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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8 LIFESTYLE

All You Need for Design

  • 2018-05-23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제57회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발견한,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디자인 트렌드.

2018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양적·질적으로 또 한번의 성장을 이뤘다. 총 33개국, 1841명의 전시자가 쇼케이스를 열었고 188개국에서 43만4509명이 방문객이 박람회를 찾았다. 이는 2017년보다 26% 증가한 것이며, 유로쿠치나가 격년으로 열리는 것을 감안해 2016년과 비교해도 17%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엄청난 숫자가 말해주는 바,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상품 전시를 통한 단순한 산업 교류의 장을 넘어 글로벌 디자인 축제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방대한 규모만큼 ‘트렌드가 많은 것이 트렌드’라 여길 정도로 디자인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었던 현장. 그 안에서 에디터를 사로잡은 전시와 제품, 흥미로운 이슈를 선정했다.




1 루이 비통의 레 프티 노마드 전시.   2 전 세계 수공예의 멋을 담은 로에베의 패브릭 제품.

노매드족을 위한 장인정신
우아하고 실용적이면서 창의적인 여행 가방과 액세서리를 통해 여행 예술을 구현한 설립자의 모험 정신을 오늘날까지 충실히 이어온 루이 비통.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2012년부터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 가구 컬렉션 ‘오브젝트 노마드’를 탄생시켰다. 올해는 홈 데코 컬렉션인 레 프티 노마드(Les Petits Nomades)까지 함께해 전시의 여정을 더욱 기쁘게 했다. 팔라초 보코니의 고풍스러운 천장을 아틀리에 오이의 오리가미 플라워로 장식한 이들은 오브젝트 노마드 컬렉션 가구와 함께 캄파나 형제의 트로피컬 리스트 화병,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의 오버레이 볼, 마르셀 반더스의 다이아몬드 미러를 세팅해 환상적인 ‘루이 비통 공예 월드’로 이끌었다. 스페인의 가죽 명가 로에베는 일본, 토고, 세네갈의 패치워크, 인도의 리본 자수 기법 등을 결합한 블랭킷과 태피스트리, 12개 한정판 쇼퍼 백을 선보였다. 세계 각지의 공예 장인을 직접 만나 함께 작업한 진정한 장인정신의 결과물로 올 10월부터 로에베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3 소니의 <히든 센스>전.   4 파나소닉 디자인의 <트랜지션>전.




테크 브랜드의 미래적 영감
디지털 기술의 가치와 역할을 새롭게 조명한 테크 브랜드의 장외 전시도 흥미로웠다. 구글은 전자 기기가 미래에는 좀 더 촉각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Softwear)>전을 열었다. 우드 가구와 세라믹 소품, 텍스타일 등으로 장식해 소프트한 매력이 넘치는 공간 속에 스마트폰과 구글 홈 제품을 전시했다. 소니는 <히든 센스(Hidden Sense)>전을 통해 사람과 제품, 공간이 상호작용하는 기술의 미래를 공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브레라 미술관 정원에서 열린 파나소닉 디자인의 창립 100주년 기념 전시는 디지털이 인류의 건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물방울 형상의 부스에서 신선한 공기를 내뿜는 쇼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된 이때에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5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홈 컬렉션.   6 에르메스의 페리메트르 화병과 정원 테마의 테이블웨어.

하이엔드 패션을 입은 집
이번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고유의 패션 철학을 담은 품격 있는 집’을 향한 수많은 패션 브랜드의 열정을 보며 이런 상상을 했다. 펜디의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보테가 베네타 소파가 놓인 거실에 앉아 에르메스의 화병에 꽂힌 꽃을 보며 트레이에 간식을 담아놓고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는 상상. 펜디는 이탈리아 주방 가구 브랜드 SCIC와 손잡고 펜디쿠치네를 런칭, 건축가 마르코 코스탄치가 디자인한 첫 주방 가구를 출시했다. 보테가 베네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마이어가 한층 생동감 있는 디테일과 밝고 화사한 컬러의 홈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프린트 장식을 단 더스트 핑크 컬러의 루디(Rudi) 소파가 인상적. 에르메스의 새로운 홈 컬렉션 오브제 중에는 가죽의 가장자리를 다듬는 버니싱 기법을 떠올리게 하는 라인 패턴을 입힌 페리메트르(P´erime` tre) 포슬린 화병과 여러 자연 모티브의 그래픽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정원으로의 산책(A Walk in the Garden) 테이블웨어가 돋보였다.




디젤 리빙이 디자인한 스카볼리니의 주방.

다작의 왕 디젤 리빙
디젤 리빙은 이제 청바지 회사의 외도를 넘어 완벽한 하나의 리빙 브랜드로 성장한 듯하다. 멕시코의 사막 도시에 스며든 콘크리트 유적지를 컨셉으로 한 부스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안을 채운 디자인 콘텐츠 또한 훌륭했다. 오랜 협업 관계를 맺어온 포스카리니(조명), 모로소(가구), 셀레티(소품)를 통해 새롭게 출시한 제품은 물론 아이리스(Iris)와 타일을, 베르티(Berti)와 우드 마감재를 만들고, 베딩과 커튼 등 홈 리넨까지 선보인 것. 그중 백미는 스카볼리니와 협업한 주방과 욕실 가구다. 중성적 컬러와 금속성 등을 내세운 특유의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고스란히 담은 공간. 디젤 리빙 제품만으로 하나의 집이 완성되다니, 실제로 보지 않는다면 믿기 힘든 일이다.




7 산와 컴퍼니의 콤팩트 주방.   8 CC-타피스의 전시 부스.

