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공연이 중단되며 파산 위기에 몰렸다. 다니엘 라마르(Daniel Lamarre)가 차근차근 다져온 창조성의 기반이 없었다면 라이브 엔터테인먼트계 거인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팬데믹 기간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티스트를 위한 무대를 만드는 데 큰 자부심이 있었는데, 직원 5000명 중 95%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다행히 태양의 서커스의 본질을 알아본 투자자의 인수 문의가 이어졌고,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으며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 태양의 서커스는 어느 때보다 잘하고 있어요. 경영 구조를 다시 생각하고, 마케팅 전략을 개선하며 콘텐츠 제공자로서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라마르는 2001년만 해도 공연 수가 7개에 불과했던 태양의 서커스를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키운 주인공이다. 의외로 그는 태양의 서커스에 합류하기 전 PR과 미디어 분야의 잘나가는, 그러나 전형적인 비즈니스맨이었다. “캐나다 퀘벡 방송사 TVA 그룹 CEO로 일하던 2000년 겨울에 태양의 서커스 창시자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에게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는 모험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열망이 피어오르더군요. 대담한 결정이었고, 스스로 많은 변화를 이루어야 했습니다.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 옷 입는 스타일까지요.” 서커스에 섹시함을 가미한 <주매니티>, 이동식 무대를 적용한 <카>, 스팀펑크 테마의 <큐리오스: 호기심의 상자> 등 그를 거친 개성 넘치는 공연은 두 손에 꼽기도 어렵다. “비틀스의 음악을 그려낸 <비틀스 러브>,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받은 <토루크 – 첫 번째 비행>이 유독 기억에 남아요. 폴 매카트니, 제임스 캐머런 등 살아 있는 전설과 일할 소중한 기회였는데, 그만큼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복잡한 협상 과정을 거쳐야 했죠. 열정뿐 아니라 겸손함과 인내심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웃음)”
한 번이라도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봤다면 이들이 전통적 서커스를 선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보다는 연극, 음악, 콘서트 등 다양한 양식을 융합한 새로운 종합예술에 가깝다. “기대를 넘어서기 위해선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직원들이 창조성을 잃지 않도록 여건을 보장하고, 누구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독려하는 이유죠.” 빛나는 창조성을 위해 태양의 서커스는 IT 기업처럼 연구 개발 전담 부서를 운영한다. 그중 한 팀인 트렌즈 그룹(Trends Group)을 예로 들면 이들은 지금도 음악, 패션, 건축, 게임 등 모든 문화 부문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재를 찾아 전 세계를 뒤지고 있다. “지난해엔 장기 성장을 고려한 사업 개발, 파트너십 전략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그로스 디비전(Growth Division)을 신설했습니다. 지난 40년간 태양의 서커스가 탁월한 라이브 경험을 제공해왔다면,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많은 사람과 혁신적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미 지난 7월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태양의 서커스 타이쿤’이라고 명명한 몰입형 경험을 선보였고, 내년에는 LED 돔을 이용한 새로운 공유 현실 경험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는 창조성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창조성 없이는 비즈니스도 없습니다. 어떤 분야든 고객이나 소비자를 돕기 위한 새로운 일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요? 비즈니스를 밑바닥부터 완전히 다시 창조해 가능성 범위를 확장해야 합니다. 창조성에 주의를 기울이며 새로운 영역으로 꾸준히 나아가면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거든요.”





다니엘 라마르.

반가운 소식 하나. 올해도 잠실종합운동장에 빅탑이 세워진다. 스페인어로 ‘빛(luz)’과 ‘비(lluvia)’의 소리를 합친 단어이자 타이틀인 <루치아>(10월 25일~12월 31일)는 멕시코의 문화, 자연, 신화를 놀라운 시각적 경험과 매혹적인 곡예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태양의 서커스 정점에 선 공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쾌한 라틴아메리카 분위기의 음악, 동물 코스튬 등이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죠. 빅탑 투어 공연 최초로 애크러배틱 퍼포먼스에 물을 활용한 것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시어 휠(Cyr Wheel) 아티스트들은 빗속에서 구르는 전례 없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공중그네에 매달린 에어리얼리스트가 회전과 함께 쏟아지는 비를 뚫고 비행합니다. 넘치는 예술성 그리고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여 이번 서울 공연 관람 기회를 놓치더라도 실망하지 말 것. 쇼는 부산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도시로, 지난여름 MOU를 체결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걱정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루치아>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데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 <루치아>를, 또 앞으로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누가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태양의 서커스 공연은 모든 연령층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말’이라는 요소를 포함하지 않아 오히려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대신 다른 모든 게 있죠. 애크러배틱, 소리, 조명, 코스튬, 스토리텔링, 비주얼까지. 편하게 보러 오세요. 단 한 사람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 자신 있습니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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