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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8 FASHION

에르노, 변치 않는 가치를 말하다

  • 2018-08-20

올해 설립 70주년을 맞이한 에르노. 성공의 초석을 다진 피티 우오모와의 뜻깊은 연을 기리며, 지난 6월 12일부터 사흘간 피렌체의 스타치오네 레오폴다에서 < L.I.B.R.A.R.Y > 전시를 개최했다. 전통과 혁신의 균형감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기술과 환경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 노력에서 에르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목도했다.

에르노가 창립 70주년을 기리며 개최한 < L.I.B.R.A.R.Y > 전시 전경.

70년 역사의 응집
도시 전체가 고고한 역사의 산물로 꿈틀거리는 이탈리아 피렌체. 매년 세계적 남성 패션 박람회 피티 우오모가 열리는 6월 둘째 주, 이 도시는 전 세계 멋쟁이들의 성대한 일터이자 놀이터로 변신한다. 에르노 역시 1971년부터 피티 우오모에 참가하며 아우터웨어 브랜드로서 명성을 널리 알려왔다.
뙤약볕이 내리쬔 낮 동안의 열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석양이 물드는 저녁 7시. 에르노의 창립 70주년 전시를 보기 위해 스타치오네 레오폴다로 향했다.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진 않지만 피렌체 역사의 일부로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이곳은 산타마리아노벨라 역이 생기기 전 피렌체와 주요 도시를 잇는 요지였다고. 저녁노을을 뒤로하고 웅장한 실루엣을 드러내는 레오폴다 역으로 근사하게 차려입은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석조 건물로 들어서자 수조를 중심으로 스크린에 둘러싸인 설치물이 초대받은 이들을 맞이했다. 스튜디오 아추로(Studio Azzurro)가 디자인한 ‘워터 에코(Water Echoes)’는 에르노의 뿌리이자 심장인 물을 이야기한다. ‘퐁당!’ 하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강어귀에서 시작한 브랜드의 역사와 비가 잦고 다습한 기후의 특성상 실용적인 레인코트가 탄생한 비화 그리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1 태양광 기술을 접목한 본사 전경.   2 트렌치 코트 모티브의 오브제.

이어서 도착한 대규모 전시실에는 이번 전시의 캐치프레이즈인 ‘L.I.B.R.A.R.Y(Let Imagination Break Rules and Reveal Yourself, 상상력을 발휘해 규율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라)’를 새긴 아크릴 패널을 중심으로 지난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가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에게는 고급 패딩 아우터웨어로 알려졌지만, 에르노는 본디 레인코트로 브랜드 역사를 시작했다. 1950년대에 세인트빈센트의 랠리 델라 모다(Rally della Moda)에 참여한 에르노 설립자 주세페 마렌치의 모습과 그의 첫 레인코트 컬렉션이 담긴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레인코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반세기 전 제품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지금 봐도 완벽하고 수준 높은 테일러링과 완성도를 자랑했는데, 과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클래식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순간! 1950년대 이후 캐시미어 코트부터 더블브레스트 코트까지 다양한 디자인으로 확장된 레인코트의 변천사는 지난 수십년간 어떤 기술을 접목한 원단과 디자인적 다양성을 토대로 레인코트를 재창조하고 연구해왔는지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3 레오폴다역으로 옮긴 ‘실험실H’.   4 스튜디오 아추로의 ‘워터 에코’.

브랜드의 본질에 대한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요소도 충분했다. ‘My Water Point of View’ 영상은 에르노의 새로운 도전과 성공이 시작된 2005년, 클라우디오 마렌치가 회장으로 선임된 순간을 비롯해 무게가 200g밖에 되지 않는 첫 번째 울트라라이트 다운 제품을 출시하게 된 배경 그리고 여전히 마조레 호수가 에르노의 초석이자 영원한 영감의 원천인 이유를 담았다. 또한 지난 70년에 이어 다가올 100년, 200년을 맞이하기 위한 에르노의 지속적 투자와 연구에 대해서도 고찰했다. 이런 행보의 일환으로 에르노는 창의적 젊은이들을 후원하고 양성하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상력을 발휘해 규율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라’라는 전시의 캐치프레이즈를 주제로 피렌체의 폴리모다와 오사카 문화복장학원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력을 발현한 작품은 전시의 의미와 에르노의 비전을 보여 주었다. 더불어 에르노의 레사 연구실에서 창작한 라미나, 이글루, 마그마 컬렉션처럼 공상과학영화 속 의상을 연상시키는 프로토타입과 독창적 작품들 역시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르노의 도전정신이자 그의 산물로 다가왔다.






에르노의 트렌치 코트를 입은 1960년대 광고 이미지.

생태계적 지속 가능성의 도모
에르노의 역사는 1948년 마조레 호수로 이어지는 에르노 강어귀의 레사지역에서 시작됐다. 도시 전체가 푸른 나무가 울창한 산의 평화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오랜 시간 고민한 에르노는 최근 몇 년간 생산 시스템과 서비스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이상적인 근무 환경과 기술 혁신, 공장의 현대화 등을 이루고자 다각도로 노력했다. 제품 생산 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한 PEF프로젝트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Made Green In Italy’ 공식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최근에는 19세기에 지은 본사에 태양광 기술을 접목해 태양전지와 에너지 저소비 시스템을 도입해 모든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지속적 투자는 좋은 환경이 창의적 업무는 물론 탁월한 품질의 바탕이 된다는 클라우디오 마렌치 회장의 철학을 방증한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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