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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9 PLACE

셰프가 추천하는 심야 식당 6곳

  • 2019-11-08

영업이 끝나고 가게 문을 닫은 셰프들은 어디에서 남은 밤을 보낼까? 익숙한 듯 편안한 분위기, 과하지 않지만 구색을 맞춘 술, 그리고 늦은 밤에도 혀끝을 감동시킬 맛있는 음식까지, 새로 생긴 호감형 심야 식당이다.

비스트로 카덴
커다란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잘 정돈된 마당이 펼쳐진다. 영화 <기생충>에서 이선균이 사는 집처럼 모던하고 고급스럽다. 1층 현관으로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 아래 널찍한 바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만지면 뽀드득 소리가 날 것 같은 잘 닦은 술잔이 가지런히 놓인 벽 선반, 그 앞에서 순백의 유니폼을 입은 단정한 셰프가 손님을 맞는다. 정호영 셰프가 서교동 우동카덴에 이어 연희동에 새롭게 오픈한 비스트로 카덴이다. 1층엔 단체 손님을 위한 널찍한 테이블과 작은 테이블 3개 그리고 두툼한 나무로 만든 바 테이블이 있다. 맛있는 요리와 함께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정호영 셰프의 바람이 깃든 아담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그는 일식 셰프지만 비스트로 카덴에서는 양식 기법을 더해 좀 더 위트 있는 음식을 선보인다. 메뉴판을 펼치면 단순 명료한 단어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 대신 ‘옥돔’, ‘골뱅이’, ‘제주 흑돼지’같이 주재료의 이름만 적어두었다. 식자재를 고른 뒤에는 그를 믿고 주문하면 끝. 숯불에 구운 옥돔은 프렌치 소스를 기본으로 하지만, 기본 육수는 조개가 아닌 우동 국물이다. 대부분의 요리가 이렇듯 일식 베이스의 양식이다 보니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대게를 삶아 굳힌 뒤 드레싱과 가다랑어포 젤리를 얹은 대게 테린, 찐 생멸치를 급랭한 것으로 만든 고소한 멸치 파스타 등 일식과 양식이 좋은 궁합을 이룬다. 특히 제주 흑돼지 뼈등심구이는 정호영 셰프가 인생 등심살로 꼽을 정도로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와인은 자연 그대로 맛을 살린 요리와 어울리는 내추럴 와인 리스트로 준비했다. 이연복 셰프를 비롯한 TV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들이 가게에 들러 오픈을 축하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많은 셰프가 애정하는 아지트가 될 듯.
Add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5길 12
Time 월~토요일17:00~24:00
Inquiry 02-332-6362




백송
입구 한쪽에 짝갈비가 통째로 매달린 백송은 지난 8월 오픈한 뒤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고기 마니아들은 통유리 안에 전시된 선홍빛 고깃덩어리에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잡은 고기를 통째로 가게에 걸어두고 주문 즉시 바로 옆에서 잘라 내어주던 1920년대 유행한 식당을 ‘탄막’이라 했다. 고기 사랑이 각별했던 선조들의 스타일을 모티브로 만든 백송은 일요일을 제외한 거의 매일 마장동 우시장에서 좋은 고기를 선별해 사온다. 종류는 세 가지로, 서대살과 짝갈비 그리고 양념 소갈비 가리구이다. 서대살은 부채살의 다른 말로, 보통 얇게 잘라 나오는 것과 달리 두툼한 덩어리로 뼈째 붙어 고기 판에 올린다. 인내심을 갖고 지글지글 앞뒤로 잘 구운 서대살을 잘라 먹으면 그간 먹어본 부채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된다. 짝갈비는 말 그대로 짝으로 먹는 갈비다. 여기에 붙어 있는 늑간살, 살치살, 덧살을 모둠으로 먹는데, 부위별 고기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불판에 딱 먹을 만큼만 구워 먹은 뒤 다음 고기를 올려 굽는 방식을 추천한다. 소스는 육장과 와사비, 소금을 준비하는데 서대살은 와사비, 짝갈비살은 소금, 가리구이는 육장이 잘 맞는다. 별미인 육개장과 된장술밥도 빼놓을 수 없다. 짝갈비에서 손질한 고기 중 구이용이 아닌 고기로 만든 한우 육개장은 국물 맛이 깊고 깔끔하다. 백송은 이미 푸디의 성지로 소문이 날 만큼 많은 셀렙과 요식업계 사람들이 순례를 다녀가고 있다. 대기는 기본이니 바쁜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Add 서울시 중구 다산로33다길 45
Time 월~금요일 17:00~02:00, 토・일요일 16:00~02:00
Inquiry 010-9295-6292




