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MAY. 2019 BEAUTY

향의 여정

  • 2019-04-26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꿈’을 연상시킨다. 도시를 감싸는 미풍과 따뜻한 햇살이 절로 ‘꿈꾸게’ 하는 듯하다. 루이 비통이 여기에 향을 보탰다. 루이 비통의 향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한여름 밤의 꿈’을 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프랑스 그라스에 위치한 향수 공방 퐁텐 파르퓌메의 LVMH그룹 후각 창조 센터에서 루이 비통의 위대한 향수 여정은 시작된다. 그라스 지역은 예로부터 향의 도시로 널리 알려졌다.

루이 비통이 향수를 만든다면
오래전, 지금은 고인이 된 루이 비통 글로벌 CEO 이브 카셀을 인터뷰 할 기회가 있었다. 루이 비통이 마크 제이콥스를 영입해 옷을 선보이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여행 가방으로 시작해 옷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브랜드에 던질 질문은 정해져 있었다. 루이 비통이 다음에 만들고 싶은 아이템은 무엇인가? 그는 “무엇이든 여행과 관련한 것이라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16년 향수가 나왔을 때 우리는 놀랐다. 이미 1927년에 루이 비통이 첫 향수를 선보였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향’을 통해 어디든 그 향이 연상되는 곳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그런즉, 루이 비통이 향수를 만든 것은 단순히 아이템 확장만은 아니다. 언젠가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필수템’이었던 것. 프랑스 그라스에 위치한 향수 공방 퐁텐 파르퓌메의 LVMH그룹 후각 창조 센터에서 시작된 향수 컬렉션.




장 폴 고티에 클래식, 로디세이, 입생로랑 뷰티의 남성 향수 오피움을 창조한 조향사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Jacques Cavallier Belletrud)에 의해 2016년 7개의 첫 여성 향수 컬렉션이 나왔을 때 호기심 반, 반가움 반이었다. 한꺼번에 7개의 제품을 소개했으니 후발 주자와 간격이 꽤 있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루이 비통은 연이어 새로운 여성 향수와 남성 향수를 내놓았다. 처음엔 브랜드 초창기부터 향수 컬렉션을 소개해온 타 브랜드에 비해 출발이 늦은 만큼 브랜드의 축을 이루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4월 11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선보인 새로운 향수 컬렉션은 향수가 루이 비통의 주요한 아이템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알렉스 이스라엘.

콜로뉴 컬렉션과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의 어울림
2월 초, 서울의 매서운 바람을 뒤로한 채 캘리포니아를 찾았다. 2월의 캘리포니아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히 선선한 날씨였다. 루이 비통의 새로운 유니섹스 향수 컬렉션 ‘레 콜로뉴 컬렉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샌타모니카 해변이 지척인 곳에 짐을 풀었다. LA 미드시티 지역 예술가의 스튜디오가 모여 있는 곳에서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번 향수 컬렉션의 패키지를 담당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겸 영화 제작자 알렉스 이스라엘(Alex Israel)의 스튜디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여느 예술가의 스튜디오가 그렇듯, 작업에 최적화된 널찍한 공간에(심지어 정리가 잘된)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3개의 향수가 작품처럼 올려져 있었다. 향수를 돋보이게 할 화려한 조명이나 특별한 장치없이 흰색 큐브 위에 향수가 놓여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자체도 간결했다. 향수 컬렉션을 기획한 루이 비통 수석 조향사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가 3개의 향수를 차례대로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향수 행사에서는 홍보나 마케팅 담당 등이 전반적 개요를 전달하고 조향사는 향이나 원료 위주로 설명을 곁들이는 것과 달리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가 전면에 나선 것. 루이 비통 향수에서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가 향수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옆에서 선생님 말을 경청하듯 얌전히 서 있던 알렉스 이스라엘은 패키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금세 열정적 태도를 보였다.




레 콜로뉴 컬렉션은 선 송(Sun Song), 칵투스 가든(Cactus Garden), 애프터눈 스윔(Afternoon Swim)으로 구성했으며 옐로, 그린, 블루의 여름 컬러로 선보였다. 선 송은 마치 햇살이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으로 매력적인 오렌지 블라섬 향을 극대화했고, 네롤리 오일과 레몬으로 상큼함을 더했다. 칵투스 가든은 이국적인 파티오 라운지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의 향으로 마테 차가 주원료다. 루이 비통에 독점 공급하는 마테는 베르가모트와 레몬그라스를 만나 독창적 향을 선사한다. 애프터눈 스윔은 마치 바닷속으로 풍덩 뛰어들듯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로 시칠리아 오렌지 특유의 비타민 같은 향을 담았다. 패키지 또한 단순하지만 미학적으로 만들어 향의 느낌을 배가했다. 선 송은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칵투스 가든은 영화 <데스페라도>가 연상되는 선인장을, 애프터눈 스윔은 거대한 파도를 입은 박스에 담겼다. 각각의 패키지와 컬러만으로도 어떤 향인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레콜로뉴 컬렉션을 창조한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향수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는가? LA에서 프로젝트의 영감을 얻었다. LA는 기후가 환상적인 데다 무엇이든 대조적인 면이 있다. 바다와 사막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처럼.

