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아트신을 이끄는 두 큐레이터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ARTIST&PEOPLE
  • 2023-06-07

런던 아트신을 이끄는 두 큐레이터

여기에 예술계의 답이 있다.

Hans-Ulrich Obrist and Bettina Korek at the Serpentine. Courtesy of Serpentine © Andrew Quinn

올 상반기 역시 서펀타인은 많은 활동을 선보였죠. 하반기에 가장 기대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베티나 코렉(이하 베티나)_ ‘서펀타인 파빌리온’은 사람들의 모임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에 대한 기능적 주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건축가 리나 고트메(Lina Ghotmeh)가 만든 이번 파빌리온 ‘A Table’는 식사 시간에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프랑스어 표현에서 제목을 따왔어요. 단합 정신을 격식 있게 풀어내면서도 관람객을 그 중심에 앉혀 기억에 남을 만한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다 같이 모여 함께 먹고 고민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려 해요.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이하 한스-울리히)_ 저도 서펀타인 파빌리온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파빌리온은 시인이자 예술가 에텔 아드난(Etel Adnan)의 “우리는 분리되지 않고 함께해야 하고, 고립보다는 공동의 미래가 필요하며 의심이 아닌 사랑이 필요합니다”라는 말처럼 함께하는 삶과 공동체 정신을 주목합니다. 제가 2006년 서펀타인에 합류했을 때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함께 첫 번째 파빌리온을 선보였거든요. 건축가들과 일종의 ‘현실’을 연출해보자는 취지로 출발했죠. 베티나가 말했듯이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갤러리에도 흥미로운 기회지만 건축가에게도 더 높은 인지도를 가져다주는 좋은 기회예요. 이런 목표는 6~7년 전 건축가 스밀한 라딕(Smiljan Radic), 후지모토 소우(Sou Fujimoto)와 함께하면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죠. 멕시코 출신 건축가 프리다 에스코베도(Frida Escobedo)는 파빌리온에 참여하기 전엔 멕시코 밖에서 건축물을 지어본 적이 없지만 이제는 국제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얻었어요. 최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공모전에서도 수상했죠. 프리츠커상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Francis Kere)와 현재 큐레이팅과 건축을 겸하는 수마야 발리(Sumayya Vally)도 있고요. 우리 파빌리온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테조스 에코시스템(Tezos Ecosystem)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구축한 웹 3.0 기반 콘텐츠를 선보이는 디지털 아티스트 가브리엘 마산(Gabriel Massan)의 프로젝트도 중요합니다. ‘게이밍’에 관한 서펀타인의 지속적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 프로젝트예요. 서펀타인에는 총 6명의 큐레이터, 프로듀서, 연구원으로 구성된 아트테크놀로지 팀이 있는데, 기술 전반에 대한 비판적이고 다학제적인 관점을 제안하기 위해 예술적 접근 방식을 택하고 독창적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팀이기도 해요. 더불어 예술과 기술 프로그램을 병행하면서 생태학에 초점을 맞춰 기후 비상사태에 대한 인식을 높일 프로젝트 ‘백 투 어스’도 기대됩니다. 새로운 기술 실험은 생태와 연결되니까요.





Serpentine Pavilion, Design Render, 2023, Designed by Lina Ghotmeh- Architecture. Courtesy of Serpentine © Lina Ghotmeh
아래 Gabriel Massan, Third World: The Bottom Dimension, Video Game, 2023, Featuring Castiel Vitorino Brasileiro, Novssimo Edgar & LYZZA. Courtesy of Gabriel Massan

서펀타인과 두 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베티나_ 서펀타인의 미션은 예술가와 사회 사이에 새로운 연결 고리를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이런 정신은 전시, 이벤트, 출판, 연구 이니셔티브와 기타 다양한 협력 등 모든 활동에 깃들어 있죠. 특히 올해는 우리의 혁신적 아트테크놀로지 팀이 주도하는 웹 3.0 기반 연구와 다양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전 세계 갤러리의 벽을 넘어 확장할 계획이에요. 최근 서펀타인은 미술관의 본질인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고자 자체적으로 ‘미래 예술 에코시스템 3(Future Art Ecosystems 3)’를 만들고 ‘예술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of Art)’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어요. 여기에 크게 투자하고 있죠. 이 개념 모델은 서펀타인의 모든 프로그램과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실험하는 것,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더불어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최우선으로 도모합니다.
한스-울리히_ 오늘날 민주주의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연결과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정치 양극화의 토양으로 작용하면서 이런 위기를 매일 심화하고 있어요. 현시대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는 ‘불평등의 심화’입니다. 예술가들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어요. 특히 민주주의에 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예술 기관의 시민의식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서펀타인은 지속적으로 정치와 사회 속 예술가의 역할을 비평적으로 탐구합니다. 지난해에 런던에서 서펀타인이 제안하고 발표한 리서치 프로젝트 ‘라디오 발라드’는 제도적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예술적 방법론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죠.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가 주요 사회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획기적 이니셔티브 ‘LBBD’의 ‘뉴타운 문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다양한 영화, 전시 등을 선보였어요.
과학기술 또한 미래의 도전 과제죠. 환경 위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술 기관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한데 모으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지식에 대한 두려움에서 탈피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죠.
2014년 서펀타인은 아티스트 구스타프 메츠거(Gustav Metzger)와 협업한 적이 있어요. 그 결과 생태학, 기후 파괴와 복잡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2018년에 ‘제너럴 에콜로지(General Ecology)’를 설립했어요. 개인과 조직, 더 넓은 맥락의 네트워크 안에서 생태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대안적 내러티브와 심도 있는 생태학적 원칙을 연구해요. 이론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죠. 예술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구스타프 메츠거의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지난해에 선보인 ‘백 투 어스’를 통해 기후 비상사태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노력했고, 덕분에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었어요.
올 6월에 열리는 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의 전시에서도 생물 다양성, 지속 가능성, 비인간의 관점과 관련한 주제를 탐구할 예정입니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작가의 작업에 로열 파크의 독특한 장소적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artwork of ‘Future Art Eco systen 3’. © Harm van den Dorpel
Details of ‘Web.Life 202.3’. Courtesy the Spider/Webs Photo by Studio Tomas Saraceno
Serpentine Pavilion, Ink, Pencil and Watercolor Sketch, 2023, Designed by Lina Ghotmeh- Architecture Built with Nature. Courtesy of Serpentine © Lina Ghotmeh


