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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18

'싱가포르 비엔날레' 너의 이름은 나타샤

제7회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한국인 공동 예술감독 최빛나가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올해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요르단의 칼리드 쇼만 재단(The Khalid Shoman Foundation)과 함께 뮤지엄 다랏 알 푸눈(Darat al Funun)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운영한다.
Courtesy of Darat al Funun - The Khalid Shoman Foundation

올해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주관 기관인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ingapore Art Museum, SAM)을 중심으로 여섯 곳의 싱가포르 명소에서 만날 수 있다.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이 공사 중이라 전시 공간을 다른 곳으로 확장해 뮤지엄 임시 건축물과 사우전 아일랜드 같은 특별한 공간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네 명의 공동 예술감독을 선임했다. 한국의 최빛나, 인도의 니다 고우스(Nida Ghouse), 싱가포르의 준 얍(June Yap), 요르단의 알라 유니스(Ala Youni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빛나 감독은 네덜란드 카스코 아트 인스티튜트(Casco Art Institute) 디렉터다. 2016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를 거쳐 2020년 독일 쾰른의 세계 예술 아카데미,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광주비엔날레재단 주관)에서 <광주 레슨>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니다 고우스는 인도 출신 작가이자 큐레이터이며, 준 얍은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큐레토리얼 디렉터다. 알라 유니스는 리서치·큐레토리얼·필름·출판 프로젝트를 하는 아티스트로, 올해 요르단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싱가포르 비엔날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궁금한 주제인 ‘나타샤’가 무슨 의미인지 최빛나 공동 예술감독에게 물었다. “비엔날레는 큰 기관에서 주관하는 무게감 있는 행사지만, 관람객에게 친근한 이름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나타샤는 전 세계인에게 친밀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이라면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떠올릴 것이다. 이름을 부르면서 벌어지는 현상에 주목하고 싶었다.”





지난 ‘2019 싱가포르 비엔날레’에 참여한 카이룰라 라힘(Khairullah Rahim)의 작품 ‘Intimate Apparitions’ (2019).
Courtesy of Singapore Art Museum

‘나타샤’라고 적힌 한글 포스터도 공개했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은 그대로 읽으면 된다. 설사 한글을 읽을 수 없어도 상관없다. 비엔날레라면 응당 가져온 개념적·정치적·지적인 제목이 아닌 나타샤라는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새로운 형식의 비엔날레를 상상하게 한다. 굳이 나타샤가 아니어도 된다. 어떤 이름이라도 비엔날레와 작품을 관람객이 부르면, 그는 김춘수의 시 ‘꽃’처럼 우리에게 와서 꽃이 될 것이다.
아시아의 젊은 여성 감독 4인이 공동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처럼 여성 미술가 중심이 되거나 이번 도쿠멘타 15처럼 아시아 작가가 특히 돋보이는 미술 축제가 되리라는 추측도 있다. 최 감독은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행사를 주관하는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에 집중하되, 에브리데이 뮤지엄 개념을 갖고 준비한다”고 설명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일상에서 만들어가는 미술관을 추구하며, 나아가 광범위한 의미의 아시아를 포함한다.
지금 비엔날레를 앞두고 마지막 마무리 단계인데, 30여 개국에서 온 60명 이상의 아티스트와 그룹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한국인 참여자가 16명이나 있어 반갑다. 우리나라가 아닌 국제 비엔날레에서 이렇게 한국인 아티스트가 많은 사례는 처음인 듯하고, 이는 최빛나 감독의 역량임이 분명하다. 2019년에 열린 제6회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한국인 참가자는 단 두 명, 이소영과 차학경뿐이었다.





레지던시 참여 작가 중 한 명인 옹 키안 펑(Ong Kian Peng). Courtesy of Third Street Studio

한국인 참여 작가를 미리 공개하면 신범순, 주재환, 차재민, 밝은 방(윤미애, 나정숙, 김진홍), 조예진 등이다. 엄밀히 말해 모두가 미술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광범위한 참여는 최빛나 공동 예술감독이 의도한 바다. “주재환 작가는 40년 넘게 작업한 거장이고, 주호민 웹툰 작가의 부친으로도 알려져 있다. 차재민 작가는 최근 리움미술관의 아트스펙트럼상을 받았다. ‘밝은 방’은 발달장애를 지닌 창작자의 작품 활동과 전시를 돕는 그룹으로 윤미애, 나정숙, 김진홍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려 한다. 암각화를 연구하는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신범순 명예교수, 음악가와 무용가도 참여한다.”
올해 비엔날레에서는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과 내셔널 갤러리의 컬렉션을 포함해 동남아시아의 아카이빙까지 염두에 둘 뿐 아니라 아시아 특유의 보이지 않는 질서에 관심이 많은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비엔날레 개최 이후에도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지금, 국제적으로 많은 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는 시점에서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나타샤를 통해 비엔날레의 존재 이유(raison d’être)를 생각해본다. 또 21세기 자본주의 삶의 양식에 적합한 미술 행사로 각광받는 비엔날레가 많은 이에게 특별한 경험과 울림을 줄 수 있는 형태는 과연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리라 확신한다.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이소영(프리랜서)
사진 제공 싱가포르 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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