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NOVEMBER. 2016 FASHION

The Heart of Elegance

  • 2016-10-26

과거를 다루는 것이 현재고 이는 미래를 결정한다. 롱샴은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강조한 대대적인 레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생토노레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의 내일을 제시했다.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오픈한 롱샴의 플래그십 스토어




플래그십 리뉴얼 공사 때 설치한 가림막 아트 작업

Maison Saint-Honore
파리 1구, 생토노레 거리를 걸어본 이라면 어렴풋이 롱샴 스토어를 기억할 거다. 생 플로랑가와 만나는 코너인 404번지에 2층 규모의 스토어가 자리하고 바로 길 건너편 271번지에 또 다른 롱샴 스토어가 있어 흘려 지나치기 쉽지 않은 곳이었을 테니까. 롱샴은 3년 전 이곳의 대대적인 레노베이션 공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4일, 파리 패션 위크가 한창이던 날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스토어의 문을 열었다. 한데 여기서 문득 궁금한 것이 있다. 파리 1구의 여느 건물이 그렇듯, 롱샴 스토어가 입점해 있는 5층 내외의 낮은 건물을 수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는 사실. 그 특별한 이유가 궁금할 즈음 이를 해소해준 것이 있다. 바로 처음 건물을 세운 연도와 그 안에 숨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 롱샴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자리한 건물은 1735년에 루이 14세와 루이 18세의 조경사로 튈르리와 베르사유 정원을 디자인한 장 르 노트르(Jean le No^tre)와 앙드레 르 노트르(Andre´ le No^tre)가 지은 것. 파리 패션의 심장부이자 당시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즐겨 찾던 명소였다. 그 때문에 롱샴은 이 특별한 장소와 건축물에 깃든 역사적 가치와 전통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를 원했고, 그 결과 일반 건축 작업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례로 스토어 외부의 아치형 윈도 상단에 보이는 18세기 초 프랑스 건축물의 특징인 머리 모양 돌조각상을 보존하기 위해 석공 장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스토어 곳곳에 설치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이 스토어만의 큰 즐거움이다. 1층에는 카를로스 크루스 디에스(Carlos Cruz Diez)의 키네틱 아트 작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측면에는 헬렌 에이미 머리(Helen Amy Murray)가 가죽으로 구현한 아트 월을 설치해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숍의 개념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소개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향한다.



층에 자리한 RTW 공간

새롭게 문을 연 스토어(404번지)는 기존 건물에서 한 층 확장한 3층 규모로 변모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어느 누구도 롱샴의 호기심을 따라올 수는 없어요. 최상의 소재를 완벽한 기술로 가공해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공간을 연출했죠”라는 롱샴의 건축 및 비주얼팀 담당자 알렉산드라 본 케르센브로크(Alexandra von Kerssenbrock)의 설명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나무, 대리석, 가죽 등의 소재를 사용해 브라운과 크림 컬러로 꾸민 내부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안락하다. 특히 이탈리아 채석장에서 공수한 오트밀 컬러의 사르데냐산 대리석은 롱샴의 가죽 제품과 하모니를 이루어 제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이어 로즈우드와 거울처럼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스틸로 꾸민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2층에선 여성 의류와 슈즈를 만날 수 있다. 주요 품목이 가방과 가죽 제품이다 보니 RTW 제품은 매장 한편에서 소량만 선보이던 기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3년간 매장을 레노베이션하거나 매장을 새롭게 오픈할 때 RTW를 위한 공간을 조금씩 늘려왔어요. 오늘날 플래그십 스토어의 주요 역할은 우리의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RTW를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티스틱 디렉터 소피 들라퐁텐(Sophie Delafontaine)의 설명이다. 그러고 보면 롱샴의 RTW 컬렉션은 올해 런칭 10주년을 맞았다. 컬렉션은 더욱 공고한 정체성을 갖춰가고 있으며, 이를 고려할 때 이렇듯 넓은 공간을 할애한 건 시기적절한 행보 같다. 현재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패션 하우스 중 꽤 많은 브랜드의 시작이 슈즈와 백을 비롯한 가죽 제품이니. 마지막으로 3층은 메탈 실을 엮어 커튼처럼 표현한 벽과 나무 장식으로 환하게 꾸미고 브랜드의 아이코닉 컬렉션 르 플리아쥬를 선보인다. 다채로운 컬러의 르 플리아쥬로 꾸민 벽면과 알파벳, 소재, 장식, 컬러를 선택해 주문 제작하는 MTO 서비스 존까지 마련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편 롱샴은 이번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면서 스토어의 윈도크기를 확장했다. 그 덕분에 길 건너편(274번지)에 자리한 롱샴의 남성 전문 매장인 아틀리에 옴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틀리에 옴므가 위치한 건물은 사실 롱샴의 본사 건물로, 과거에는 1층만 스토어로 활용하다 이번 레노베이션을 통해 2층 규모의 남성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404번지에 자리한 여성 매장과 연결 고리를 갖는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신경을 기울였다고. 그래서인지 여성 매장이 밝은 오트밀 컬러와 브라운 컬러로 부드러우면서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남성 매장은 진한 브라운 톤 월넛 바닥과 샌드블라스트 스틸, 오닉스 컬러가 하모니를 이루어 모던하면서도 남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또 아틀리에 옴므 스토어는 롱샴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남성 전용 매장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며 그런 만큼 가장 많은 남성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롱샴 남성 컬렉션은 간결한 디자인에 클래식한 요소를 더하는 것이 특징. 1층부터 2층까지 가득 채운 백, 슈즈, 벨트 컬렉션을 직접 보니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트래블 라인 존에서는 패브릭과 가죽, 하드케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소재의 러기지 아이템을 소개한다. 아틀리에 옴므 매장 오픈을 기념해 1960년대 롱샴이 파리 근교 오를리(Orly) 지역에 러기지 매장을 오픈하면서 선보인 컬렉션을 재해석한 아뇨(Agneau) 라인을 출시했는데, 프랑스산 가죽을 사용한 슈트 케이스와 2개의 메신저 백 등으로 구성한 여행 컬렉션은 글로벌 여행객과 비즈니스맨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1시간 가까이 매장을 돌아보고 나니 마치 롱샴이라는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여행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리 패션의 중심지 생토노레를 걸으며 프렌치의 패션 취향을 경험하듯 스토어를 구석구석 살피며 프랑스 DNA를 지닌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파리 1구를 향한 롱샴의 오마주를 담은 파리 프리미어. 롱샴은 1988년 생토노레 거리에 처음 매장을 열었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위한 장소로 같은 거리를 선택했다. 파리 프리미어는 브랜드가 성장해온 파리 패션의 중심지인 이곳에 대한 무한한 경의를 담고 있다.




