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아트 컬렉팅 Q&A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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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2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아트 컬렉팅 Q&A

아트 컬렉팅을 시작하고 싶지만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예비 컬렉터를 위하여.

위쪽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1.20~3.11) 전시 전경. Courtesy of Pace Gallery
아래쪽 ‘Paris+ par Art Basel 2022’ 전경. Courtesy of Paris+ par Art Basel

Q. 작품은 꼭 갤러리에서 구매해야 하나?
A. 미술 시장은 1차 시장인 갤러리와 2차 시장인 옥션으로 나뉜다. 아무래도 갤러리는 가장 쉽게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다.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의 저자 미야쓰 다이스케는 첫 컬렉팅을 갤러리에서 하라고 권유한다.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치하고 행사에 참여하기에 위작이 들어올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 황규진 총괄 디렉터도 “작품이 작업실에서 갤러리로 오는 동안 모든 문서와 이력을 챙기고 보관하는 만큼 진위 논란에서 자유롭습니다. 갤러리는 해당 작가와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한 파트너십을 맺어요. 추후 소장 작품의 복원 문의는 물론 작가의 소식도 빠르게 들을 수 있죠”라며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현대미술 투자 교과서>를 쓴 도쿠미쓰 겐지도 “2차 시장에선 경쟁 과열로 작품이 상상조차 못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해요. 수요와 공급 현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갤러리에서 신작을 구매하는 쪽이 이득입니다”라고 분석한다.
Q. 그렇다면 아트 페어와 옥션은?
A. 아트 페어는 세계적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다. 다만 인기 있는 작품은 VIP 프리뷰에서 거래가 완료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에 관해 더페이지갤러리 이은주 이사는 “요즘은 아트 페어 개막 전에 온라인뷰잉룸(OVR)을 오픈해요. 많은 갤러리가 여기서 자랑하고 싶은 작품을 선보이죠. 이후 실물 작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아트 페어에서 인연을 맺은 갤러리와 신뢰 관계가 쌓이면 좋은 작품을 먼저 소개하는 일도 생길 거예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아트 페어를 한 번 찾았다가 컬렉팅 세계에 입문한다. 작품을 재거래하는 옥션은 1차 시장에서 놓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작품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좋다. 크리스티 코리아 정윤아 이사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옥션은 개성 있는 상품부터 최고급 아이템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거래해요. 현장 및 온라인 경매, 프라이빗 세일 등 판매 채널이 다양하고 카테고리도 세분화하죠. 꼭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전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등 참여하는 데 제약이 없어요. 특히 애플리케이션으로 원하는 출품작을 검색, 스캔, 저장, 응찰할 수도 있죠.”
Q. 작품 구매 시 챙겨야 하는 서류는?
A. 일단 작품을 구매하면 두 가지 서류를 발급해준다. 그중 하나가 인보이스로, 보통 인보이스가 영수증 성격이라면 작품 거래용 인보이스는 구매 당시 가격과 조건을 포함한 계약서에 가깝다. 리세일 조건, 크레딧 사용 조건, 작품 대여 등에 관한 사항을 꼭 체크해야 한다. 향후 몇 년간 리세일을 금지한다거나 옥션에 내기 전 갤러리 측에 먼저 허가를 받아야 한다거나 혹은 재판매할 때 갤러리에 위탁해야 한다는 등 미술 시장에서 지나친 작품 가격의 급등을 막고자 마련한 조항이다. 크레딧 관련 사항도 체크해야 한다. 작품을 구매했다고 해서 작품의 저작권 등이 모두 컬렉터에게 이양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 추후 작가가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 때 언제든 컬렉터에게 작품 대여를 요청할 수 있는 조항도 있다. 진품 보증서도 꼭 챙길 것. 반드시 제공하는 서류는 아니고 작가마다 조금씩 다르다. 작품에 작가의 서명이 있다면 갤러리가 발행하기도 하고, 서명이 없으면 작가가 자신만의 포맷으로 보증서를 만들어 컬렉터에게 전달하거나 갤러리 진품 보증서 포맷에 서명하는 방식으로 발행한다. 이후 리세일 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인보이스와 진품 보증서 모두 잘 보관해두자.
Q. 작품을 거래할 때 세금이 붙나?
A. 기본적으로 취득세와 보유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미술품을 양도할 때는 세금이 붙는데, 이 역시 개인이 6000만 원 이상의 작품을 판매할 때만 발생하며 ‘기타소득세’로 취급한다. 게다가 양도가액의 최대 90%까지 필요경비로 인정해준다.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은 거래 금액과 상관없이 과세하지 않는다. 요컨대 양도가액이 60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세금이 0원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사업소득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정부는 2021년 소득세법을 개정할 때 개인 소장가가 사업장 및 물적 시설을 갖추거나 사업자등록을 했다면 미술품을 거래해 얻는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도쿄 긴자 도버스트리트마켓에서 볼 수 있는 루이 비통과 쿠사마 야요이의 협업 컬렉션 디스플레이.

