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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시차의 진화

  • 2017-09-28

공교롭게도 올해 동시에 소개한 비슷한 메커니즘의 역작 2피스. 그 어렵다는 균시차 기능을 새로운 방식으로 담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레 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 그리고 브레게의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이 그 주인공이다.

본격적으로 시계를 소개하기 전 균시차 기능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퀘이션 오브 타임(equation of time)이라고도 부르는 균시차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평균태양시와 실제 태양의 시와 분을 의미하는 진태양시 간의 차이를 뜻한다. 사실 고대에는 해시계, 즉 태양을 시간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시간 계측이 더욱 정확해졌고, 시계를 통해 시간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24시간으로 계산하는 평균태양시가 진태양시를 대체하게 되었다. 즉 우리가 현재 시계를 보며 확인하는 시간은 평균태양시인 것. 참고로 균시차는 -16분에서 +14분까지 차이를 보이며, 진태양시와 평균태양시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날은 1년에 4일밖에 없다.
균시차 기능은 최고 난도의 하이 컴플리케이션에 속하는데, 보통 평균태양시와 진태양시 간의 ‘차이’를 다이얼 일부 혹은 별도의 서브 다이얼을 통해 보여주며, 그 차이를 보고 계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올해 소개한 새로운 메커니즘의 균시차 제품은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를 표시한다. 매우 직관적인 방식으로 바늘을 통해 실제 진태양시를 표시하는 것. 이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올해의 화제작 2피스를 만나본다.




VACHERON CONSTANTIN
Les Cabinotiers Celestia Astronomical Grand Complication 3600
시계 앞뒤에 자그마치 23개의 천문 관련 컴플리케이션을 담아낸 바쉐론 콘스탄틴의 레 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은 탄생 260주년을 맞아 소개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Ref. 57260의 대를 잇는다. 5년의 개발 기간, 2년의 디자인 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탑재한 컴플리케이션 리스트만 살펴봐도 요일, 날짜, 월, 윤년, 퍼페추얼, 낮·밤 표시, 문페이즈, 달 연령, 균시차, 진태양시, 일출·일몰 시간, 낮·밤 길이, 하지·동지, 춘분·추분, 황도십이궁 표시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이외에 밀물과 썰물을 확인할 수 있는 조류 인디케이터, 태양·지구·달의 위치, 천체도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시계에는 평균태양시, 진태양시, 그리고 고정되어 있는 별의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항성시, 이렇게 3개의 시간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기능은 일명 ‘러닝(running)’ 균시차 기능으로 진태양시 역시 평균태양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바늘을 통해 우아하게 보여준다. 진태양시를 표시하는 태양을 조각한 핑크 골드 바늘이 평균태양시의 분을 표시하는 화이트 골드 바늘과 계속해서 균시차만큼 벌어지며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하는 것이다. 회귀년(tropical year)을 기준으로 하는 트로피컬 기어 트레인으로 구동되는 균시차 기능 덕분에 기존보다 더욱 쉽게 진태양시를 확인할 수 있다.

BREGUET
Marine Équation Marchante 5887
브레게의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 역시 결코 만만한 시계가 아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날짜, 요일, 월, 윤년)와 투르비용 외에 새로운 스타일로 선보이는 균시차 기능을 탑재했다. 브레게의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탁월한 워치메이커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보여줬다. 루이 18세가 브레게를 파리경도국위원회 일원으로 임명하기도 했고, 마린 크로노미터를 통해 (선원의 목숨과 직결되는) 배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1815년 프랑스 왕정 해군을 위한 크로노미터 메이커로 공식 지정되기도 했다. 워치메이커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왕정 해군 크로노미터 메이커 공식 지정을 기리기 위해 브레게는 올해 마린 컬렉션에 특별한 모델을 추가했다.
평균태양시와 진태양시를 2개의 독립적 분침을 이용해 동시에 보여주는데, 끝에 태양 모티브가 달린 바늘이 진태양시의 분을 표시한다. 5시 방향에서는 브레게의 시그너처라고 할 수 있는 투르비용을 발견할 수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명 아날렘마 커브(analemma curve)가 투르비용 캐리지 안에 자리한 모습이 눈에 띈다(의외의 장소라 더욱 눈길이 간다). 아날렘마 커브는 같은 시각, 같은 위치에서 1년간 태양의 위치를 기록할 때 8자 모양을 그리는 현상으로, 기울어진 황도와 지구의 타원형 공전 궤도가 서로 맞물리며 생기는 현상이다.
바다와 인연이 깊은 시계인 만큼 다이얼 위에서는 이 시계만을 위해 특별 개발한 파도 패턴 엔진-터닝 장식을, 투르비용 바에서는 ‘Marine Royale’ 문구 인그레이빙 장식을 발견할 수 있다. 사파이어 백케이스를 통해 보이는 브리지에는 프랑스 왕정 해군의 최고 함대 루아얄 루이(Royal Louis)의 모습을 양각으로 새겨 넣어 ‘바다의 시계’라는 점을 다방면으로 강조했다.

 

에디터 이서연(janice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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