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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9 LIFESTYLE

Bigger and Better

  • 2019-05-29

5m 안팎의 긴 차체와 3열 시트의 넉넉한 내부를 자랑하는 초대형 SUV가 우리 삶 속으로 들어왔다.

기존 키드니 그릴보다 한층 커져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시키는 BMW 플래그십 SUV 뉴 X7.

초대형 SUV 인기가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SUV 호황 속에서도 3열 시트를 갖춘 풀 사이즈 SUV가 이토록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물량이 없어 못 팔정도로 인기를 끄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국가 대표급 대형 SUV로 자리매김했고, 렉서스는 최상위 모델 RX를 기반으로 한 롱 보디 모델 RX L의 국내 출시를 검토중이다. 기아자동차는 북미 전략형 모델 텔루라이드의 상륙을 앞두고 있다. 조용히 인기를 끌던 7인승 SUV 포드 익스플로러와 푸조 5008, 혼다 뉴 파일럿도 덩달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대형 SUV는 틈새시장으로 치부했다. 길이 좁고 주차 공간이 부족한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았고, ‘덩치 크고 기름 많이 먹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시선이 초대형 SUV에 꽂힌 걸까? 전문가들은 SUV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대형 SUV수요도 증폭했다고 말한다. 여전히 패밀리카로서 역할을 외면할 수 없지만,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도심형 SUV보다 큰 차를 찾는 싱글이나 1~2인 가족도 늘어났다. 여가 시간을 중시하는 풍조로 장거리 여행과 레저·아웃도어 라이프가 보편화되면서 크고 넉넉한 공간이 필요하게 된 것. 또 자율주행 같은 고도화된 기술과 다채로운 편의 사양은 큰 덩치에도 편안한 운전을 도모하며,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 사양으로 남과 다른 차를 타고 싶은 욕구까지 충족시킨다. 실제로 초대형 SUV를 선택한 이들을 만나 그들의 카 라이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왜 초대형 SUV를 탈까?
피겨 사업가 김대영은 지난해 5월 2019 포드 익스플로러를 구입했다. 수입차 대형 SUV 중 가장 많이 팔린다는 그 모델. “20년째 캠핑을 즐기는 저는 다양한 캠핑을 시도합니다. 일반 캠핑은 물론 베스타나 브롬튼을 타고 캠핑을 떠나기도 하죠. 그러다 차에서 잠을 자면서 머무르는 일명 ‘차박 캠핑’을 하고 싶었고, 가장 적합한 모델을 찾다 보니 포드 익스플로러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버튼 하나로 3열을 펼치거나 접을 수 있고, 2~3열을 전부 접었을 때 슈퍼 싱글 매트리스가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사이즈예요. 매트리스에 누운 채 원격 리모컨으로 시동도 껐다 켤 수 있고요.” 메르세데스-벤츠 GLS를 몰고 다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진희는 “큰 차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이전에는 BMW GT 모델을 탔죠”라고 운을 뗐다. 차체가 높아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큰 차가 운전하기가 더 수월하다고 말하는 그녀. “직업 특성상 미팅이 많은 편이고, 홈스타일링 상담 때문에 샘플 북을 잔뜩 싣고 다녀야 해요. 커튼, 원단, 패브릭, 벽지 샘플 북은 부피도 크고 무게도 엄청나죠. GLS는 공간이 넉넉해 많은 짐을 싣기에도 좋지만 S-클래스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묻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도 훌륭해요.” 재무 컨설턴트 이태희의 애마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다. “전 풀 사이즈 SUV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기존에 타던 포드 F-150과 쉐보레 익스프레스 밴, 벤츠 S-클래스 세 대를 모두 처분하면서 에스컬레이드 한 대로 대체했죠.” 거대한 배기량에도 연비가 좋은 편이라 가족과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주로 이 차를 이용한다고. 또 8기통이라 힘이 넉넉하고 주행이 안정적인 이 차를 캐러밴 견인차로도 활용한다. “모터홈과 캐러밴을 소유하고 있는데, 미국식 모델이라 무게가 4톤이 넘어요. 국산차로 견인하긴 어렵지만, 에스컬레이드라면 가능해요. 다만 최근에 물량이 많이 풀려 희소성이 떨어진 점이 아쉽죠.”




1 내·외관에 블랙 컬러 포인트를 더해 세련되고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3.6.
2 진정한 하이엔드 개념을 시각적·기능적으로 구현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

초대형 SUV, 어떤 모델을 고를까?
큰 차를 타야 폼이 난다고 생각하는 정서가 아니다. 이들이 대형 SUV를 타는 목적은 뚜렷하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편리한, 실용적인 매력을 온전히 알고 있기 때문. 패밀리카에서 다재다능한 차로 대형 SUV의 인식이 바뀌자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나 특별판까지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캐딜락은 진정한 하이엔드의 개념을 시각적·기능적으로 구현한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을 선보였다. 캐딜락의 엠블럼을 장착한 전면 그릴은 섬세하게 가공한 크롬 라인을 더했고, 문을 열면 전동식 사이드스텝이 내려와 탑승자를 에스코트하듯 편리한 승하차를 돕는다. 기존에는 2열 중앙에 디스플레이 패널이 하나 놓였으나, 이 차는 앞좌석 헤드레스트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추가해 탑승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승차감 역시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10단 자동변속기가 세밀하고 부드러운 변속감에 초점을 맞춰 더욱 안락하다. 지난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BMW의 새로운 플래그십 SUV 뉴 X7은 파르테논 신전이 떠오르는 거대한 키드니 그릴부터 압도적이다. 실내를 보면 2개의 12.3인치 대형 고해상도 스크린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반짝이는 크리스털 소재로 만든 변속기가 특별함을 더한다. 전 모델에 5존 에어컨을 기본 적용했는데, 각 열에서 별도로 온도와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본 326리터를 자랑하는 트렁크는 문이 상하로 분리되는 전동식이라 짐을 싣고 내리는 데 한결 편리하다. 20대만 선보여 희소가치를 공략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3.6도 있다. 편안하면서 파워풀한 그랜드 체로키 본연의 매력을 품은 내·외관에 블랙 컬러 포인트를 더해 세련되고 남성적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고성능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 SRT 디자인을 벤치마크해 듀얼 히트 익스트랙터를 얹은 SRT 디자인의 후드로 특유의 스포티함을 전한다. 이뿐 아니라 하반기에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풀 체인지 모델로 국내에 소개되며, 글로벌 공개한 메르세데스-벤츠 3세대 GLS와 링컨 올 뉴 에이비에이터가 출시를 예고하며 대형 SUV 시장을 더욱 풍성하게 할 전망이다.
누군가는 그간 대형 SUV 시장이 저조했던 이유는 살 만한 차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데다 한정된 구매층을 보유한 차종이지만 다른 세그먼트에 비해 신차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 심리를 파악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자동차 제조사 덕분에 우리에겐 선택지가 많아졌다.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지만 대형 SUV 시장이 주목받고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물리적 이점뿐 아니라 나만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차를 고를 수 있으니까.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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