기사
드라마 <심야식당>에 나온 식당이 한국에도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입간판도 없는 골목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가게 이름이 쓰인 초롱이 불을 밝히고 있다. 열린 문틈으로 고소한 음식 냄새가 흘러나오고 적당히 어두운 가게 안에는 10명 남짓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이 놓여 있다. 부암동에서 8년 동안 ‘심야오뎅’이라는 이름으로 술집을 운영한 대표가 최근 삼청동에 새로운 심야 식당을 오픈했다. 이곳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살면서 처음으로 혼자 올 수 있을 것 같은 술집’이다. 손님도 가게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이 구석진 곳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은 주로 혼자 오는 오래된 단골로, 직업이 독특한 사람이 많다. 부산에서 찾아낸 국내에서 가장 맛있는 오뎅으로 끓인 심야오뎅과 몇 가지 스테디셀러 안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메뉴는 계절에 따라 식자재를 바꿔가며 그때그때 대표가 좋아하거나 선보이고 싶은 것으로 다채롭게 구성한다. 겨울엔 주꾸미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생선 이름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 술은 맥주와 소주는 기본이고 와인, 진토닉, 위스키하이볼, 청주와 연태고량주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놀랍게도 이곳 대표의 본업은 플로리스트다. 낮에는 술집이 꽃 수업 교실로 바뀌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단골 손님과 함께 재미있는 소규모 행사를 진행하는데 일요일의 영화 모임, 독한 술을 마시는 독주회, 편지 모임까지 다양하다. 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술집이 궁금하다면 기사의 SNS를 팔로어할 것. 그날그날의 영업시간을 비롯해 모든 행사는 SNS를 통해서만 공지한다.
Add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06-7
Time 토~목요일 19:00~02:00, 금요일 21:00~04:00
Inquiry 02-379-0996




카라멘야
신촌의 밤을 적셔줄 매운 해장 라멘집이 오픈했다. 카라멘야는 우리말로 ‘매운 라멘집’이라는 뜻이다. 카라멘은 연남동 맛집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 등을 운영한 대표가 5년 동안 술안주용 라멘을 1만 그릇 넘게 팔며 얻은 노하우와 내공을 기반으로 만든 해장 라멘이다. 라멘 메뉴는 카라멘, 마제소바 두 가지. 카라멘은 0부터 50배까지 6단계의 매운맛으로 나뉜다. 이곳 대표가 추천하는 단계는 국물과 매콤함의 밸런스가 딱 좋은 5배지만 매운맛 덕후라면 1000원을 더 내고 마지막 ‘ㅈ경고’ 단계의 카라멘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마늘과 다진 고기, 실파, 김 가루, 마늘종을 면 위에 얹은 마제소바는 두툼한 면을 중화풍 소스에 비벼 먹는 매콤한 비빔면이다. 각 라면에는 면과 차슈, 타마고를 추가할 수 있으며 ‘진한 맛’을 원한다고 미리 말하면 타래와 항미유를 듬뿍 넣어주고 공깃밥도 제공한다. 이곳의 매력은 잔소주다. 일본 소주가 아닌 진짜 한국 소주를 잔에 따라주는데, 정종 대병에 든 차가운 소주를 가득 채워 한 잔만 마셔도 한 병을 마신 듯 기분 좋은 취기가 올라온다. 평소에는 밤 10시면 문을 닫지만 주말에는 늦은 새벽까지 문을 열어둔다. 가볍게 술자리를 마무리하고 싶을 때, 아침이 오기 전 시원하게 해장하고 싶을 때 들르기 좋은 곳이다.
Add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7안길 34-1
Time 일~목요일 11:30~22:00, 금・토요일 11:30~03:00
Inquiry 02-6052-6221




