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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17 FEATURE

슈트계의 이단아

  • 2017-03-03

수트서플라이, 도전적인 이름이다. 브랜드가 지나온 이력도 그 이름처럼 거침없다.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CEO이자 창립자 포커 더 용도 그랬다.

수트서플라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수트서플라이가 청담동에 플래그십을 오픈하며 대대적인 국내 런칭을 알렸다. 그저 그런 패션 브랜드 중 하나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이력을 보면 사뭇 호기심이 인다.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포커 더 용(Fokke de Jong)은 문득 테일러링에 관심을 갖게 되어 2000년 브랜드를 런칭했고(자동차 트렁크에!) 지금은 밀라노, 런던, 뉴욕 등 주요 패션 도시를 비롯해 전 세계에 70여 개의 매장을 열었다. 이커머스 판매도 빠른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매출 규모가 총 30% 상승했다. 전 세계가 불황이라는 이 시점에 연일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독창적 컨셉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어요. 이탈리아산 고급 원단을 사용한 슈트를 평균 40만~60만 원대의 가격으로 제안해요. 매장에는 전문 테일러가 상주해 즉석에서 체형별 수선이 가능하고, 맞춤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도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점이죠. 고품질, 합리적인 가격, 남다른 서비스, 안 될 이유가 없죠. 그렇지 않나요?” 브랜드 창립자 포커 더 용이 말한다. 이론적으론 매우 이상적이다. 하지만 ‘하이 퀄리티=하이 프라이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다. 과거에 이와 비슷한 취지로 시작한 브랜드도 있으나 결국 초심을 잃고 사라졌다.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얼마나 오랫동안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러 가지 불필요한 공정을 줄였습니다. 원단 소싱부터 제품을 만드는 전 과정이 간결한 수직 구조로 이뤄지죠. 그 모든 공정을 본사에서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비용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매장의 위치 선정 역시 중요한 전략입니다. 핫 플레이스지만 메인 도로가 아닌 그 이면이나 상대적으로 렌트비가 저렴하면서도 흥미를 줄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죠.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대로변이 아닌 안쪽 도로에 오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제품력이 궁금하다. 가격과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품질이 별로라면 다시 찾을 일은 없을 테니까. “슈트와 캐주얼 의류, 이브닝웨어는 물론 양말, 벨트, 슈즈까지 남자의 옷장에 있어야 할 모든 것을 제공합니다. 그중 대표 제품으로 클래식 슈트인 시에나(Sienna) 모델을 꼽을 수 있어요. 이탈리아산 130수 원단을 사용해 반접착 공법으로 제작하는데 소프트 숄더와 슬리브 헤드가 특징입니다. 미국의 한 경제 신문이 진행한 ‘슈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0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디자이너 브랜드 슈트와 나란히 1등을 차지했죠. 가격을 이유로 품질과 타협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이는 저희 브랜드가 추구하는 매우 중요한 철학이기도 하고요.” 가성비가 탁월한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문득 비패션 전공자인 오너가 이렇듯 좋은 퀄리티에 대한 감식안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에요.(하하) 그런데 전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입니다. 패션 역시 비즈니스죠.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실행하면 됩니다. 학교, 직장, 전공 등 이런저런 이유로 머뭇거릴 필요는 없어요. 저는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노련한 장인들과 함께 일하며 이를 극복합니다. 경험이 풍부한 능력 있는 재단사와 좋은 장비를 활용해 수준 높은 테일러링을 구현할 수 있죠. 그리고 영업, 마케팅, HR 등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부서의 직원을 위해 ‘슈트 스쿨(Suit School)’을 만들어 교육합니다. 학교에서 옷에 대해 배우지 않았다 해도 문제 될 건 없어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나친 생각에 매이기보다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Don’t over think suff but start doing stuff).” 처음 수트서플라이에 대해 들었을 때 무척 자신감 넘치는 이름이라는 생각을 했다. 브랜드에 대해 알게 된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없다. 단, 이들에겐 그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왠지 이들의 슈트 한 벌이 갖고 싶어졌다.





1 수트서플라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2 포커 더 용

 

에디터 서재희(jay@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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