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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6

금속 위에 수놓은 자개의 빛

전통 공예를 창조적으로 계승해온 현대 공예 작가들을 만나 장인정신을 되새기는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 그 열 번째 주인공, 금속공예가 김현주의 작품 세계.

김현주 작가와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 진행자 마크 테토.

마크 테토 작가님은 자개와 유기 등 전통 공예에 많이 쓰던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시죠. 서로 다른 소재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김현주 전통 기법으로 그릇을 만들고 있어요. 현대 공예가로서 공예가 전통에 머무르기보다 현대인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크 테토 깊은 철학이 담겨서인지 작품이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이 더 궁금하네요. 김현주 ‘리멤버’는 진주로 만든 고운 작품이에요. 타임캡슐처럼 소중한 뭔가를 담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마크 테토 작가님의 작품 소재 중 자개를 빼놓을 수 없는데, 바다의 아름다움이 담긴 듯하네요. 김현주 자개는 바다에서 오는 천연 재료인 만큼 일렁이는 파도 속에 있는 자개 이미지를 옮겨 저만의 조형 세계로 풀어냅니다. 푸른 바다 빛을 머금은 자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도 하고요.
마크 테토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김현주 저는 예전의 완성된 결과물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완성된 작품을 보면 만족스러운 한편, 부족한 점도 보이면서 ‘아, 이렇게 했으면 더 낫게 표현할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조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돌아본 뒤 연상 작용으로 드로잉을 하고 신작을 구상합니다.
마크 테토 전통적인 것에서도 영감을 받으실 것 같아요. 김현주 아무래도 그렇죠. 나주 소반 장인 김영민 선생님의 말씀 중 “헌 상이 스승이다”라는 말을 항상 되뇌이고 있어요. 선조의 정신을 답습하면서도 창조적으로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크 테토 작가님의 작품을 보니 전통 고가구에서 볼 법한 소재이면서도 기법이 조금 달라 보입니다. 어떤 기법인가요? 김현주 금태 칠 기법과 나전의 끊음질 기법을 활용합니다. 금태 칠의 경우 금속 소지에 옻칠을 발라 고온 경화 기법을 이용해 작업하고 있어요. 두루두루 열을 가한 뒤 그 위에 나전을 끊어 적용하는 두 가지 기법을 사용합니다.
마크 테토 새로운 콤비네이션이네요. 특별히 이 두 기법을 접목한 계기가 있나요? 김현주 대학교 학부부터 석사까지는 금속 위주로 작업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속 표면의 단조로움을 뛰어넘고 싶었고, 표현 기법을 연구하던 중 금속과 자개의 결합이 떠올랐어요. 각 물성을 이해하고 저만의 정체성을 담은 조형 세계를 펼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실천에 옮겼죠.
마크 테토 그렇다면 금속과 자개의 어떤 부분이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김현주 금속이나 자개는 단단하지만, 따뜻한 물에 담가두거나 열처리를 하면 유연한 형태로 바뀌죠. 이런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힘이나 불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기는 하지만, 제가 원하는 만큼만 변하거든요. 예상치 못한 변형 없이 의도한 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이 좋아요.
마크 테토 금속은 강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서로 다른 물성을 사용해서인지 부드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지네요. 김현주 저는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개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소재임이 틀림없지만, 금속으로 만든 기형 위에 자개를 자연스럽게 얹으면 그 매력이 배가되죠. 바다의 빛을 머금고 있는 자개와 금속이 자연스레 어우러지고 두 소재 중 어느 것 하나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요.
마크 테토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보통 얼마나 소요되나요? 김현주 교수가 되기 전에는 작업실이 곧 회사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작업하며 한 달 동안 한두 작품은 꼭 만들었던 것 같아요. 금속을 성형한 후 자개 끊음질 기법을 이용해야 하기에 시간이 다소 필요해요.
마크 테토 쉴 틈 없이 작업하셨겠네요. 지금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는 작가님을 보면 오랫동안 장인정신을 이어온 발베니가 떠오릅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장인정신은 무엇일까요? 김현주 감히 장인정신을 말하자면 ‘경험 축적’의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제 기술력과 작업물은 전부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를 통해 공예정신을 알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탄생한 작품에서 성취감을 얻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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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현주 작가와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 진행자 마크 테토.
자개의 푸른빛을 담은 ‘드로우 어 서클(draw a circle)’.
황동과 진주로 제작한 김현주 작가의 작품과 발베니 30년.

 

 

에디터 김혜원(haewon@noblesse.com)
사진 김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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