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DECEMBER. 2019 LIFESTYLE

김병진, 김재용, 임정은 세 작가의 '욕망' 해석법

  • 2019-11-01

노블레스 컬렉션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소장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11월 29일부터 열리는 그룹전 < Afterglow> 에서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에 주목하는 김병진, 김재용, 임정은 세 작가를 소개합니다.

김병진
욕망을 의미하는 철자를 하나씩 분리해 조각으로 표현하며, 그 과정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다.

임정은
뒤엉킨 폭죽 끈과 과장된 빛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워 끊임없이 소비하는 현대사회 속 인간을 형상화한다.

김재용
한 덩이 흙은 그의 손을 거쳐 화려하고 탐스러운 세라믹 도넛으로 재탄생한다. 도넛은 채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왼쪽부터)




‘김재용’, Donut Reflect Yourself, Ceramic, Chrome Painting, 130×130×3.8cm, 2019

세 분이 함께하는 전시예요. (김재용) 서양화, 조각, 도예처럼 각기 다른 분야에 몸담은 이들이 함께 공간을 구성해요. 이번 전시에서는 색깔이 그 경계를 허물지 않았나 싶어요. 각자 개성이 강하지만 서로 잘 어우러지죠.

김병진 작가님과 김재용 작가님은 절친이라고요. (김병진) 둘 다 뉴욕에 스튜디오가 있어요. 우연히 만났는데, 밝은 겉모습과 달리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걸 느꼈어요. 그 부분이 저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이도 비슷해서 금세 가까워졌어요.

들여다보는 욕망의 모습이 각자 조금씩 달라요. (김재용) 작가는 자신과의 싸움이 누구보다 치열하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등 많은 욕망을 절제해야 하죠. 욕망에서 한 발짝 물러서면 내 일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하고요. (임정은) 욕망이라는 감정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과정에서 서로 얽히기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독립된 개체라면 그런 감정이 들까요? 폭죽이 터졌을 때 어지럽게 얽힌 알루미늄 테이프를 보면서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반사 재질 때문에 서로를 비추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모습 같았죠. (김병진) 욕망은 앎에서 비롯된다고 봐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욕망을 가질 수 없거든요. 제게는 명품이나 사랑이 그 대상이었어요.

소유의 욕망이군요. (김병진) 맞아요. 대중은 욕망의 대상을 소유함으로써 그 욕망을 충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하나를 갖게 되면 또 다른 더 큰 것을 갈망하게 되죠. 욕망의 완전한 충족은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이 하나같이 속이 텅 빈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김재용’, More than Sum of Its Parts, Ceramic, Glaze, Underglaze, Glitter, 110×110×4cm, 2016

김재용 작가님은 도넛을 오브제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2007년경 미국의 불경기가 시작됐어요. 학생들이 하나둘 꿈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저도 한창 경기가 어려울 때 예술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뉴욕에서 도넛 가게를 열려고 한 적이 있어요. 결국 무산됐지만, 도넛 가게가 잘되면 세상에 눈을 뜰 수 있을 것 같았죠. 돈만 좇는 사람처럼요. 세상 물정 모르던 제가 도넛 장사를 하려고 했던 두려운 현실과 돈에 대한 욕망이 담겨 있어요.

색깔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세 분 모두 작품에 다양한 색을 활용하잖아요. (김재용) 쿠웨이트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획일화를 중시하는 한국 정서와 많이 달랐어요. 지금도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 다양성이고요. 참, 저는 색약이 있어요. 색깔에 대한 피해 의식이 강한 만큼 더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김병진) 저는 접근이 조금 다른데, 대중의 기호를 중시하는 편이에요. 요즘 어떤 색을 좋아하고 즐겨 쓰는지 조사도 하고 테스트도 많이 해보고요. 결국 작품의 형태마다 정해진 색깔이 있더군요. (임정은) 각자 이유도 다양하네요. 저는 색깔을 먼저 정해놓고 사용하지 않아요. 다만 서로가 반사하고 흡수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색이 다양하게 들어가죠.