Q. 갤러리나 페어에서 작품을 구매하면 보증·보수를 해주나?
A. 페이스갤러리 서울의 이영주 디렉터는 이렇게 말한다. “작품을 판매하고 인계하기까지 갤러리가 작품의 컨디션을 보장합니다. 특히 생존하는 현대미술 작가라면 작품의 컨디션에 거의 이상이 없죠. 작품을 인계할 때 구매자와 함께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꼭 거쳐요. 추후 구매자의 보관 문제로 작품이 손상되면, 갤러리는 그 정도에 따라 대처 방법을 제안합니다. 다만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구매자가 부담해야 해요.”
Q. 가격이 명시된 작품 리스트를 받으려면?
A. 작품 리스트는 소속 갤러리가 관리한다. 갤러리는 작품 가격 책정은 물론 작가의 작품 활동부터 판매, 사후 처리까지 도맡는 매니지먼트 회사나 다름없다. 처음 갤러리에 작품 리스트를 요청할 땐 어색하겠지만 그럴 필요 없다. 다만 리스트를 받아도 모든 작품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고객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갈 확률이 높고, 이미 판매된 작품도 있다. 리스트를 받았는데 딱히 끌리는 작품이 없거나 점찍은 작품이 솔드아웃됐다 해도, 꼭 구매로 이어지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지 말고 갤러리에 리스트를 요청해보자. 또한 구매 이력이 없어도 작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 것. 타데우스 로팍 서울 황규진 총괄 디렉터는 이렇게 조언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면 꼭 직원에게 문의하세요. 작품 정보는 물론 구매 방법에 관해 자세히 안내해줄 거예요. 갤러리와 옥션은 작품 판매뿐 아니라 컬렉터의 취향과 컬렉션 방향에 맞는 작품이나 작가를 제안하는 컨설팅도 제공해요. 편하게 문의해 상담해 보세요.”
Q. 수장고가 아닌 일반 가정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작품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은?
A. “한국의 여름, 특히 장마철의 습한 환경은 작품에 안 좋은 요소로 작용해요. 무엇보다 급격한 온・습도의 변화를 피해야 해요. 직사광선도 마찬가지죠. 환기가 잘되고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에어컨과 제습기를 두고 작품을 보관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라고 페이스갤러리 서울의 이영주 디렉터는 조언한다.
Q. 구입한 작품 운송은?
A. 인보이스에 작품 운송에 관한 조항도 있다. 대체로 국내에선 갤러리가 운송비를 부담한다. 다만 해외 갤러리의 국내 지점이나 아트 페어에서 국내에 없는 작품을 구매해 발생하는 운송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아무래도 예술품은 ‘취급 주의’ 품목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워 많은 운송 비용이 발생한다. 그 비용을 줄이려면 다른 작품이 국내에 들어올 때 함께 실어 오는 방법이 있다. 단, 이 경우 작품을 늦게 수령하게 된다. 국내엔 미술품만 특별히 취급하는 운송업체가 많다. 동부아트, 솔로몬아트, 선진아트가 예술품 핸들러로는 규모가 큰 편이며 그 밖에 아트비에스, 유니아트, 큐비스아트, 엔젤아트 등이 갤러리, 아트 페어 등에 필요한 운송을 책임진다.

