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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19 FEATURES

오랜만이야

  • 2019-02-28

보기보다 소탈하고 열정적인 배우, 생각보다 속 깊고 단단한 여자 홍수아.

진주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블랙 컬러 드레스는 Chanel, 볼드한 이어링 JP Blanche Clarisse.* 배우가 착용한 의상은 본인 소장품입니다.

2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났다. 매섭게 추운 어느 날이었다. 그녀는 벌게진 뺨을 양손으로 문대며 한 톤 높은 목소리로 현장에 있는 모두와 인사를 나눴다. 음료수를 돌리고 몸을 움직이며 크게 웃었다. 홍수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쾌활하고 털털한 여자, 그리고 욕심 많은 배우. 한참이던 중국 활동이 외교적 이유로 막혔을 때도 쉼표 없이 국내에서 차기 작품을 찾았다. ‘작품 규모나 배역’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일 드라마 출연을 결정했을 때 놀랍지 않았다. “국내 작품이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마침 <대왕의 꿈>을 함께한 신창석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한 주에 6일씩 촬영하는 일정이라 고민도 됐지만, 국내 팬 앞에 서고 싶었어요. 물론 외모가 너무 많이 변해서 처음엔 알아보지 못하는 분이 많았지만요.(웃음)” <끝까지 사랑>에서 그녀가 맡은 강세나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복수의 칼을 가는 전형적 악역이다. 한참 커리어를 쌓아가는 여배우에겐 쉽지 않은 역할이다. “우울증이 온 건 아닌가 싶었어요. 6개월 동안 항상 침전된 기분으로 살았죠. 에너지 소모도 심하고 피부 트러블에 시달리기도 하고, 죽겠다 싶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점차 반응이 오니까 할 만했어요. 무엇보다 ‘홍수아가 한국에서 활동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게 가장 값진 성과가 아닌가 해요. 그래도 다음엔 밝은 역을 맡고 싶어요.(웃음)” <끝까지 사랑>은 애초 100화로 기획했지만, 그녀가 연기한 강세나 캐릭터가 인기를 얻자 대본에 없던 친어머니와 상봉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4화를 연장했다. 최고 시청률 16.4%를 기록한 건 극에 활기를 불어넣은 그녀도 단단히 한몫했다.
요새 그녀는 서울 곳곳을 누빈다. 시장에 가서 떡볶이를 사 먹거나 명동 거리에서 쇼핑을 한다. 자신을 알아봐주는 팬들과 격의 없이 인사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는다. 만 5년 만에 참여한 국내 작품으로 그간 잊고 지낸 따스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한국 팬들이 살갑게 대해주면 울컥할 때가 많아요. 식당에서 한 숟갈이라도 더 먹으라며 수북이 담아주는 모습이라든지 응원의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죠. 차기 작품은 국내에서 하고 싶어요.” <끝까지 사랑>의 흥행 이후 그녀는 국내에서 몇 편의 작품 제의를 받았다.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홍수아의 본모습이 담긴 밝고 건강한 캐릭터가 될 거다.




트위드 소재의 톱은 Chanel.

홍수아는 어느덧 30대 초반을 지났다. 연기 외에도 고민할 것이 많아졌다. 일상과 연애, 결혼 같은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 “20대엔 욕심이 많았어요. 몸이 부서져라 일만 한 것 같아요. 이젠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대신 제 삶과 동반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요. 내가 좋아하는 일과 사랑하는 사람과 소소하게 사는 미래 같은.” 그녀는 지난해부터 SNS를 통해 유기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단체를 후원하기보다는 직접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을 입양해 치료한다. 어느덧 5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연애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2년 전 그녀에게 연애에 대해 물었을 때 “남자 만날 때가 아니다. 일이 먼저다”라고 선을 긋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녀는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어른스러운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요새 유행하는 연하남은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고. 다가오는 봄엔 그녀가 중국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 <눈이 없는 아이>가 국내 개봉한다. 이미 몇 해 전 <원령>이 한국 관객과 만났지만,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최근 중국에서 신예로 떠오른 심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평단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그리고 2년 전 캐스팅이 확정된 중국의 대하 사극 촬영 스케줄이 기다린다. 프로덕션과 스태프, 배우들 모두 외교적 문제가 해결되고 그녀가 현장으로 복귀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활동할 계획인 만큼, 그녀는 올해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김상구   스타일링 정부자   헤어 황세범(샬롱하츠)   메이크업 김수빈(살롱하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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