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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8 LIFESTYLE

경이롭고 찬란한 2017년 모젤 와인

  • 2018-08-27

지구온난화가 선사한 행운과 축복. 독일 모젤산 리슬링은 지금, 역사상 가장 찬란한 빈티지를 탄생시켰다.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가 열병을 앓았지만, 서늘한 기후대인 독일 모젤 계곡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자르와 루베르처럼 기온이 더 낮은 지역은 높아진 수은주 덕분에 덜 익은 빈티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온전한 축복일 리 없다. 2017년 모젤 지방의 수확기가 시작되기 직전, 와인 생산자는 가혹한 봄 서리와 여름 우박, 가을 냉해를 복합적으로 겪은 탓에 양질의 빈티지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 필자 역시 뛰어난 와인은 소량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2017년 산 모젤 와인은 경이로운 결과를 낳았다. 아로마와 미네랄을 겸비한 우아한 리슬링 와인을 즐기는 독자라면 극적 반전을 이룬 모젤의 신상 와인을 반드시 즐겨보기 바란다.




1 닥터 로오젠 와이너리.    2 빌리 셰퍼의 와인 숙성고.

주요 생산자의 최근 병입 와인 500종을 시음한 결과 2017년산 모젤 와인에 대한 전체적 인상은 ‘예상보다 품질이 일정하고 뛰어나다’로 결론지었다. 유일한 문제점은 밭에 따라 최소 15%에서 최대 60%까지 수확량이 줄어 와인이 소량만 생산되었다는 것이다. 2015년과 2016년의 평균 생산량보다도 다소 떨어져 악화된 상황이다. 다시 말해 이 칼럼에서 상위에 랭크된 리슬링 와인을 구매하고 싶다면 재빨라야 한다는 의미. 실패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판매업자 혹은 유통업자와 당장 연락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적은 수확량에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 모젤 중부 그라흐 지방에서 빌리 셰퍼(Willi Schaefer)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크리스토프 셰퍼는 “평소 수확량의 50%밖에 얻지 못했지만, 나머지 절반도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제대로 응축된 맛에서 그것을 느낄수 있죠!”라고 말했다. 그의 와인은 필자의 시음단 평가에서 모두 95점 이상을 받았는데, 이러한 엄청난 성취를 통해 그 말이 진실임을 입증했다. 사실 빼어난 응축도는 2017년산 이 지역 최고 와이너리 와인의 공통적 특성이다. 2017년산 모젤리슬링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낮거나 적당하면서도(달콤한 와인은 7~10%, 드라이한 와인은 10~12.5%) 탄탄한 구조를 갖춘 힘 있는 와인으로, 실로 본연의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한 세대 이전에도 지난해와 유사하게 힘겨운 시기를 보냈지만 그 결과물은 2017년산의 성과에 비할 바가 아니다. 2017년산 모젤 와인의 고품질은 와인 생산자의 야심찬 기획과 포도 재배에 기울인 관심과 정성, 철저하게 엄선한 수확기가 절묘한 삼박자를 이룬 결과다. “2017년엔 좋은 곰팡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문제였죠. 그로 인해 수확량이 반으로 줄었음에도 수확하는 데 들인 시간은 평소와 같았습니다.” 크리스토프 셰퍼의 말이다. 과거에는 소량의 포도수확을 위해 그토록 수고를 기울이는 생산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주 적은 양이라도 깨끗하지 않은 포도가 건강한 포도와 함께 착즙기에 들어가면 전체적 와인 품질이 저하된다.




3 카를 뢰벤 리슬링 1896.    4 에곤 뮐러 샤르츠호프 샤르츠호프베르거 아우슬레제.    5 닥터 로오젠 아우슬레제 골드 캡.    6 페터 라우어 쿠프 베레나우슬레제.    7 요제프 프륌 베름카스테를러 라이 아우슬레제 골드 캡.

