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너가 진짜로, 자주 가는 장소는?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LIFESTYLE
  • 2019-10-11

베를리너가 진짜로, 자주 가는 장소는?

낯선 도시에 도착한 여행자는 현지인이 되기를 꿈꾼다. 베를리너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미술 공부를 위해 2017년부터 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해 드레스덴 예술대학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하고 있는 작가 하진이 진짜 베를리너의 삶이 담긴 공원과 시장을 이야기한다.

여행 기간을 막론하고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여유´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유명한 스팟들도 중요하지만, 현지인의 삶에 녹아 들어 여유를 한껏 즐기는 경험도 빼 놓을 수 없다. 독일 베를린에서 이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바로 공원과 시장이다.






 




베를린에 ‘홍대 놀이터’를 떠올리게 하는 공원이 있다. 바로 괴를리처파크다.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모이는 큰 공원으로, 볕이 좋은 날에는 Kreuzberg(크로이츠베르크)와 Neukolln(노이쾰른)쪽으로 놀러 나온 이들이 가득해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반면, 밤에는 경찰차가 규칙적으로 공원 한 바퀴를 돌며 수상쩍은 이들을 살피기도 한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하고 다양한 면모를 가진 공원이기에 가장 베를린다운 곳이라 할 수 있다.








 




베를린에 지인이 방문하면 꼭 데리고 가서 함께 걸었던 곳이다. 나치 집권시절 공항 부지로 쓰이던 곳이 통째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활주로를 따라 걸어도 좋고, 스케이트와 보드, 자전거를 타며 시원한 바람을 느껴도 좋다. 게다가 활주로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눕는 기분이란! 베를린 한 가운데 위치한 뻥 뚫린 들판과 같은 이 공원에서 부는 바람은 마음 속까지 훑고 지나가는 것 같다. 주변에는 예전 공항 건물과 난민 거주 시설, 바비큐 그릴 구역이 위치해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관광지에서 살짝 벗어난 주민 공원(Volkspark)으로, 레베르게 공원은 Wedding(베딩)지역에, 프리드리히샤인 공원은 Prenzelauerberg(프렌젤라우어베르크)와 Friedrichschain(프리드리히샤인)지역 사이에 있다. 산책과 일광욕 하기에 최적이며, 따뜻한 날엔 피크닉과 생일 파티를 하는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공원 들판에서 친구들과 둘러앉아 사온 맥주를 병 째로 따서 마시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것이 이곳의 일상. 시간에 쫓기는 듯한 바쁜 일상에 치이다 방문하면 누구도 날 재촉하지 않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두 공원 모두 여름이면 야외 영화관을 개장한다.








 




베를린 한 가운데 자리잡은 거대한 숲. 하천이 공원을 가로지르며 흐르고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맑은 햇살이 비추는 날엔 햇빛이 나무 사이로 비치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브란덴부르크 문, 승전기념탑, 홀로코스트 추모비, 포츠다머 플랏츠 등 베를린의 랜드마크들과 맞닿아 있어 공원과 관광을 동시에 즐기는 효율적인 동선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운이 좋으면 풀숲에 가끔 나타나는 야생 토끼도 볼 수 있다.








 



Kreuzberg(크로이츠베르크)를 가로지르는 Landwehrkanal(란트베어 카날)을 따라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6시 반까지 터키 시장이 열린다. 히잡이나 옷을 위한 원단, 값싸고 신선한 터키 식재료, 차이(차)는 물론 각종 가공식품, 육류, 해산물 등도 파는 ‘진짜’ 시장이다. 우리나라 장터처럼 각종 생활용품도 팔고, 마켓의 뒤쪽 스탠드에서는 직접 만든 유기농 화장품이나 꿀, 악세사리 등도 팔고있으니 체크해보길. 또한 장이 서지 않는 날에도 카날을 따라 걸어보길. 베를린의 계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고,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 펍, 아이스크림 가게가 거리를 따라 들어서 있어 베를린 특유의 생기를 자아낸다.








 



가이드북을 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대표 관광지중 하나인 ”마우어파크”. “마우어”는 베를린 장벽의 “장벽, 벽”을 뜻한다. 동독과 서독의 경계였던 이곳에는 장벽이 무너진 후에야 주민들을 위한 공원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매주 일요일마다 관광객들이 쉴 새 없이 방문한다. 앤틱 스탠드, 푸드 트럭, 가라오케 무대가 가득 들어차고, 디자이너가 갓 만든 새 물건과 세계 대전 시절의 물건이 공존하는 곳. 무엇보다도 “입던 사람이 직접 파는 중고 옷” 스탠드가 숨겨진 재미라 할 수 있다. 대부분 10유로 이내의 착한 가격이고 단돈 1유로로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도 꽤나 있다. 서울의 동묘보다 난이도가 쉬우니 도전해보자.








 




독일서 주택가 사이를 걷다 보면, 건물 문 앞이나 길거리에 물건이 담긴 박스가 종종 보인다. “zu verschenken”이란, “그냥 드려요”, 즉 내게는 더이상 필요 없으니 가져가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다. 중고지만 여전히 튼튼한 가구나 상태 좋은 식기구, 책 등을 길에서 주워 집에 가져가는 것에 베를리너들은 거리낌이 없다. 내가 찾던 물건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거나 불쑥 읽고 싶었던 책이 담긴 박스를 만나는 순간들은 예고없이 하는 보물찾기 같다. 그래서 베를린의 거리를 걸을 때는 막연한 기대를 품으며 설레게 된다. 물론 환경에는 더더욱 좋다!

 

에디터 신지수(jisooshin@noblesse.com)
글과 그림 하진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