파리 프리미어 제작 공정




행사장을 찾은 모델 리우 웬과 배우 오드리 토투

Paris Premier
생토노레 플래그십 스토어가 새로운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하던 날, 롱샴은 또 하나의 이벤트로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이목을 모았다. 바로 새로운 핸드백 컬렉션 파리 프리미어(Paris Premier)를 런칭한 것. 이는 유서 깊은 카페, 섬세한 데커레이션으로 꾸민 컨셉 스토어, 아방가르드한 설치물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즐비한 생토노레 그리고 이 지역을 포함하는 파리 1구에 대한 깊은 존경을 표현한 백이라는 설명이 흥미롭다. 심플하고 구조적인 디자인 역시 이 지역의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고. 이를테면 직선으로 뻗은 대담한 라인은 리볼리 거리(Rue de Rivoli)와 카스틸리오네 거리(Rue de Castiglione)에 늘어선 아치 형태의 윈도, 둥근 메탈 장식은 이 지역의 유서 깊은 대저택을 지키는 연철 대문의 모습과이어지는 식이다. “파리 프리미어는 생토노레 거리를 거닐고 팔레 루아얄 정원을 산책하거나 프랑스 국립극장인 코메디 프랑세스에서 연극을 보는 일상에 완벽한 핸드백입니다. 파리 프리미어라는 이름은 파리에 대한 롱샴의 애정을 표현한 것이고, 독특한 디자인은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파리 프리미어를 탄생시킨 소피 들라퐁텐의 말에서 제품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더불어 그녀는 롱샴의 가죽 이야기를 덧붙였다. 어떤 사람에게 가죽은 단순히 많은 소재 중 하나일 수 있지만 롱샴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 브랜드 창립 당시 담배 파이프에 가죽을 입힌 기발한 아이디어가 히트를 기록한 것부터 지금까지 가죽은 모든 컬렉션에 반영하는 상징적 주제이기 때문이란다. 이런 이유로 롱샴은 각 제품에 최상급 가죽을 사용하고 세심하게 제작해 까다로운 품질 테스트를 거친 후 고객에게 선보인다. 파리 프리미어 역시 마찬가지. 알사스 지방의 가죽 공방에서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거친 최상급 프랑스산 송아지 가죽을 워크숍 장인이 하나하나 바느질하고 붙이고 조립해 완성했다는데, 매트하면서 부드러운 감촉은 물론이고 손바느질로 꼼꼼하게 완성한 지퍼와 핸드 부분의 디테일을 보니 왠지 믿음직스럽다.




행사장을 찾은 스타일 아이콘 알렉사 청과 함께한 장 카세그랭과 소피 들라퐁텐



Interview with Longchamp Family
생토노레 부티크가 오픈하던 날 CEO 장 카세그랭과 아티스틱 디렉터 소피 들라퐁텐을 만나 메종 오픈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와 롱샴이 추구하는 스타일에 대해 물었다.



