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밤 읽기 좋은 소설책 6권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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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선선한 가을 밤 읽기 좋은 소설책 6권

탄탄한 스토리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책을 모아봤다.

이야기는 퍽퍽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 즐거움을 나누게 하고,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 영감을 불어넣는다. 올해는 유독 대단한 이야기꾼의 신간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그중 에디터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저자의 이름만 들어도 ‘걸작’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신간 여섯 권을 추렸다. 첫 번째 작품은 <7년의 밤>, <종의 기원>, <28>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정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이다. 속도감 있는 문장, 치밀하고 정교한 플롯, 생생한 묘사가 두드러지는 작가는 이번에도 가감 없이 자신의 스타일을 한껏 뽐냈다. 그간의 작품에서 악인을 그리기 위해 ‘악의 본질’에 천착해 순도 높은 서스펜스를 보여준 그녀가 이번에는 개인의 내면에 숨은 악의 근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어두운 그림자에 초점을 맞춰 밀도 높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출판사를 통해 작가는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완전한 행복>은 주인공 ‘신유나’가 자신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누구라도 가차 없이 해치다 결국 자신까지 파멸로 이끄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은 누구라도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나’의 행복이 타인의 그것과 부딪히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한다. 작품을 읽고 나면 자기애의 늪에 빠진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생각해보게 된다. 최은영은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을 통해 슬픔을 위로하는 더 큰 슬픔이 지닌 힘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서정적이고 따뜻한 스토리를 전개해나간 작가는 지난 2019년 잠시 집필을 멈추고 숨 고르는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힘을 비축한 그녀는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1년 동안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어 장편소설로 냈다. 증조할머니부터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조명한 <밝은 밤>. 100년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관통하고, 증조할머니에서 시작해 ‘나’에 닿는 이야기, ‘나’에서 출발해 증조할머니로 향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작가는 지난 2년이 성인이 되어 보낸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은 내가 다시 내 몸을 얻고, 내 마음을 얻어 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하는 최은영이 가득 채운 물주머니처럼 뱉어낸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떠한 울림을 줄까? 한편 데뷔작 <아몬드>로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린 손원평의 신작 <타인의 집>도 화제다. 책은 표제작 <타인의 집>과 함께 <4월의 눈>, <아리아드네 정원>, <상자 속의 남자> 등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했다. 삶을 송두리째 흔든 비극을 겪은 인물을 통해 드러나는 불안한 ‘얼굴’, 그 민낯을 그린다. 때로 진실의 이면은 잔인한 데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손원평은 이번 책을 통해 장막 뒤 가려진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비극 속에도 한 줄기 빛이 있음을 강조한다.