와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해 카테고리별로 시음 결과를 분류할 필요가 있었다. 오늘날 모젤 와인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드라이 리슬링과 미디엄 드라이 리슬링은 우아하며 미디엄 보디감을 갖춘 2016년산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2017년산 와인은 대부분 이례적으로 풍부하고 강렬한 2015년산보다도 우월하다. 제임스서클링닷컴에서 나란히 97점을 기록한 율리안 하르트(Julian Haart)의 2017년 골트트뢰프헨 리슬링(Goldtr pfchen Riesling), 122년 전에 심은 포도나무의 이름을 딴 카를 뢰벤(Carl Loewen)의 2017년 리슬링 1896, 마르쿠스 몰리토어(Markus Molitor)의 2017년 첼팅거 조네누어 리슬링 아우슬레제*** 그린 캡(Zeltinger Sonnenuhr Riesling Auslese*** Green Cap)이 특히 눈에 띈다. 모젤 와인의 상징과도 같은 상큼하고 달콤한 아우슬레제, 베레나우슬레제(BA), 트로켄베레나우슬레제(TBA)의 경우 2017년산이 2016년산보다 확실히 탁월하다. 에곤 뮐러-샤르츠호프(Egon M ller-Scharzhof)가 선보인 2017년 샤르 츠 호프베르거 아우슬레제(Scharzhofberger Auslese)와 아우슬레제 골드 캡(Auslese Gold Cap), 막시민 그륀하우스(Maximin Gr nhaus)의 2017년 아프츠베르크 아우슬레제(Abtsberg Auslese)와 아우슬레제 Nr.56, 2017년 에르데너 플렐라트 아우슬레제 골드 캡(Erdener Pr lat Auslese Gold Cap), 닥터 로오젠(Dr.Loosen)이 출시한 아우슬레제 롱 골드 캡(Auslese Long Gold Cap), 마르쿠스 몰리토어의 2017년 첼팅거 조네누어 리슬링 아우슬레제*** 골드 캡(Zeltinger Sonnenuhr Riesling Auslese*** Gold Cap)이 해당 카테고리에서 모두 고전적 풍미를 선사한다. 일반적 시기보다 늦게 새로운 빈티지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여러 주요 생산자의 와인 목록도 눈여겨볼 만하다. 필자와 시음단에게 2016년 빈티지를 맛보게 한 요한 요제프 프륌(Joh. Jos. Pr m) 같은 실력자가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의 와인 역시 모젤 지방에서 생산한 최고의 와인으로 관심을 갖고 확보해둘 가치가 있다.




8 막시민 그륀하우스 아프츠베르크 아우슬레제.    9 칠리켄 라우슈 아우슬레제.    10 마르쿠스 몰리토어 첼팅거 조네누어 아우슬레제*** 그린 캡.

Tasting Note
2017 Julian Haart Riesling Mosel Schubertslay Auslese ***
이 초신성 와인을 뛰어넘는 모젤 아우슬레제가 앞으로 탄생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면도날처럼 예리한 신맛을 품은 무자비하게 아름다운와인. 그윽하고 이국적인 과일 향이 대단히 매혹적이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마리아나 바다만큼 깊은 풍미를 뿜어낸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당신이나 나보다 오래 살아남을 와인이다. 냉해 탓에 수량이 극히 한정적이다. 점수 100

2017 Egon Muller-Scharzhof Riesling Mosel Scharzhofberger Trockenbeerenauslese
사과부터 망고에 이르는 다채로운 건과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오래도록 그 맛을 음미할 수도, 단숨에 빠져들 수도 있다. 농밀하고 감미로운 이 와인은 에곤 뮐러가 내놓은 또 하나의 한정판 명작으로 수집가들이 앞다투어 달려들 만하다. 지극히 긴 여운에는 묵직함도, 너무 진한 달콤함의 기미도 없다(그 느낌이 적절하고 절묘하다). 금세기엔 언제 마셔도 좋다. 점수 99

2017 Dr. Loosen Riesling Mosel Erdener Pralat Auslese Long Gold Cap(Auction)
아직 숙성되지 않았지만 엄청난 응축미, 생동감과 함께 말린 망고 향의 진한 풍미에 완벽하게 어우러진 자연스러운 달콤함을 자랑한다. 길고 강렬한 여운. 2020년 이후 음미하면 좋지만 그 뒤로도 수십년의 미래가 더 기대된다. 점수 98~99