콜로뉴 퍼퓸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붙였다. 정확한 명칭은 ‘Perfume of Cologne’다. 공기처럼 가벼우면서 오래 지속되는 향을 만들고 싶었다. 두세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향이 남아 있기를 바랐다. 전에는 불가능했으나, 이제 극복했다. 이 점이 가장 어려웠다.

향수가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모던함은 학교 다닐 때부터 스스로를 차별화하기 위해 추구해온 것이다. 향수 세계에서만큼은 혼란을 사랑하고 규칙을 깨는 것을 좋아한다. 나 스스로 놀랄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을 내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같은 향수를 두 번 만든 적이 없다. 향수를 만들 때마다 최초라고 생각하며 백지에서부터 시작하려 노력한다.

첫 여성 컬렉션에서 90개 향수 중 7개를 선택했다고 들었다. 이번 컬렉션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나? 20개 정도 만들었고, 그중 3개를 골랐다. 늘 그런 방식으로 일해왔고, 내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어떤 향이 좋고 나쁜지 비교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작업하는 것을 선호한다.

진귀한 원료로 향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향을 먼저 염두에 두고 재료를 찾는가, 아니면 재료를 찾은 뒤 그에 어울리는 향을 만드는가? 두 가지 모두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원료가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나는 특히 베르가모트를 좋아한다. 베르가모트와 베르가모트 열매에 대한 새로운 것을 발견한 뒤 향수로 탄생시킨다.

여러 가지를 한 번에 해내는 과정에서 어려운 일은 없나? 어려움은 없다. 한 개의 향을 작업할 때 에너지가 넘치지만, 여러 향을 함께 작업할 때의 경험도 색다르다.

이번 컬렉션의 패키지 컬러가 강렬하다. 색감은 향수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름보다 색이 먼저 보이니까. 노란색은 오렌지 블라섬이, 초록색은 선인장이 떠오른다. 파란색을 볼 때는 비타민 가득한 시트러스 향 칵테일이 연상된다. 다양한 브랜드와 작업하면서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경험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알렉스 이스라엘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 LA의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LA 사람들은 누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신든 상관하지 않는다. 괴짜 같거나 클래식하거나, 자신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 만약 일본이나 파리에서 이런 신발을 신고 있으면(자신의 버질 아블로 스니커즈를 가리키며) “왜 이런 신발을 신느냐”고 물어볼 것이다. 알렉스 이스라엘은 대단한 영향력을 지닌 천재 아티스트다. 그를 만나기 전부터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예술가들에게는 공통 언어가 있어 그와 일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당신이 기억하는 첫 향은 무엇인가? 프랑스 그라스에서만 나는 5월의 장미 향. 다섯 살 때 처음 이 향을 맡았다. 그라스의 장미는 붉은 오렌지색이다.
올 4월 11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한 레 콜로뉴 컬렉션은 자크 카발리에 벨트뤼가 설명한 대로‘여름’과 ‘자유로움’이 연상되는 향이다. 남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후각의 여정’까지 선사한다. 여행자를 위한 브랜드 루이 비통이 만든 향수라면 당연지사. 레 콜로뉴 컬렉션을 통해 꿈을 꾸듯 캘리포니아로 떠날 수 있다.







여행자를 위한 루이 비통 향수
오 드 퍼퓸 여성 향수 컬렉션
장미 향을 머금은 로즈 데 벙(Rose des Vents), 진한 월하 향 튜블렁스(Turbulences), 천연 가죽 향의 덩 라 포(Dans la Peau), 은방울꽃·재스민·목련이 어우러진 아포제(Apog´ee), 아가우드와 화이트 플라워가 만난 마티에르 누아르(Matie`re Noire), 세상에 없던 바닐라 향을 구현한 콩트르 무아(Contre Moi), 산딸기와 가죽이 결합한 밀 푸(Mille Feux)로 구성. 루이 비통의 첫 여성 향수 컬렉션이라 더욱 의미 있다.





여성 향수 아트라프 레브
아프리카 카카오꽃에서 추출한 동물적 향에 풍성한 작약 향을 더한 순수하고 우아한 향. 오 드 퍼퓸인 아트라프 레브(Attrape-Re^ves)는 드림 캐처를 의미한다.





남성 향수 컬렉션
무한을 상징하는 생강과 앰버를 결합한 리망시테(L’lmmensite), 중동의 향을 구현해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이 연상되는 누보 몽드(Nouveau Monde), 부드러운 파촐리 향의 폭풍우처럼 격정적인 오라주(Orage), 여행의 기대감이 느껴지는 시트러스가 특징인 쉬르 라 루트(Sur la Route), 우연이 빚어낸 설렘을 담은 샌들우드 향의 오 아자르(Au Hasard)로 구성. 모두 오 드 퍼퓸으로, 향수병의 LV 로고를 메탈로 새겨 남성미를 더했다.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루이 비통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