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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18 FASHION

Creative Utopia

  • 2018-02-20

창작의 고통에 몸서리치지만 전율을 느끼는 창조자의 모습이 스친다. 기존의 관습과 유행을 거부하고,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 여러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주저하지 않았다. 패션 정복자의 이름을 걸고 탄생한 또 하나의 걸작. 싱가포르의 더 아트 하우스에서 목도한 구찌의 2018년 S/S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구찌의 2018년 S/S 시즌 컬렉션 프레젠테이션 현장.

동시대를 살아가는 패션 브랜드 중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모두가 구찌를 말하지 않을까! 어쩌면 톰 포드가 이끌던 전성기를 능가하는 풍부한 유산을 생산 중인 현재의 구찌는 2018년 S/S 시즌에도 그 행보를 이어간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창작을 ‘일종의 시적인 행위’라고 정의한다. 내재되어 있는 환영과 갈망, 절박함이 뒤섞여 폭발하는 ‘화산 중심부의 분화 과정’ 같다고 표현한다. 옥죄여 있던 생명력이 분출하고 폭발하는 절정의 순간에 창작은 비로소 이뤄진다는 게 미켈레의 주장.






싱가포르에서 열린 구찌의 2018년 S/S 시즌 컬렉션 프레젠테이션 현장.

또한 그는 창작을 일종의 저항 행위라고 표현한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의견에 동의한다. 기존의 고정관념과 전통의 본질을 깨뜨리고, 수없이 질문을 던지는 활동이 바로 저항 행위라는 것. 2018년 S/S 시즌, 구찌는 창작을 위해 행하는 다양한 저항 활동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찌는 도전과 위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세상에 굴복하지 않으며 거세게 저항했고, 그런 과정을 반복한 끝에 비로소 2018년 S/S 컬렉션이 탄생했다.






1 세가의 로고 폰트를 더한 클러치.   2 구찌의 2018년 S/S 시즌 우먼 컬렉션.

지난 12월 5일, 에디터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펼쳐놓은 창조적 영감의 결과물을 감상하기 위해 아름다운 섬나라 싱가포르로 향했다. 아시아 프레스 프레젠테이션이 열린 하우스 오브 팀버(House of Timbre)는 아시아문명박물관이 자리 잡은 지역에 위치하고, 과거엔 싱가포르의 의회로 사용한 역사적 명소다. 눈부신 오렌지 컬러의 벨벳 소재 커튼과 소파, 스툴로 채운 행사장에 들어서자 그 오묘한 분위기에 잠시 압도당했다. 이번 시즌 구찌를 상징하는 컬러 팔레트와 풍부한 프린트가 어우러져 마치 밀라노의 쇼룸을 옮겨놓은 듯했다. 곳곳에 자리 잡은 2018년 S/S 컬렉션 레디투웨어와 액세서리는 특유의 오라를 풍기며 에디터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3 월트디즈니의 백설공주와 협업한 니트 웨어.   4 리본 디테일 플랫 슈즈.

이례적으로 이번 컬렉션은 한 시즌 내에 여러 아티스트 그리고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시도했다. 프랑스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나탈리 레테, 스페인 출신 작가 세르지오 모라, 고양이 화가로 유명한 일본 작가 히구치 유코와 다양한 프린트 작업을 즐겼다. 그뿐 아니라 세계적 뮤지션 엘턴 존과 컬래버레이션한 별도의 라벨을 붙여 스페셜 라인으로 출시하는데, 이 제품들은 지난 11년간 자국 뮤지션들의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한 행사장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또한 구찌는 누구나 생각하는 브랜드와의 흔한 협업은 거부한다. 특히 컬래버레이션의 한계와 영역을 파괴한 점이 눈에 띈다. 월트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워너브러더스의 벅스 버니 캐릭터, 일본의 게임 회사인 세가의 로고 폰트까지! 구찌의 영감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오늘도 역시 신선하다.











구찌의 남성 컬렉션은 레트로풍의 빈티지 실루엣과 더블브레스트, 라운드 라펠, 팝 컬러, 벨벳 소재가 특징인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시대상을 재해석했다. 허벅지를 살짝 가리는 짧은 반바지와 포멀웨어를 믹스 매치한 혁신적 스타일링이 돋보이고, 지난 시즌 여성 컬렉션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벨트 백은 크기를 키워 남성 제품으로 선보인다. 빈티지 GG 로고를 장식한 라지 토트백과 책에서 영감을 받은 3가지 폰트의 프린트가 특징인 북스 백은 구찌의 유머러스한 감성을 간직한 제품.






아름다운 이브닝 가운과 레오퍼드 또는 스포티한 블루종을 믹스 매치한 미켈레식 아방가르드 스타일이 주축을 이룬다. GG 로고로 이루어진 마크라메(장식 끈으로 매듭을 짓거나 엮어 무늬를 만드는 기법) 레이스와 스팽글, 비즈, 페이크 퍼, 새틴 실크 등 풍성한 소재 사용이 돋보이며, 클래식한 모카신과 새로운 실루엣의 뮬, 양쪽 버클이 서로 다른 페미닌한 샌들 등 새 슈즈 컬렉션 역시 이채롭다. 핸드백은 과거의 구찌에서 영감을 받은 빈티지한 실루엣과 디테일이 특징인데, 그중 빈티지 GG 로고가 특징인 오피디아 백은 주목해야 할 아이템 중 하나! 이 밖에 구찌 크리스털 머리핀, 왕관에서 모티브를 얻은 네크리스, 동물 모티브 링은 빈티지하면서도 컨템퍼러리한 구찌의 무드에 완성도를 더한다.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
사진 제공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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