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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4

요즘 오트 쿠튀르

최근 패션계의 오트 쿠튀르 신에 펼쳐진 이색적 풍경.

1 발렌티노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 의상을 입고 등장한 영화 <스테거링 걸>.
2 가브리엘 샤넬이 유년 시절을 보낸 오바진 수도원에서 영감을 얻은 샤넬 2020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쇼.

주문한 디자인과 사이즈에 따라 입는 이의 몸에 꼭 맞을 것, 자수와 비즈 장식 등 장인의 전문 수공예 기법으로 제작할 것, 상류층을 위한 의상에 걸맞게 최고급 소재만 사용할 것. ‘오트 쿠튀르’라는 개념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은 1868년, 파리의 고급의상점연합이 설립한 ‘르 샹브르 생디칼 델라 오트 쿠튀르(Le Chambre Syndical dela Haute Couture)’는 이 같은 조항으로 오트 쿠튀르를 규정했다. 이후 까다로운 조건은 점차 완화됐지만, 각 디자이너의 정교한 기술과 독창적 디자인 관점을 확인할 수 있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여전히 예술로서 패션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세밀한 디테일 뿐만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아트 피스라는 점에서 충분한 매력을 갖췄음에도 다소 난해한 실루엣과 과장된 장식 탓에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오트 쿠튀르 컬렉션. 하지만 근래 몇몇 하우스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살펴보면, 분명 이전과 달리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3 샤넬 2020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4 아티스트 주디 시카고와 협업한 디올 2020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5 로맨틱한 무드가 돋보이는 지방시 2020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는 샤넬이다. 칼 라거펠트에 이어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디자이너 버지니 비아르는 2020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통해 샤넬 하우스의 본질을 탐구하기로 했다. 그녀는 가브리엘 샤넬이 어릴 적 머무른 오바진(Aubazine)의 한 수도원을 방문한 뒤, 이곳의 정원을 재현한 그랑 팔레 쇼장에서 파스텔컬러 플라워 아플리케 장식 튈 스커트와 촘촘한 짜임의 자수 디테일 재킷 등을 선보였다. 쇼를 관람하던 관객들은 가브리엘 샤넬의 추억이 깃든 유년 시절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하우스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영감의 원천을 마주했다. 디올의 아티스틱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역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집중 조명하고자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주디 시카고와 함께 2020년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완성했다. 주디 시카고의 작품 ‘여신상(Female Divine)’을 모티브로 한 이번 컬렉션은 생명의 탄생을 가능케 하는 여성의 숭고한 가치를 드러낸다.




6 프레타포르테와 오트 쿠튀르를 결합해 작년 10월 지방시가 선보인 프레타쿠튀르 컬렉션.
7 은퇴 이후 오트 쿠튀르 컬렉션 프로젝트의 첫 게스트 디자이너로 사카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베 치토세와 손잡은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한편 얼마 전 지방시와 이별을 고한 아티스틱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그간 레디투웨어 컬렉션에서 보여준 특유의 낭만적 감성을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는 더욱 과감하게 선보였다. 브로케이드와 기퓌르 레이스 등 소재에 화려한 장식을 더한 의상은 마치 꿈속을 거닐 듯 환상적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작년에는 프레타포르테와 오트 쿠튀르를 결합한 ‘프레타쿠튀르 컬렉션’을 출시했는데, 대중과 색다른 소통을 시도하며 오트 쿠튀르를 알리려는 지방시의 애정이 엿보인다. 흥미로운 협업으로 오트 쿠튀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 경우도 있다. 영화감독 루카 과다니노의 최신작 <스테거링 걸(The Staggering Girl)> 속 주인공의 아방가르드한 룩은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촐리가 만든 실제 오트 쿠튀르 컬렉션 의상이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조화를 이룬 유기적 실루엣의 의상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그뿐 아니라 매 시즌 게스트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뜻깊은 오트 쿠튀르 컬렉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와 첫 주자로 참여하는 사카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베 치토세, 50여 년 만에 오트 쿠튀르 컬렉션 재합류 소식을 전한 발렌시아가 등 현재 패션계에 다시금 떠오른 오트 쿠튀르 신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으로 눈부신 빛을 발한다.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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