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FEBRUARY. 2020 LIFESTYLE

Bring Art to Life

  • 2020-01-01

노블레스 컬렉션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소장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지난 1월 10일부터 열리고 있는 승지민 작가의 <생명을 품은 달 항아리>전에서 마주한 여성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승지민 작가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산호세주립대 대학원에서 여성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국내에 포슬린 아트를 보급하는 데 힘써왔다. 2010년 G20 정상회의 중 열린 전통 공예 문화 시연회 이후 한국의 백자와 달 항아리를 배경으로 한국 전통 소재와 여성의 미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18·2019 컨템포러리 이스탄불 초대 작가 및 터키, 뉴저지, 우즈베키스탄, 파리에서의 그룹전, LA 개인전을 치렀다.




Mojil-do(Blessing Long Life), Overglaze on Porcelain, 48×48cm, 2018.

지난해 활발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2019년은 제게 고마운 해였어요. 2018년에 이어 컨템포러리 이스탄불에 초대 받았죠. 터키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한국 예술을 소개하기 위한 전시 < The Wind from Seoul- Korean Artists Exhibition >, < The 2nd Korean Contemporary Arts in Uzbekistan >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 Paris Contemporary Art Show 2019 >에도 초대받았고요. 미국 뉴저지에서 그룹전을 연 뒤 처음으로 LA 웨스턴 갤러리에서 ‘Beauty of Life’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었어요. 첫 개인전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어요. 순전히 제 작품을 좋아하는 해외 컬렉터를 만나는 또 다른 경험이었죠.

주로 어떤 면에 관심을 보였나요? 제 작품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은 편인데, 그림 모티브와 소재 자체에 대한 질문이 많아요. 전 석류를 자주 그려요. 석류 열매는 새빨간 모습 자체로도 예쁘지만, 다산과 생명을 의미하죠. 성경을 비롯해 중동 문화에선 친숙해요. 한국 민화에서도 종종 볼 수 있고요. 그럼에도 의외로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그 속에 숨은 뜻을 잘 모르더군요. 컬렉터들이 작품과 얽힌 설명을 듣고는 제 작품을 집에 걸어놓으면 좋은 기운이 흐르겠다며 호감을 보였죠.




An Applause for Life, Overglaze on Porcelain, 46×42×42cm, 2019.

달 항아리는 세계적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달 항아리를 만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백자나 달 항아리에 전통 문양 등으로 포슬린 기법을 접목한 건 2010 서울 G20 정상회의를 위한 시연회에서 주최 측의 의뢰를 받고 시작했습니다. 한국적 모티브인 달 항아리에 민화에서 본 문양을 그려 소개하니 전에 없던 작품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죠. 목판에 붙이는 평면의 달 항아리 도자기는 제가 직접 만들었는데, 자세히 보면 손맛이 있어요. 일본이나 중국의 도자기처럼 완벽한 대칭을 노리는 것과 달리 진짜 전통 달 항아리는 삐뚤빼뚤한 구석이 있거든요. 제 작품도 이런 면을 계속 살리려 해요. 여성으로서 제가 지닌 철학도 담고 싶고요.

어떻게 보면 포슬린 장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경력이 가장 오래됐지만, 회화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한 것은 비교적 늦은 편이에요. 여느 작가처럼 미술을 전공하신 것도 아니고요. 스스로 느끼는 어려움은 없었나요? 대학 시절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전공은 아니었죠. 세월이 흘러 가족을 따라 해외 생활을 하면서 입문한 포슬린 아트로 일종의 마스터가 됐어요. 도구만 놓고 가르치기보다는 이 그림을 왜 이렇게 그리는지 말할 수 있는 이론적 정리를 위해 직접 책(<포슬린 페인팅>, 2007)을 쓰고 알리는 데도 힘써왔고요. 어느 예술이나 표현하기 위해선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리는 사람 스스로 내재된 철학과 자신에 대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전, 회화에 속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도자기와 그 중간에서, 표현하는 매체가 조금 다른 사람인 거죠. 지금은 관련 전공이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철학을 전공한 이우환과 법학을 전공한 이대원 화백을 보면, 오늘날 그들이 보여준 내면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깊이에 집중하고, 기법 면에서는 오히려 디테일을 줄이려 해요.

 







Fertile Land IV, Overglaze on Porcelain, 43×20×11cm, 2019.

디테일을 줄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마디를 해도 깊이가 있는 사람처럼, 제 작품도 그러면 좋겠어요. 저는 여성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좇습니다. 조선시대 달 항아리에서 풍만한 여성의 모습과 달·해 같은 음양(陰陽)의 조화를 표현하려고 노력해왔어요. 토르소 시리즈도 그 전까지는 비너스를 하다 여성의 풍만함이 드러나는 뒷모습에 집중해 생명을 의미하는 꽃과 열매 등을 그려 넣고 있지요. 만약 20대였다면 풀어내기 힘든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많은 여성이 공감할 텐데, 40대보다 50대가 되면 훨씬 좋아요.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죠. 여성학을 공부한 것이나 한 가족의 엄마였던 경험으로 여성만의 자신감을 넌지시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제는 여기서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 중이에요. 매체 자체에 대한 기술적인 면도 고민하고 있고요. 달 항아리 도자기를 초벌로 다섯 개 구우면 한두 개만 온전하고 나머지는 금이 가거나 깨져요. 더는 무겁지 않으면서 또 얇은 면에 그려보고 싶어요. 목판에 붙인 뒤 금이 가면 난감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자체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부서진 것도 의미가 있다는 거죠? 도자기가 한번 갈라지면 계속 갈라지거든요. 그럼 그걸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짜 금가루로 크랙 부분을 메웁니다. 불완전한 것에서 완전한 것으로, 상황에 맞게 작품을 바꾸는 것이 무척 만족스러워요. ‘Life is Fragile!’ 우리는 그런 존재예요. 완벽하지 않잖아요. 생명도 완벽하지 않죠. 작품을 거듭하며 저는 잘못된 것, 깨진 것을 붙여도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어요. 전시 타이틀이 ‘생명을 품은 달 항아리’인 이유를 관람객도 느끼면 좋겠습니다. 예술은 항상 주관적인 데다 관람객 스스로 느끼는 대로 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각별히 여성과 생명의 존재에 대해 말하고 싶으니까요. 전시장에 오면 먼저 전시 작가 노트를 읽어보고 관람을 시작하면 좋겠어요. 




1 Celebration, Overglaze on Porcelain, 51×69cm, 2019.
2 Mystical Life, Overglaze on Porcelain, 48×46cm, 2019.
3 Holding a Belief, Overglaze on Porcelain, 48×48cm, 2019.
4 Wishing Frutfulness, Overglaze on Porcelain, 48×48cm, 2019.





5 Tenaciousness of Life II, Overglaze on Porcelain, 63×41×12cm, 2019.
6 Hope, Overglaze on Porcelain, 22×23×23cm, 2019.
7 Happiness, Overglaze on Porcelain, 42×36×36cm, 2019.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진행 노블레스 컬렉션팀   사진 황종현(인물), 오인규(작품), 이시우(전시장)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