2017 Zilliken Riesling Mosel Rausch Auslese Long Gold Cap (Auction)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위대한 다이아몬드처럼 눈부신 와인. 말린 과일의 농밀하고 매혹적인 아로마를 품었다. 현재는 와인으로서 태아단계에 불과하지만 아마 거의 모든 독자보다 오래 살아남을 와인! 2020년 이후 마시기 좋다. 점수 98

2017 Peter Lauer Riesling Mosel Kupp Auslese Long Gold Cap
총알 같은 와인의 궤적이 지나갈 때까지 한 발짝 물러나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다리의 힘이 빠져 쓰러질지도 모른다! 숨 막힐 듯 매혹적인 신맛뿐 아니라 황홀한 크림과 캐러멜 풍미를 선사한다. 신기하게도 이 상반된 성격이 잘 어우러진 와인이다. 지금 마셔도 좋고, 보관용으로도 OK. 점수 98

2017 Peter Lauer Riesling Mosel Kupp Beerenauslese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황홀한 신맛이 페터 라우러 2017년 빈티지의 전형적 특징이다. 극강의 조화로움으로 지금 당장 마시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이 와인은 베레나우슬레제의 꿈이다. 여운은 대단히 길고 매끄럽다. 이 와이너리의 다른 모든 와인처럼 숙성과 함께 엄청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점수 98

2017 Egon Muller-Scharzhof Riesling Mosel Scharzhofberger Auslese Gold Cap(Auction)
후각으로 느끼는 프루티한 캐러멜 향이 압도적이며 혀에 와 닿는 응축도는 한 방 맞아 비틀거릴 만큼 강렬하다. 아직은 너무 어린 느낌이지만 균형감은 이미 거의 완벽하다. 무척 싱그러운 여운의 깊이는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진다. 시음 적기는 2019년 이후. 점수 98

2017 Maximin Grunhaus (von Schubert) Riesling Mosel Abtsberg Auslese Nr. 56 (Auction)
탁월한 응축미와 함께 황도, 살구, 망고의 농익은 풍미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이 와인은 가히 천재의 작품이라 할만하다. 봄처럼 싱그러우며, 매우 긴 여운의 섬세함 역시 기막히다. 마시거나 간직할 것. 점수 98

2017 Willi Schaefer Riesling Mosel Graacher Domprobst Spatlese 5
우리가 흔히 베레나우슬레제나 트로켄베레나우슬레제에 기대하는 응축미를 완벽하게 주입한 스페틀레제. 다이아몬드같은 화려한 매력으로 어필한다. 풍부한 미네랄 피니시는 이 와인을 끝없이 마시고 싶게 하는 원동력이다. 점수 98

2017 Dr. Loosen Riesling Mosel Erdener Pralat Auslese Gold Cap
망고, 파파야 같은 열대 과일의 캐릭터로 채운 와인. 집중도가 탁월하며 혀에 감기는 풍미가 화려하다. 향신료와 쌉쌀한 아몬드 향으로 채운 긴 여운도 인상적. 좀 더 아름답게 발전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 점수 96~97

2017 Carl Loewen Riesling Mosel 1896 (Gray Label)
이 강렬한 리슬링에는 어둡고 위험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이 와인의 숨은 내면을 만끽하고 싶다면 충분한 디캔팅이 필수. 깊이감과 정교함이 돋보이며 여운은 길고 황홀하다. 2019년, 2020년이 시음 적기이나 숙성 잠재력은 더 길게 내다봐도 좋다. 점수 97

2016 Joh. Jos. Prum Riesling Mosel Bernkasteler Lay Auslese Gold Cap
최상의 상태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2019년부터 더욱 흥미로워질 와인이다. 엄청난 에너지와 폭발적 풍미를 선사할 듯. 터보 엔진을 단 차량의 성능만큼 짜릿한 여운에 맞서려면 당신의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꽉 붙잡을 필요가 있다. 점수 97

2016 Markus Molitor Riesling Mosel Zeltinger Sonnenuhr Auslese *** Green Cap
정교하며 응축도가 뛰어난 와인.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진가를 맛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2020년까지 기다린다면 이 다차원적 리슬링이 왜 모젤 와인의 대표 선수가 되었는지 그 연유를 알게 될 듯. 점수 97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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