1. CEO 장 카세그랭 2. 아티스틱 디렉터 소피 들라퐁텐

CEO 장 카세그랭
새로운 메종에 대해 전통과 혁신을 결합한 부티크라고 표현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1735년에 지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전통을 보여줄 수 있고, 그 안에 사용한 바닥재며 나무 같은 고급 소재를 장인들이 수공으로 섬세하게 가공한 점 역시 그렇습니다. 혁신은 매장 곳곳에 전시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스토어 리뉴얼 공사 중에도 미국의 아티스트 라이언 맥기니스(Ryan McGinnis)가 건물 외벽 전체를 감싸는 가림막 작업을 진행했고, 지금은 중앙 홀에 카를로스 크루스 디에스의 키네틱 아트, 아틀리에 옴므에는 데이비드 내시(David Nash)의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아프리카 예술가 로뮈알 아주메(Romuald Hazoume ´)의 작품이 도착할 예정이죠.
장인들이 고급 자재를 이용해 약 3년간 공사를 진행했고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곳곳에 설치했습니다. 엄청난 투자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의 스토어는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 물건을 사는 행위에 따르는 안락하고 편리한 경험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현재 롱샴은 전 세계에 1500여 개의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온라인 숍도 활성화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이곳 생토노레 스토어는 브랜드에 상징적 의미를 주는 곳입니다(현재 롱샴의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프랑스로, 이는 프랑스에서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는 브랜드인지 짐작하게 한다).
새로운 부티크와 아틀리에 옴므 스토어만 봐도 브랜드가 무척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여성과 남성 스토어를 분리해 선보인 것은 현대 남성들 역시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남성 컬렉션을 점차 확장할 예정입니다. 또 현재 상하이, 도쿄, 모스크바, 뉴욕에서 새로운 이벤트를 계획 중입니다. 아직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끊임없이 시도하고 변화하는 롱샴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티스틱 디렉터 소피 들라퐁텐
파리 프리미어가 파리 1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 신선합니다. 파리지엔인 당신에게 1구는 어떤 의미인가요? 여느 구와는 달라요. 역사적인 지구고 패션의 중심지죠. 이 지역에는 비즈니스우먼이 많아요. 개성이 강하고 자신감이 넘치죠. 그래서 그런 특성에 맞춰 디자인 했습니다. 명품과 패션을 좋아하지만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에 집중하는 이들을 위해서요. 그래서 백의 외관에는 송아지 가죽, 내부에는 양가죽을 사용했어요. 특히 백의 내부는 밖에선 보이지 않지만 착용자가 물건을 찾기 위해 손을 넣었을 때 그만이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감촉이 이 가방을 선택한 것에 대한 만족감을 선사하죠. 이처럼 자신을 위한 럭셔리를 생각했습니다.
확장된 RTW 컬렉션이 눈에 띕니다. 브랜드 내에서 점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가는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앞으로 RTW는 롱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왜냐하면 가방, 구두, 신발, 옷처럼 저희는 여성이 하루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길 희망하니까요. 앞으로 오픈을 앞둔 스토어 역시 기존 매장보다 RTW를 보여주는 공간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백 컬렉션은 장인의 손길로 꼼꼼하게 작업한다고 들었는데 RTW 컬렉션은 어떤가요? 브랜드가 가죽공예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RTW 컬렉션에서도 가죽을 중요한 소재로 사용합니다. 작은 디테일이라도 가죽을 사용해 정체성을 강조하죠. 저희의 도전 과제라면 가죽은 무겁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캐시미어 스웨터처럼 가볍고 편안한 가죽 의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인 초기 소재 선택 단계에 매우 신중을 기합니다. 이후 가공은 유럽 전역의 아이템별로 특화된 노하우를 지닌 공방에서 진행합니다. 망토와 니트는 이탈리아, 드레스와 블라우스는 헝가리 지역에서 생산합니다.
아티스틱 디렉터로서 디자인과 크리에이티브 파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롱샴은 컬렉션도 방대하고 쉼 없이 이슈를 만들어내는 브랜드인데, 이를 총괄하기 위해서는 늘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창조적인 작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린 시절 아버지는 항상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주변을 살피라고 말씀하셨죠. 그래서인지 사람, 사물, 풍경 등을 관찰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어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혹은 엄마, 친구, 딸 등 세상 모든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죠.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눈을 뜨고 있는 거예요.(웃음)
오늘의 인터뷰가 실린 잡지가 독자들 손에 쥐어질 즈음이면 슬슬 연말연시 선물을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혹시 <노블레스> 독자를 위해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 있나요? 여성에게는 파리 프리미어를 추천합니다. 제품 자체도 아름답지만 프랑스 핸드메이드 기술의 노하우는 물론, 파리 1구를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죠. 남성에겐 레이싱 라인이 어떨까요? 엘리건트하고 시크한 디자인으로 제가 생각하는 한국 남성의 이미지와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에디터 에디터 서재희(jay@noblesse.com)
사진제공 롱샴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