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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2

두 작가의 자전적 대화

회화 작가 진 마이어슨과 조각가 안데르스 크리사르의 2인전이 열린다.

Anders Krisar, M(girl), 155.5×70.2×16.2cm, Acrylic Paint on Polyester Resin and Fiberglass, Polyurethane, Oil paint, Screw Eyes, Steel Wire, Wire Lock, 2014-2015.





Jin meyerson, The Impotence of Fire 3.0, 134×160cm, Oil on Canvas, 2021.





Jin meyerson, Genealogy 3.0, 130×162cm, Oil on Canvas, 2021.

국적, 거주지가 다른 두 작가와 큐레이터의 만남입니다. 서로의 작업에서 어떤 영감을 받아 함께 전시를 열게 되었나요.
평행선을 달리던 안데르스와 제 작업은 세실리아의 큐레이션에 의해 한곳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안데르스의 작품을 보고 한국인의 정서인 ‘한’을 떠올렸습니다. 그의 작품은 저로 하여금 정의할 수 없는 여러 감정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안데르스 저는 진의 작업을 존중합니다. 그의 한국 스튜디오를 방문해 실제로 작품 앞에 섰을 때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그는 제가 느낄 수는 있지만 시각화할 수 없던 것을 회화로 표현했더군요.
세실리아 우리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정신적으로 함께 있습니다. 저는 두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본 순간 제 안에 숨어 있던 기억과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감상을 작가들에게 전달했어요.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바라본 제 심리학적 분석에 큰 관심을 가졌고, 함께 ‘Two Fold’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스웨덴 크프힐(CFHILL)에서의 첫 전시에 이어 올해 한국에서 두 번째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쁩니다.
[Two Fold] 전 기획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 두 작가를 연결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실리아 제게 [Two Fold] 전의 목적은 작가들의 자전적 서술인 작품을 통해 그들의 내적 대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심리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입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페르소나와 대화를 시도하며 과거를 포용하고 화해를 모색합니다. 저는 예술이란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적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우리는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하죠. 두 아티스트는 단점을 가능성으로 바꾸는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했습니다. 진과 안데르스는 각각 스웨덴과 한국 태생이라는 점, 조각가와 회화 작가라는 점, 더하는 것과 빼는 것의 작업 스타일을 지녔다는 점에서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경험에서 비롯된 강렬함을 작업에 표현하는 그들의 에너지는 서로 닮았습니다.
두 작가의 작업 출발점을 찾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안데르스 가족이란 토양과 같아 우리는 그 영양분을 먹고 자라죠. 제 부모님은 모두 정신 질환을 앓으셨고, 어머니는 약물 남용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기 때문에 저는 안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은 제 곁에 계셨지만, 한편으로는 온전히 계시지 않았죠. 저는 부모의 존재가 늘 그리웠습니다.
저는 다섯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어릴 때 가족 모두를 잃은 사람으로서 제게 가족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아직 생모, 생부를 만나고 싶은 간절함을 표현하는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언젠가 만나 식사를 하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손 잡고 “엄마 다 괜찮아,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실리아 가족은 개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하게 하는 기초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빼앗긴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있습니다. 진은 친부모의 육체를 빼앗긴 반면, 안데르스는 부모의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두 작가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우울한 그리움은 그들이 예술 작품을 통해 공동체와 연결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반영합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은 그들을 독립과 소속감 사이에서 방황하며 투쟁하도록 만들었고, 이것이 작품에서 초현실주의 미학을 이끌어내도록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데르스 크리사르의 작업에서 분할된 인체의 형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또 다루고 있는 작업의 여러 재료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데르스 제 작업은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습니다. 작업할 때, 저는 질문과 대답을 동시에 하는 대화자입니다. 제 작업에서 분할된 신체는 잃어버린 연결을 되찾고자 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손의 제스처는 새로운 연결, 다시 온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작가로서 재료에 대한 탐구는 항상 흥미롭습니다. 때로는 재료 그 자체가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든요. 예를 들어, 왁스는 우리 모두가 얼마나 취약한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금속은 작품 형태뿐 아니라 표면도 매우 정확하게 형성할 수 있죠. 대리석은 우리 피부처럼 약간 투명합니다. 대리석이 수억 년에 걸쳐 압축된 선사시대의 바다 생물로 만들어지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우리 몸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조상으로부터 온 것이거든요.
진 마이어슨의 회화 작품에 나타난 왜곡된 이미지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나요? 모티브가 되는 소재(장면)는 무엇입니까?
제 작품 속 왜곡된 이미지는 1990년대 중반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와 필터를 사용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 방식은 제 작품에 담긴 이중적 내러티브를 잘 보여줍니다. 그중 하나는 정체성과 존재감의 상실 문제를 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화의 역사를 새롭게 할 방법을 찾으려는 미술사적 탐구에 해당합니다. 미네소타의 작은 마을 반경 100마일(약 16만m²) 이내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저는 미국 문화에 억눌려 성장했다는 것을 설명할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렇기에 제 작품 속 주제와 이미지 소스는 처음에는 미국 대중문화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미식축구, H2 허머 SUV, 로라이더 및 1990년대 소비주의의 총체적 대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에 파리로 이사한 후 풍경과 재난 장면에 관심을 두고 작업했습니다. 최근에는 제 그림에서 샘플을 채취해 자전적 추상화를 생성하거나, 침실에 있는 제 아내와 딸들의 모습을 LIDR 장비로 스캔한 이미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큐레이터로서 이번 전시에서 언급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세실리아 진의 ‘Seance’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과거 상처를 아물게 하는 고향(한국)으로의 귀환을 축하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사르의 작품 ‘Untitled, 2013-15’는 어머니의 손을 붙잡는 것과 놓아주는 것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두려움을 환기합니다. 또 ‘회전’ 개념이 두 예술가의 작품에 모두 표현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안데르스의 얼굴이 그의 어머니의 얼굴 주위를 맴도는 설치 작업 ‘One as Two’ 그리고 진의 시리즈 회화 ‘Allele’에 표현된 DNA가 확산되는 듯한 이미지를 살펴보세요. 이는 작가들이 스스로의 온전함, 사랑, 수용을 되찾기 위한 끝없는 투쟁을 되풀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Two Fold’ 프로젝트의 다음 시리즈는 어느 곳에서 어떤 형태로 전시되나요?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Two Fold’의 다음 챕터는 오는 5월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지난 두 번의 전시에 대한 심리학적 관점과 해석을 추가해 학술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자아와 정체성이 예술적 표현을 통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심도 깊게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Anders Krisar, Half Torso 3, 48.8×24.3×19.4cm, Bronze (Polished Patina), 2020-2021.





Anders Krisar, Untitled #1, 26.5×16×11.5cm, Marble, 2017.





Anders Krisar, Untitled, 13.5×35×35.5cm, Polyester Resin, Polyurethane, Oil Paint, Clothes, 2012.

 

에디터 박수전(soojeunp@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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