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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9 FASHION

Wild Times

  • 2019-03-22

시선을 강탈하는 날카로운 눈매, 실제 이상으로 섬세하고 화려한 자태, 생동감 넘치는 실루엣. 작은 다이얼에 펼쳐진 강렬하고 매혹적인 동물에 대한 이야기다. 메종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이 만나 이뤄진 걸작의 향연!

1 롱드 루이 까르띠에 르갸르 드 팬더 워치. 페인팅 처리한 팬더 데코 다이얼에 머더오브펄(눈),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2 팬더 덩뗄 워치에 등장한 팬더는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래커(반점)로 완성했고, 에메랄드를 세팅한 눈이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기계식 시계를 가치 있는 예술 작품으로 여기는 이유는 시간의 흐름을 독특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으로 표현하는 메커니즘 자체의 우수성도 있지만, 작은 다이얼에 펼쳐낸 다채로운 기법 때문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하이엔드 시계 명가는 여러 분야의 장인과 협업해 다이얼 아트를 구사한다(매뉴팩처 자체에 장인을 보유한 경우도 많다). 세필로 그림을 그리는 미니어처 페인팅, 800℃가 넘는 온도에서 굽는 그랑푀 에나멜링, 금속이나 깨지기 쉬운 머더오브펄 소재로 완성하는 조각 기법(인그레이빙)이 대표적. 금속에 홈을 판 뒤 안을 에나멜로 채우는 샹르베 에나멜링, 폭이 1mm도 채 되지 않는 얇은 금속 와이어로 윤곽선을 만들고 그 안을 형형색색 에나멜로 채색하는 클루아조네 에나멜링도 소수의 장인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방식이다. 어디 그뿐인가. 모래알같이 작은 크기의 조각을 이어 붙여 형태를 만드는 마케트리나 미니어처 모자이크도 빼놓을 수 없는 다이얼 아트의 한 형태다. 시계에 광채를 더하는 주얼 세팅 역시 빠질 수 없다! 이러한 기법은 하나의 시계에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드라마틱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혼용하는 경우도 많다. 동전만 한 크기의 캔버스에 펼쳐진 콜라주라 해도 좋을 듯. 회화와 마찬가지로 다이얼에 표현할 대상은 제한이 없다. 유서 깊은 건축물, 도시 전경, 신화 속 주인공을 포함한 인물, 꽃과 식물까지. 하지만 최근에는 유독 동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중에는 용, 유니콘 같은 신화 속 동물도, 동양 사상의 12간지 속 동물도 있다. 정글, 숲, 바다, 강 등 동물이 사는 환경도 천차만별이다. 다이얼에 드러난 동물의 모습은 극도로 사실적인 경우도 있고, 특징만 잡아 표현하기도 하며, 메종의 철학에 맞춰 귀엽거나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바꾸기도 한다. 그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동물과 주변 환경이 어우러져 자연을 아름답게 재현해낸다는 사실만큼은 같다. 다이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장인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공통점. 한 장의 스케치에서 시작해 손목에 얹을 시계 속 다이얼이 되기까지 과정은 무브먼트 제작 이상의 공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3 오프 센터 다이얼 아래, 정면을 응시하는 사자의 늠름한 모습을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완성한 자케 드로(Jaquet Droz)의 프티 외흐 라이언 워치.
4 화이트 골드 다이얼에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을 활용해 깊은 밤 울부짖는 늑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에르메스의 아쏘 아우(Awooooo) 워치.
5 보베가 2019년 선보인 아마데오 플러리에 39 새 모델. 머더오브펄 다이얼에 위엄 있는 백호 얼굴을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완성했다. 단 1점 선보이는 유니크 피스다.
6 호랑이가 정글에서 어슬렁거리는 듯한 모습을 섬세하게 양각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캐비노티에 머제스틱 타이거의 두 가지 모델.