박람회장의 3대 우수 전시자
먼저 밀라노에 기반을 둔 핸드메이드 러그 브랜드 CC-타피스는 아치형 파사드를 통해 그들의 예술적 제품을 들여다보는 구조로 부스를 설계했는데, 제품이 그대로 건축 안에 녹아든 완벽한 조화를 선사했다. 컨템퍼러리 가구 브랜드 마지스의 부스는 르네상스 시대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건축에서 영감을 얻어 작지만 이상적인, 그들만의 디자인 도시를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일본의 산와 컴퍼니는 미니멀의 정수를 품은 콤팩트 주방으로 화제를 모았다. 마치 하나의 가구처럼 보이는 폭 120cm, 높이 65cm의 주방을 활용해 여백의 미를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9 카르텔 바이 라우펜의 욕실 디자인.   10 ex.t의 수전 일체형 거울.

스마트 주방, 꿈의 욕실
트렌드 분석 기관 포어사이트 팩토리의 작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인의 70%가 향후 5년 안에 스마트 홈 제품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이를 반영한 듯 삼성전자를 비롯해 보쉬, 지멘스 등 글로벌 가전업체에서 IoT 홈에서 기능하는 주방 가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욕실의 첨단 기술은 좀 더 감성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물이 흘러나오는 형상까지 디자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샤워 헤드와 수전, 세면대는 더욱 작고 슬림해졌으며 백색을 탈피해 돌빛, 진흙빛, 구름빛 등 자연의 색을 입었다. 여기에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거울을 더해 욕실 인테리어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11 헤이의 무대가 된 팔라초 클레리치.   12 아우디의 <다섯 번째 링>전.

이탈리아에서 만난 스칸디나비안
덴마크의 컨템퍼러리 디자인 가구 브랜드 헤이와 구비가 전시 장소로 고풍스러운 궁전을 선택해 주목받았다. 각각 1500㎡, 1200㎡에 달하는 팔라초 클레리치와 팔라초 세르벨로니에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특유의 간결함과 경쾌함을 색다르게 연출했다. 헤이 전시에서는 소노스의 컬러풀한 스피커도 만날 수 있었는데, 전통적 공간과 첨단 기술 산물의 이질적 조합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토르토나에서는 노르웨이의 현대적 공예 디자인을 소개하는 전시 <노르웨이의 현재(Norwegian Presence)>가 열렸다. 헤이, 구비와는 대조적으로 가구와 조명, 텍스타일을 담백하게 보여주며 진정성을 어필했다.

개념 전시
해마다 신선한 전시 컨셉으로 기대를 높이는 넨도. 뒷마 <에디터의 위시리스트> 당에 실험용 의자를 가득 채우거나 수족관 안에 해파리 처럼 생긴 꽃병을 풀어놓던 그들이 올해는 ‘움직임’이라는 주제로 사람과 사물의 관계를 탐구했다. 물체의 기능, 재료, 생산 과정에서 비롯된 움직임의 개념을 보여주며 이것이 사람과 어떤 영향력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했다. 아우디는 MAD 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컨셉카 아이콘과 뉴 A6를 테마로 한 설치미술 작품 ‘다섯 번째 링(Fifth Ring)’을 선보였다. 코르소베네치아에 위치한 유서 깊은 신학교의 담장 안에 대형 링을 설치했는데, 이는 완벽함을 위해 분투하는 인류의 모습을 상징한다. 완벽함을 향한 탐구는 혁신의 원동력이며 이는 아우디를 특별하게 하는 힘이라고. 물 위에 떠 있는 상태로 계속해서 변하는 하늘의 모습을 비춰 구름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13 리츠웰의 자바라 수납장.   14 카르텔의 우디 컬렉션.

나무를 향한 사랑
스마트 디자인을 주제로 8개의 혁신적 제품 아이디어를 보여준 카르텔 전시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것은 우디(Woody) 컬렉션이었다. 나무로 만든 가구 일색이던 시절에 플라스틱으로 유명해진 회사가 지속 가능성을 위해 나무 가구를 선보일 줄이야. 필립 스탁이 본인의 베스트셀링 디자인을 우드 소재로 재해석한 이 컬렉션은 최신 공법을 적용해 아주 얇고 우아한 나무 형태를 뽑아냈다. 플라스틱 소재를 의자 시트나 다리 등에 접목한 점도 독특했다. 한편 나무의 풍부한 질감을 느끼고 싶은데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은 조금 지겹다는 사람은 일본의 가구 장인 미야모토 신사쿠의 리츠웰(Ritzwell)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신제품인 베아트릭스 하이백 체어와 자바라 수납장은 천연 호두나무를 활용해 만든 품격 있는 우드 가구의 전형이니까.

<에디터의 위시리스트>
15 스페인의 디자인 아웃도어 가구 그룹 간디아블라스코에서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 디아블라(Diabla)의 플리시(Plisy) 램프.
16 스카이 블루 컬러로 표현한 고전미가 돋보이는 포르나세티의 2018년 신작, 아키테투라 셀레스테(Architettura Celeste) 컬렉션.
17 돌체 앤 가바나의 시칠리아 사랑을 담은 스메그의 가전 시리즈.
18 호브에 전원을 연결하면 아일랜드 조리대로 쓸 수 있는 카르텔의 아이 테이블(I-Table).
19 1970년대 디스코에서 영감을 받은 구프람(Gufram)의 카펫.
20, 21 ‘키치’ 트렌드를 공유하는 구찌의 홈 컬렉션과 셀레티의 신제품 토일렛페이퍼 라운지 소파.
22 잉고 마우러 특유의 위트를 느낄 수 있는 파란 고무장갑 끝에 매달린 전구 조명, 루지(Luzy).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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