이야기는 퍽퍽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 즐거움을 나누게 하고,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 영감을 불어넣는다. 올해는 유독 대단한 이야기꾼의 신간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그중 에디터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저자의 이름만 들어도 ‘걸작’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신간 여섯 권을 추렸다. 첫 번째 작품은 <7년의 밤>, <종의 기원>, <28>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정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이다. 속도감 있는 문장, 치밀하고 정교한 플롯, 생생한 묘사가 두드러지는 작가는 이번에도 가감 없이 자신의 스타일을 한껏 뽐냈다. 그간의 작품에서 악인을 그리기 위해 ‘악의 본질’에 천착해 순도 높은 서스펜스를 보여준 그녀가 이번에는 개인의 내면에 숨은 악의 근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어두운 그림자에 초점을 맞춰 밀도 높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출판사를 통해 작가는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완전한 행복>은 주인공 ‘신유나’가 자신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누구라도 가차 없이 해치다 결국 자신까지 파멸로 이끄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은 누구라도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나’의 행복이 타인의 그것과 부딪히는 순간 발생하는 잡음에 주목한다. 작품을 읽고 나면 자기애의 늪에 빠진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생각해보게 된다. 최은영은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을 통해 슬픔을 위로하는 더 큰 슬픔이 지닌 힘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서정적이고 따뜻한 스토리를 전개해나간 작가는 지난 2019년 잠시 집필을 멈추고 숨 고르는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힘을 비축한 그녀는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1년 동안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어 장편소설로 냈다. 증조할머니부터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조명한 <밝은 밤>. 100년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관통하고, 증조할머니에서 시작해 ‘나’에 닿는 이야기, ‘나’에서 출발해 증조할머니로 향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작가는 지난 2년이 성인이 되어 보낸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은 내가 다시 내 몸을 얻고, 내 마음을 얻어 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하는 최은영이 가득 채운 물주머니처럼 뱉어낸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떠한 울림을 줄까? 한편 데뷔작 <아몬드>로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린 손원평의 신작 <타인의 집>도 화제다. 책은 표제작 <타인의 집>과 함께 <4월의 눈>, <아리아드네 정원>, <상자 속의 남자> 등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했다. 삶을 송두리째 흔든 비극을 겪은 인물을 통해 드러나는 불안한 ‘얼굴’, 그 민낯을 그린다. 때로 진실의 이면은 잔인한 데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손원평은 이번 책을 통해 장막 뒤 가려진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비극 속에도 한 줄기 빛이 있음을 강조한다. 매끄럽게 진행되는 서사, 단숨에 읽히는 문체는 손원평 작가의 강점이다. 주로 장편소설로 독자와 만나온 그녀가 5년 동안 천착한 고민을 풀어낸 단편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서점으로 달려갈 것. 또 한 권의 단편집을 소개한다. 바로 <82년생 김지영> 저자 조남주의 신간 <우리가 쓴 것>이다. 주로 여성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그녀가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1982년생을 중심으로 한 여성의 서사를 펼쳤다면, 이번에는 열세 살 초등학생부터 여든 살 노인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이 겪는 삶을 집약한다. <여자아이는 자라서>, <가출>, <현남 오빠에게> 등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해 가스라이팅, 몰래카메라, 돌봄 노동, 가부장제, 페미니즘, 세대 내 갈등 등 그동안 우리 사회를 가로지른 중요한 이슈를 관통한다. 지금 그녀의 작품을 읽는다는 건 과거, 현재, 미래를 지나며 변화할 여성의 목소리는 여성이 만든다는 점을 깨닫는 과정이 될 것이다. 가족 간의 끈끈한 무엇을 설명할 때 우리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꼭 피를 나눠야만 가족인 걸까? 김하율의 단편소설집 <어쩌다 가족>은 다양한 형태와 의미를 지닌 가족의 이야기다. 결국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가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짚어본다. 가족 간 애틋함과 증오 혹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것까지, 흔한 주제를 흔치 않은 방식으로 다루는 것. 그중 표제작 <어쩌다 가족>은 결혼하고 7년 한 달이 지난 부부 ‘나’와 ‘남편’이 신혼부부 주택 마련 혜택을 위해 위장 이혼을 하고, 한국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우크라이나 부부와 파트너를 바꿔 위장 재혼을 하며 부동산 관련 조사관을 속이는 이야기다. 여전히 서로 사랑하며 한지붕 아래 사는 위장 이혼 부부를 가족이라 부를 수 있을까? 또 함께 사는 우크라이나 부부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현재 많은 가정이 겪는 내 집 마련 문제와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지 작가의 사유가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한 구효서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가 당선되며 등단한 그는 <동주>, <비밀의 문>, <라디오 라디오>, <시계가 걸렸던 자리> 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소재를 탐구해왔다. 이번에 그가 천착한 주제는 바로 ‘슬로 & 로컬 라이프’.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는 도라지꽃이 피는 계절인 여름을 배경으로 강원도 평창의 한 펜션에서 생(生)의 기운이 가득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각자 길을 찾아가는 인물의 가슴 먹먹한 인생 여정을 담았다. 결코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누군가의 인생에 벌어지는 진한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긴장을 내려놓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책은 결코 특별한 주제로 써 내려간 이야기는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를 포함한 누군가 겪을 수 있는 이야기다. 스토리텔러의 귀환이 반가운 이유는, 익숙하기에 더욱 공감 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쓴 것>의 저자 조남주
<어쩌다 가족>을 발표한 김하율
공백을 깨고 <밝은 밤>으로 돌아온 최은영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사진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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