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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19 FASHION

Retro Vibe

  • 2019-10-02

2019년 F/W 컬렉션에서 발견한 옛 시대의 정취.



1940~1950’s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주인공 오드리 헵번은 뭇 남성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블라우스, 풍성한 볼륨감의 풀 스커트를 입은 그녀의 여성스러운 실루엣은 1940년대와 1950년대 스타일을 대표하는 ‘뉴룩’을 상징한다. 2019년 F/W 시즌 디올은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 창시한 뉴룩을 재해석해 펑크적 무드를 가미한 또 하나의 뉴룩을 탄생시켰다. 그뿐 아니라 로맨틱한 스카프 디테일과 봉긋 솟아오른 퍼프소매 드레스를 선보인 미우미우, 버킷 해트를 푹 눌러쓰고 사랑을 주제로 한 시구와 그래픽 프린팅의 케이프, 트렌치코트를 통해 고혹적 느낌의 뉴룩 실루엣을 연출한 발렌티노 등 2019년 F/W 컬렉션 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당시의 흔적은 오드리 헵번을 떠올리게 했다.





1960’s
레트로 스타일을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아이템이 있다. 무릎 한참 위까지 올라오는 ‘미니스커트’와 ‘미니드레스’다. 모델 트위기, 배우 에디 세즈윅 등 세기의 패션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인물이 즐겨 입던 이러한 룩은 1960년대의 자유주의적 대중문화를 고스란히 투영한다. 마찬가지로, 강렬한 컬러 매치와 화려한 프린트는 시대 특유의 실험적이면서 팝아트적 정신을 나타내는 디자인 요소. 구찌, MSGM 등 여러 브랜드의 2019년 F/W 컬렉션 쇼 런웨이를 눈부시게 물들인 오색찬란한 미니스커트와 미니드레스는 컬러풀한 스타킹과 함께 저마다 각선미를 뽐내던 당시 거리 위 여성을 재현한다. 반면 펜디는 커다란 리본 장식 블라우스, 칼 라거펠트를 추모하는 의미가 담긴 ‘칼리그라피’ 스타킹으로 하우스만의 쿠튀르적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베르사체는 모던한 실루엣의 네온 컬러 코트와 팬츠 등을 선보여 현대적 면모를 갖춘 1960년대 스타일을 제안했다.





1970’s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자유를 향한 대중의 표현 방식은 점차 다양한 형태로 변화했다. 미니스커트와 미디 스커트, 핫팬츠와 벨보텀 팬츠처럼 양극화된 성향의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속 디스코 룩과 <스타워즈>의 퓨처리즘, 마돈나의 란제리 룩과 보이 조지의 앤드로지너스 룩 등으로 성별과 시대 사이 각 경계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그간 거쳐온 패션계 흐름을 되짚어보는 것일까. 1960년대에 봤을 법한 아슬아슬한 미니드레스를 줄곧 선보인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먼 역시 이번 시즌 갑작스레 무릎을 덮는 미디 스커트와 빈티지한 데님 팬츠 등을 내놓았다. 더불어 샤넬이 제안한 여유로운 실루엣의 슈트, 끌로에와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의 히피적 무드가 엿보이는 레트로 룩 등 자유롭고 낭만적인 1970년대 풍경에 주목한 몇몇 브랜드의 2019년 F/W 컬렉션은 노스탤지어 감성으로 가득했다.





1990’s
‘밀레니엄’이라는 변환점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술렁였다. 새로운 세기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는 동시에 걱정과 불안감을 느꼈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1990년대를 휩쓴 ‘그런지 룩’을 탄생시킨 주요 배경이 되었다. 의상을 여러 개 겹쳐 입거나 서로 다른 패턴을 복잡하게 레이어드하는 등 그런지 룩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은 이번 시즌 컬렉션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알렉산더 왕은 애니멀 프린트와 데님 소재의 신선한 조합으로 한 단계 진화한 1990년대 레트로 룩을 완성한 반면, 사카이는 1950년대 처음 유행한 밀리터리 무드를 해체주의적 그런지 룩과 결합해 색다른 시도를 감행했다. 버버리는 2000년대를 아우르는 기능적 소재와 스포티즘 요소를 더해 기존 그런지 룩을 재해석한 뉴 그런지 룩을 내세웠다.





1980’s
1980년대는 말하자면 ‘황금기’다. 파워 슈트, 글램 룩, 펑크 패션 등 화려한 장식과 과시적으로 느껴지는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이 성행했고, 이는 자연스러운 개성 표현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역사적 의미를 가지며 이미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여러 컬렉션의 모티브가 되어온 1980년대 레트로 룩은 2019년 F/W 시즌을 맞아 한층 대담해졌다. 이자벨 마랑은 어김없이 한껏 과장된 파워 숄더 재킷을 비롯해 반짝이는 시퀸, 스팽글 장식 의상을 선보였다. 펑크적 무드의 파워 슈트를 완성한 알렉산더 맥퀸의 예술적 컬렉션 또한 가장 빛나던 시절을 다시금 추억하게 만들었다. 한편 생 로랑은 쇼 후반부에 조명을 모두 끈 채 오직 블랙라이트만 이용해 안토니 바카렐로의 상상력이 깃든 모던 글램 룩을 구현했다. 어둠 속 새틴과 깃털 장식 등을 더한 형광빛 의상이 등장하면서 옛 디바가 걸어 나오는 듯한 흥미로운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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