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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3

라프레리의 예술 사랑

라프레리가 선택한 아티스트와 신제품을 만나기 위해 마이애미를 다녀왔다.

Wave 설치 전경.

12월에 마이애미를 갈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살얼음 같은 추위를 피할 수 있고, 겸사겸사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와 디자인 마이애미를 온화한 날씨에 둘러볼 수 있으니 말이다. 에디터는 라프레리가 선택한 예술가의 작품을 보러 갈 수 있었다. 지난해 봄 홍콩 아트 바젤에서 한국인 아티스트 안철현과 협업해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인 라프레리라 더욱 기대된 것도 사실이다.
브랜드와 예술가의 협업은 너무 익숙해서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을 때도 있다. 간혹 놀라운 시너지와 아이디어로 표현된 작품을 접할 때면 예상치 못한 발견에 찬탄하지만, 협업을 위한 협업을 마주할 때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브랜드는 왜 아티스트와 손을 잡았는지, 아티스트는 과연 브랜드를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결과물도 없지 않다.
라프레리의 협업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명확하다. 그들이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이유가 순수하기 때문이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소개한 아티스트 파블로 발부에나(Pablo Valbuena)를 찾아냈을 때도 마찬가지다. 라프레리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그레그 프로드로미데스(Greg Prodromides)는 파리의 어느 갤러리에서 파블로 발부에나의 대표작 ‘Array’ 시리즈 전시회를 보게 되었다. 주제는 ‘시간’이었고, 빛과 그림자를 다룬 전시였다. 그레그 프로드로미데스는 전시 주제와 라프레리의 교차점을 찾아냈고, 아티스트의 재능과 감각에 감명받은 라프레리는 흔쾌히 그를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로 이끌었다.




1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내 라프레리 부스에 선 그레그 프로드로미데스, 패트릭 라스퀴네, 파블로 발부에나(왼쪽부터).
2 Wave가 소개된 마이애미비치 프론트.

시간과 빛의 어울림
라프레리는 2017년부터 아트 바젤을 후원하면서 라프레리 부스에서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품을 소개해왔다. 역사적으로 패키지 디자인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예술의 영향을 받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예술과의 연관성을 밀접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다. 지난 12월 5일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공개한 파블로 발부에나의 작품명은 ‘Wave’. 작품의 형태가 빛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가 본질적 요소다. ‘Wave’는 그의 시그너처 작품 ‘Array’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부스에는 한 개의 오브젝트가 전시되어 있고, 나머지는 마이애미 해변에서 소개할 예정이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주로 남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파블로 발부에나는 실제와 가상의 중첩, 실제와 인지된 것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공간과 시간의 관련성, 작품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경험을 빛과 소리로 표현하는 설치미술 아티스트다.
“라프레리는 브랜드의 테마인 빛과 연관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제게 연락했는데, 보여주는 공간으로 공공장소를 제안한 점이 신선했습니다. 폭넓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무료로 개방하는 접근 방식에도 감탄했고요. 즉 관람객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 목적이죠.




Wave에 사용된 설치 기구.

‘Wave’는 시간에 따른 형태의 변화를 탐구합니다. 설치물은 움직임의 일부를 점진적으로 드러내고 숨기는 일련의 빛의 이동 지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Wave’는 이처럼 다양한 빛의 움직임을 통해 볼륨을 조각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또한 관람객의 상황에 따라 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관람객은 멀리 떨어져 감상하거나 해안가 건물 중 한 군데에서 보거나 혹은 작품에 접근할 때 각기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파블로 발부에나가 덧붙여 말한다. “제 작품의 주요 소재는 시간입니다. 이를 위해 주로 빛을 사용합니다. 앞에 놓인 테이블을 한번 볼까요. 테이블을 다른 물리적 형태로 변형시키려면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그러나 빛을 사용하면 테이블 자체를 인식시키기 위한 작업에 더욱 몰두해야 하며, 그것을 변형시키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물리적 변화보다는 인식의 변화를 만드는 작업에서 빛은 활용하기 좋은 매개체입니다.”
라프레리 부스에서 해 질 녘 마이애미비치 프런트로 이동한 각국의 프레스는 너른 모래사장에 세운 파블로 발부에나의 작품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추구하는 빛과 시간, 공간의 조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바다를 유영하는 파도의 움직임을 빛과 첨단 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것은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추구하는 라프레리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작품은 12월 5일과 6일 이틀간 전시했다.