JUNGLE VIBES
초원이나 밀림에 사는 맹수는 다이얼 아트를 위한 좋은 소재다. 호랑이, 사자, 팬더(표범)의 털과 얼룩무늬는 세밀한 붓을 이용해 표현하기 좋은 오브제이기 때문. 게다가 맹수 특유의 날카롭고 매서운 눈빛은 강력한 다이얼을 만드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완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쉐론 콘스탄틴의 캐비노티에 머제스틱 타이거 컬렉션처럼 양각 인그레이빙으로 동물을 표현하거나(배경은 작은 나무조각을 쪽매 맞춤한 마케트리 공법으로 완성), 까르띠에의 롱드 루이 까르띠에 르갸르 드 팬더 워치와 같이 색채와 음영으로 팬더의 질감과 색감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미니어처 모자이크 방식으로 다이얼을 완성하기도 한다. 여느 아트 피스와 마찬가지로 장인의 손맛을 요하는 과정이기에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는 유니크 피스라 할 수 있다.







7 우드 마케트리 기법을 적용해 대나무 숲에 사는 동물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캐비노티에 와일드 판다 워치. 시곗바늘 없이 디스크 4개로 시간과 날짜, 요일을 알리는 방식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다.
8 레버를 작동하면 시간으로 소리를 알리는 동시에 다이얼의 앵무새 가족이 움직이는 오토마통 미니트 리피터! 패럿 리피터 포켓 워치는 자케 드로가 지난해 선보인 걸작으로 손꼽힌다.
9 옐로 골드를 양각해 양 얼굴과 뿔을 정교하게 표현한 반클리프 아펠의 레이디 아펠 조디악 뤼미뉴 에어리즈 워치. 진귀한 스톤으로 표현한 곱슬거리는 양털도 주목할 것.
10 머더오브펄 세공, 미니어처 페인팅, 주얼 세팅을 활용해 낙원의 새를 표현한 불가리의 루체아 일 지아르디노 파라디소 워치.
11 투르비용을 탑재한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캔버스가 됐다. 다이얼에는 화려한 컬러로 매혹적 자태를 뽐내는 공작이 자리한다. 주얼 세팅, 에나멜링 등 다양한 기교와 함께 기계식 시계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불가리의 디바스 드림 파보네 워치.

IN THE WOODS
초식동물인 양과 판다, 형형색색 깃털의 새 등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 역시 다이얼 아트를 구사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오브제다. 양각한 금속에 에나멜 채색을 하거나, 황홀한 빛의 주얼 스톤을 세팅해 색감이 풍부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불가리와 같이 중력을 상쇄하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인 투르비용을 장식적 요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12 일본의 전통 옻칠 공예 기법을 활용해 다이얼을 형형색색 물들이고 양각 기법으로 황금돼지를 새긴 쇼파드의 L.U.C XP 우루시.
13 피아제는 에나멜 장인 아니타 포르셰와 협업해 대표 모델 알티플라노에 사랑스러운 돼지의 모습을 담았다.
14 인그레이빙, 그랑푀 에나멜, 엔진 터닝 기법 등 브레게의 대표적 세 가지 공예 기법으로 완성한 클래식 7145 워치.

YEAR OF the PIG
황금돼지를 뜻하는 기해년을 맞아 선보인 돼지 모티브의 워치도 2019년 빼놓을 수 없는 다이얼 아트의 주인공!







15 산호초, 불가사리, 물고기를 다이얼에 담아 바닷속 에덴동산을 표현한 불가리의 일 지아르디노 마리노 워치.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완성한 산호초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빼곡하게 세팅했다.
16 흐드러지게 핀 연꽃 사이로 헤엄치는 황금잉어 떼를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표현한 보베의 아마데오 플러리에 39 워치. 잉어의 반점이 극도로 세밀하며,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젤이 마치 동그란 연못 역할을 하는 듯하다.

WATER WORLD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와 주변 환경까지 표현하고 나면 다이얼은 어느새 물속 풍경으로 바뀐다. 다양한 생명체를 함께 담아내기에 더욱 섬세하고 까다로운 작업이 요구된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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