서펀타인은 전시, 아카이브, 출판, 건축 프로젝트 등 현대미술에 다양하게 헌신했죠. 예술계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서펀타인 같은 예술 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티나_ 서펀타인 같은 예술 기관은 ‘무엇이든 가능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우리의 포부는 곧 예술가의 포부와 같아요. 갤러리, 공원, 파빌리온, 그 너머 공간 어디서든 예술가가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의 역할을 넘어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의 기능을 수행하는 거예요. 궁극적으로 예술가의 아이디어가 전통적 예술 세계의 한계를 넘어 번창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둡니다.
한스-울리히_ 우리의 신념은 예술가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창작할 수 있게 돕는 겁니다. 젊은 신진 예술가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작품 활동 초창기부터 작가를 지원해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지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몇 세기 전보다 훨씬 발달한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모든 정보를 수용할 우리의 기억력까지 발달하지는 않잖아요. 어쩌면 디지털 시대의 중심에는 망각이라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서펀타인은 미술사에서 제대로 조명하지 않은, 개인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전 세계 작가의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사명감이라고 할 수 있죠.
한 가지 더 언급하면 새로운 연대, 즉 민간과 공공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술 분야에서는 지난해 초 서펀타인 노스 갤러리에서 카우스(KAWS)와 함께 멀티레벨 프로젝트로 선보인 어큐트 아트(Acute Art, 증강 현실을 이용한 전시 플랫폼), 포트나이트(Fortnite, 온라인 비디오 게임)와의 협업이 떠오르네요. 그때 수백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죠. 갤러리 전시도 열었고, 온라인상의 게임 공간과 가상의 랜딩 페이지에 처음으로 서펀타인의 레플리카를 구축했어요.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세대 사람들이 서펀타인을 ‘방문’했죠. 젊은 게이머와 청소년이 자신의 부모를 서펀타인으로 데려오기도 했고요.

그럼 글로벌 팬데믹과 록다운은 예술계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왔다고 생각하세요?
베티나_ 서펀타인은 점진적으로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끌어내는 데 집중합니다. 물리적 경험과 온라인상의 경험 사이 경계를 모호하게 해서 예술가가 갤러리 벽의 한계를 넘어 비전을 실현하게 도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협업이나 파트너십을 할 때 망설임이 덜한 듯해요.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하고, 관람객과 소통하면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궁극적 목표는 모두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는 물론 아티스트의 몫이겠지요.





A project by Tomas Saraceno for an Aerocene era, was produced by the Aerocene Foundation and Studio Tomas Saraceno. Supported by Connect, BTS, curated by DaeHyung Lee. Courtesy of Serpentine

그동안 우리가 예술을 보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많은 박물관이 온라인 전시회를 열었고, 디지털 아트와 NFT, DAO 그리고 AI 아트가 늘어났습니다. 팬데믹이 없었다면 이런 게 가능했을까요? 이런 시대에 서펀타인이 세우고 있는 계획이 궁금합니다.
베티나_ 팬데믹은 확실히 혁신을 가속화했어요. 예술계는 격리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온라인을 무대로 관람객과 소통하는 의미 있는 방법을 깨쳤습니다. 서펀타인은 ‘Third World: The Bottom Dimension’ 프로젝트를 통해 테조스와 관계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시, 비디오 게임, 테조스가 제공하는 웹3 토큰을 포함합니다. 예술가와 사상가가 주도하는 블록체인의 혁신과 창의성의 시대가 열리길 바라요. 올해 서펀타인은 최근 10년 동안 관련 분야 연구를 지속해온 아트테크놀로지 팀의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입니다. 여름에 서펀타인 노스에서 브라질 예술가 가브리엘 마산이 공동 작업 팀과 함께 개발한 멀티레벨 게임 ‘아티스트 월드(Artist Worlds)’를 전시 형태로 선보이고요. 또 ‘아티스트 월드 2023’을 위해 에너지 효율이 좋은 블록체인인 테조스 에코시스템과 협력할 예정입니다.
한스-울리히_ 서펀타인은 이미 10년 전부터 아트테크놀로지 팀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했어요. ‘Third World: The Bottom Dimension’은 기술·사회·경제적 탈중심화에 관한 가브리엘 마산의 관심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죠.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면서 자기 행동의 ‘기억’을 기록할 수 있고, 이 기록(또는 스냅샷)을 블록체인에 생성해 다양한 관점과 행동을 공개 아카이브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 한정판 컬렉션으로 가브리엘 마산, 협력자 그리고 웹3.0 아티스트를 한자리에 모을 것입니다.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사진 제공 서펀타인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