몇 년 전 국내에서도 전시를 연 파블로 발부에나는 특히 한국의 건축물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한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건축양식은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습니다. 아마도 문화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한글을 보면 대단히 건축학적이고 체계적입니다. 이러한 문화의 연관성이 건축에서도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4월 파리에서 플라멩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파트리시아 게레로와 함께 춤에 적용하는 리듬, 소리와 시각적 패턴 사이의 연결 고리에 대해 작업할 예정이라고.
라프레리 CEO 패트릭 라스퀴네(Patrick Rasquinet)는 협업하기 위한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특별한 기준은 없으며, 브랜드가 공유하고자 하는 가치와 아티스트가 부합할 때 함께 작업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심미성, 대담함, 정밀함 같은 스위스적 가치와 부합할 때 눈여겨본다고. 무엇보다 협업을 시작하면 아티스트에게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부여하며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라프레리와 아티스트의 협업이 창의적 작품을 낳는 배경이 아닐 수 없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내 라프레리 부스에 전시된 파블로 발부에나의 작품.

눈가를 위한 색다른 도전
라프레리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특별한 행사를 하나 더 선보였다. 화이트 캐비아 아이 엑스트라오디네어를 소개한 것. 이 제품은 색, 빛반사력, 형태의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다루도록 설계한 첫 번째 아이 크림이다. 2차원적 형태의 피부와 달리 3차원적 형태의 눈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이란 빛 아래 조직된 형태의 현명하고 정교하며 장엄한 균형이다”라는 말에서 영감을 얻은 라프레리는 눈가를 3차원적 시각에서 탐구하며 빛이 형태를 드러내는 방법과 형태가 빛을 드러내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 결과 곡선과 기울기, 대비와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눈의 독특한 구조에 광채를 선사하는 섬세한 포뮬러의 제품이 탄생했다.




독보적 포뮬러로 기능을 강화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독자적 일루미네이팅 분자인 루미도스는 피부 본연의 빛을 무디게 만드는 다섯 가지 색소 형성을 집중적으로 방지해 눈가의 칙칙하고 어두운 피부 톤을 개선한다. 골든 캐비아 추출물을 함유한 포뮬러는 피부 밀도를 높여 부기와 주름으로 생긴 굴곡을 감소시켜 피붓결을 매끈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피부의 빛반사력을 최적화한다. 또한 독자적 쎌루라 콤플렉스는 눈가 탄력을 회복시키고 빛반사력을 한층 높여준다. 제품에 내장한 고급스러운 세라믹 펄 애플리케이터로 눈가를 마사지하고 진정시키면 효과가 배가된다.
라프레리 이노베이션 센터의 디렉터 다니엘 스탱글(Daniel Stangl) 박사는 “신제품은 아이 세럼, 모이스처라이징 크림과 함께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화이트 캐비아 컬렉션의 아이 세럼뿐 아니라 스킨 캐비아 컬렉션의 ‘스킨 캐비아 아이 리프트’ 같은 아이 세럼과 함께 사용해도 좋습니다”라고 귀띔한다. 그는 라프레리는 오랫동안 빛의 과학을 연구했는데, 이는 피부가 빛을 흡수하는 것을 방지하고 빛반사력을 높이면 피부는 더욱 환하고 또렷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라프레리는 완성도 높은 제품은 당연하거니와 도구로 차용한 ‘예술’ 역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여기는 철학을 통해 궁극의 럭셔리라는 그들의 이상을 다시 구현했다.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라프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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