모던오뎅
오뎅이 과연 모던해질 수 있을까? 가로수길에 새로 문을 연 모던오뎅이라면 가능하다. 간판부터 군더더기 없이 모던한 입구에 들어서면 15명 남짓 앉을 수 있는 넓은 바가 펼쳐진다. 테이블 없이 바로만 구성해 혼자거나 2~3인의 소규모 손님이 대부분이다. 낮은 조명 아래 따끈한 오뎅을 즐기기 딱 좋은 분위기.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모던오뎅은 미식가들 사이에 유명한 신사동 재패니즈 다이닝 라운지 네기가 오픈한 매장인 만큼 달라도 한참 다르다. 먼저 육수에서 차이가 난다. 이곳에서 만드는 육수는 다시 대신 닭뼈와 닭발을 이용해 끓인 닭 국물을 베이스로 한다. 다시 국물이 깔끔하고 가벼운 맛이라면 닭 국물은 깊고 진하면서 담백하다. 단순한 생선살 말고도 다양한 식자재를 사용하는데, 오징어 살을 갈아 절인 생강과 함께 반죽한 어묵, 표고 안에 새우 살을 갈아 넣어 튀긴 새우표고 오뎅, 닭다리 살과 연골을 갈아 만든 쯔구네 오뎅, 소 힘줄을 부드럽게 조린 소스지 등 낯설지만 흥미로운 오뎅이 준비되어 있다. 각각의 오뎅은 직접 만든 파간장 네기소유, 일본식 고춧가루 이치미, 유자에 매운 고추를 갈아 만든 유즈코쇼에 찍어 먹으면 된다. 하루 동안 절인 토마토에 가쓰오부시를 올린 토마토 네기소스, 닭다리 살을 으깬 뒤 고수를 얹은 방방지 등 개성 강한 단품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오뎅에는 가볍게 쏘맥을 곁들이면 어떨까. 보통은 화요와 산토리 생맥주로 만든 모던쏘맥이나 하이볼로 시작해 일본 소주나 사케로 넘어간다. 소주는 일반적으로 고구마를 쪄서 만든 소주와 달리 숯에 구워 고구마 향이 강한 오니비를 추천한다. 모던오뎅은 이미 셰프들의 아지트로 자리 잡았는데 청담동 갓포아키의 배재훈 셰프, 신사동 뎐의 남성렬 셰프 등 많은 셰프가 이곳의 단골이다.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7길 10
Time 월~토요일 18:00~01:00
Inquiry 02-543-0809




개화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뒷골목을 누비다 만나는 3층 건물의 꼭대기층으로 걸어 올라가면 익숙한 듯 이국적인 술집이 나타난다. 세련된 꽃무늬 벽지와 앤티크한 테이블, 그리고 그 위에 달린 고풍스러운 조명은 모양이 제각각이다. 영화 <밀정>과 <암살>에서 보던 1900년대 초반의 인기 주점이 이런 풍경이 아니었을까. 20년 경력의 베테랑 바텐더 출신 대표가 정성을 쏟아 만든 개화는 이태원 한가운데 수줍게 핀 ‘코리안 펍’이다. 칵테일을 굳이 외국 술로 만들어야 할까, 생각한 그녀는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한국식 술집을 생각했다. 개화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한국 전통 증류주와 청주, 소주를 메인으로 하며, 매실 향 은은한 ‘서울의 밤’이 이곳의 인기 메뉴다. 진과 맛이 비슷해 토닉과 섞어 먹으면 달큰하면서 맛이 깔끔하다. 베테랑 바텐더였던 대표가 만든 칵테일 역시 한국 술을 기본으로 한다. 칵테일의 이름은 모두 꽃 이름인데 ‘동백’은 히비스커스에 증류소주를 우려내 석류 베이스로 만든 술이다. 피치 향의 ‘라일락’은 붓꽃차를 우려내 푸른빛이 감돈다. 아직 비어 있는 맥주 리스트는 앞으로 국내 소형 양조장에서 만든 한국 크래프트 비어로 채울 예정. 안주류는 한국 술과 잘 어울리는 ‘뻔한’ 전통 음식 대신 퓨전 요리로 채웠다. 올리브 오일을 베이스로 와인 대신 정종을 넣어 만든 조개 술찜이 인기 메뉴로, 중간에 파스타 면을 추가할 수 있다. 닭 목살을 발라 구운 뒤 채소와 꼬치구이 소스를 발라 만든 닭 목살구이도 늦은 밤 가볍게 즐기기 좋다.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27가길 50
Time 화~일요일 17:00~02:00
Inquiry 070-5227-1355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사진 홍지은   김선녀(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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