‘김병진’, LOVE is, Steel, Car Paint, 47×18×18cm, 2019
‘김병진’, HOPE, Steel, Car Paint, 47×18×18cm, 2019




‘임정은’, Firecracker17, Oil on Linen, 116.8×91cm, 2019
‘임정은’, Firecracker22, Oil on Linen, 60×50cm, 2019

그런데 전시명이 < afterglow >예요. < glow >가 아니고. (임정은) 화려함 이면에는 언제나 허무함이 존재해요. 폭죽이 터진 뒤 찰나에서 오는 여운일 수도, 혀끝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도넛의 달콤함일 수도 있겠죠. 사랑의 감정이 날아가버릴까 아쉬워 무수히 많은 글로 남기는 행위일 수도 있고요. 이 감정은 우리 모두의 삶에 존재하지 않을까요. (김재용) 맞아요. 제 작품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즐겁고 화려한 도넛 이상을 보기 어려워요. 하지만 도넛에도 설탕이 묻지 않은 옆면과 뒷면이 있어요. 제 이미지도 도넛이랑 비슷하죠. 겉에서 보면 굉장히 사교적이고 화려해 보이는데, 원래 저는 굉장히 부끄럼도 많고 소극적인 사람이에요. 후천적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인 거죠. 그래서 이번 전시에는 화려한 무늬를 배제하고 형태와 색깔에 집중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본질에 좀 더 집중했달까요. (김병진) 저도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8만 개에 달하는 LOVE의 철자 하나하나를 다 구부렸어요. 하지만 사랑이 서로의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본질은 변함없죠.

연말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전시 이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임정은) 작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어요. 당시만 해도 그게 얼마나 영향력 있는지 몰랐는데. 내년 개인전을 이야기 중이에요. (김병진) 저도 한국과 미국에서 개인전을 준비 중이에요. (김재용) 저도 당분간 작업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에요. 국내 첫 개인전도 계획되어 있고요. 이번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는 하나의 파티 같으면 좋겠어요. 우리 세 사람을 통해 관람객이 기쁨을 느낀다면 더 바랄 게 없고요.



 



김재용

1. I Feel Noblesse...
Noblesse oblige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2. 2020년의 소원 (목표)는?
목표는 세계 많은 도시에서 개인전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전시에 온 관객들이 약간의 해학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본인의 작업을 보면서 많이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힘을 얻는다.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전시하고 싶다.

3. LIFE is Have a great day!다.

4. ART is 시각의 언어다.

5.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졌다. 어떤 걸 제일 먼저?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실은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조금 더 게으르고 싶어도, 참고 부지런해지며 힘들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밝게 인사하며 앞으로 나아가야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15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것을 느낀 것은, 내가 가르친 좋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그로 인해 주위에 많은 것들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내가 바뀌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지만 그것과 함께 교육을 통해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꿔나가고 싶다.

6. 한 주를 시작하는 당신의 아침은?
커피.
나는 내 성격상 시작을 강하게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하루의 시작을 힘차게 해야 한다. 월요일 아침 벤티 사이즈의 커피를 마시며 나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하며 밝은 기운을 전한다. 그렇게 지내다 기운이 빠지면 주말이 되곤 한다.

7. 당신을 설명하는 키워드 3가지.
웃으면서 열정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나를 설명하는 키워드인 것 같다.

8. 작업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는?
사람들.
작업할 때 없어서는 안될 존재는 사람이다. 나 홀로 아름다운 난과 같은 꽃이 되는 것보다 울창한 숲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작업할 때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성장해 가는 것을 원한다.

9.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하나를 꼽는다면?
미국의 몽클레어 대학에서 가르치다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서울과학기술대학으로 이직하려고 고민할 때 30년동안 학과장을 하고 은퇴를 한 노교수님과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나의 삶보다 교수로서의 직업적인 책임감 등을 우선시하던 나에게 노교수님은 ‘너의 가족의 행복과 너의 행복이 세상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다.’ 라고 말하셨었다. 나와 나의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그의 말을 들었던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전까지 간과했던 나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에디터 김민지(mj@noblesse.com)
진행 노블레스 컬렉션팀  사진 김제원(인물)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