정희민, 먼 곳에서의 부름, 2022

Q. 프로비넌스(provenance)란? 이것이 왜 중요한가?
A. 출처, 소장 및 전시 이력 등 작품에 관한 전반적 기록을 말한다. 기록을 트래킹해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거나 이를 지표 삼아 작품을 리세일하고 작가 사후에 전시를 열 때 필요하다. 카탈로그 레조네를 만들 때도 활용한다. 작품의 진본성과 관련해 그 가치를 입증할 때 중요한 자료로 처음부터 잘 체크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다.
Q. ‘정서적 감흥’도 중요하지만 미술품을 구매하는 목적으로 ‘투자’를 빼놓을 수 없다.
A. 단기적 수익만 고려한다면 컬렉팅은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갤러리에 수수료를 낸 순간 작품의 실제 가치는 절반이 되는데, 미술 작품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추후 되팔 때 구매 당시 가격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극히 드물지만, 작가가 갑자기 작품 활동을 그만두는 일도 있다. 이를 두고 한 상업 화랑 디렉터는 “상장폐지와 다를 바 없어요. 생존 작가가 활동을 중단하면, 구매자의 계약서는 단숨에 휴지 조각이 되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이은주 더페이지갤러리 이사도 “모든 작품의 가격이 우상향하는 건 아닙니다. 많은 컬렉터가 가격이 오르면 작품이 예뻐 보이고, 내려가면 그 반대라고 해요. 적정 예산을 정해두고 그 안에서 투자해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컬렉팅의 매력은 하나의 작품을 독점해 감상하는 무형적 가치가 아닐는지요. 시간이 흘러 작품 가치가 상승한다면 금상첨화고요. 투자 목적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Q. 작품을 재판매할 때 감정 방법과 그 과정은?
A. 옥션 혹은 구입한 갤러리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옥션에선 자체 감정 전문가들이 기존 낙찰가, 시장 거래가 등을 고려해 감정한다.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김보름 교수는 “옥션은 ‘진위 감정’보다는 가격을 정하는 ‘시가 감정’에 초점을 맞춰요. 구입한 갤러리를 통해 재판매할 때는 갤러리 관계자와 의논해 감정 방법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이 외에는 감정 기관에 의뢰할 수 있어요. 감정 시장이 발달한 미국 등과 달리 국내에선 개인이 아닌 기관이나 위원회 이름으로 감정서를 발급합니다.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등에 연락해 감정이 가능한 작품인지 확인한 후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등 장르별로 감정을 진행할 수 있어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감정 절차와 보고서 등 많은 측면에서 미흡할지 모르나 결과는 충분히 신뢰할 수 있습니다”라 말한다.
Q. 아트 컬렉팅에 입문하고 싶은데 작품 가격이 부담된다면?
A. 조각과 회화만이 컬렉팅 대상은 아니다. 드로잉, 아트 토이, 판화, 포스터도 가능하다. 이들은 최근 컬렉팅 입문자에게 주목받는 장르이기도 하다. 희소성과 거리가 먼 분야를 컬렉팅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프린트베이커리 진혜민 홍보팀장이 답한다. “미술품을 수집하는 건 삶에 적극적으로 예술의 감도를 들이는 일입니다. 희소성은 미술품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이런 시장 논리가 개인이 미술품을 보고 감응한 정서를 재단하는 가치가 될 수 있을까요? 첫걸음 단계에서는 원화와 판화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소장하는 경험’을 우선시해야 해요. 한 번의 경험이 일상을 얼마나 풍부하게 바꿔놓는지 체감해야 방향성을 정할 수 있으니까요. 일단 처음에는 갤러리에서 유니크한 포스터나 소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가볍게 컬렉팅을 시작해보세요. 만족감을 느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취향에 맞는 작품을 모으고 있을 거예요.”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정송(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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