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뷰>에서 만나는 19명의 작가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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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9

<더 리뷰>에서 만나는 19명의 작가

노블레스 컬렉션과 조선일보 미술관이 협업해 선보이는 <더 리뷰> 전시.

샌정, Untitled, Oil on Canvas, 160×200cm, 2021 @사진 Achim Kukulies

종합 편성 채널 ‘TV CHOSUN’과 아트 전문 디지털 미디어 <아트조선> 그리고 <노블레스>가 손잡고 <더 리뷰>전을 개최한다. 참여 작가는 지난 2년간 <아트조선>과 <노블레스>, <아트나우>에서 소개한 강강훈, 고산금, 금민정, 김근태, 김재용, 김지아나, 민병헌, 백현진, 샌정, 우국원, 이경미, 이진우, 이해강, 정그림, 정수영, 정희승, 지근욱, 진 마이어슨, 채지민 19인의 대표작과 미공개 신작, 커미션 작품 등 100여 점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 기획은 2019년부터 논의해왔다. <노블레스>는 그간 취재해온 에디터들이 매호 개인전이나 프로젝트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아트조선>은 한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기 위해 2년여의 시간 동안 작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평면·입체·설치 등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루는 작가들의 생각과 예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이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직접 예술의 오라를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청담동에 자리한 노블레스 컬렉션과 광화문에 자리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만큼 <더 리뷰>전을 오롯이 감상하기 위해서는 두 공간을 모두 찾는 것이 좋다.





지근욱, Linear Sphere - 003, Colored Pencil on Canvas, 130×130cm, 2021 @사진 이시우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미디어 연합 전시형 아트 쇼’라는 점이다. 미사여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전시 성격을 금세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더 리뷰>전은 TV CHOSUN, <아트조선> 그리고 <노블레스> 세 개의 ‘미디어’가 한데 뭉쳐 작가를 소개하는 동시에 판매를 우선순위에 두는 전시 형태의 행사다. 다른 아트 페어나 미술 장터와 형식은 다르지만 결국 작품 판매 목적을 전시에 투영한다. 하지만 <더 리뷰>전이 세일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주최 측이 모두 미디어다 보니 관람객이 참여 작가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쉽고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부터 가시화까지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다.
<아트조선> 김영민 이사는 전시 기획 단계에서 ‘언어’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그동안 <아트조선>과 <노블레스>는 글, 이미지, 영상 혹은 전시라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인·중견 작가를 소개해왔다. 특히 잡지나 뉴스를 발행하는 만큼 그중에서도 ‘텍스트’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작가를 만나고 그와 대화를 나누며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 분명 선행되어야 하지만, 결국 핵심은 이해하기 어려운 한 사람의 생각과 시각 작품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글로 풀어내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취재하고 오랜 시간 작업 세계를 들여다봐도 작가와 작품에는 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직접 보여줄 수밖에 없죠.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고 이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그들의 ‘시각적’ 작품을 ‘전시’라는 또 다른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것과 다름없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작가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결국 해석은 관람객의 몫이다.





왼쪽 김근태, 2019-34, Oil on Canvas, 91×72.7cm, 2019 @사진 제공 작가
오른쪽 민병헌, 남녘유람, st031, Gelatin Silver Print, 139×120cm, 2020 @사진 제공 작가

그렇다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19명의 작가 중 여섯 명을 소개한다. 먼저 <아트조선>에서는 김근태·민병헌·이진우 작가를 꼽았다. 먼저 김근태 작가는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군부 통치의 격변기이자 모더니즘과 민중 미술 사이에서 갈등하던 1980년대에 20대를 보냈다. 당시 많은 젊은 작가가 극사실주의를 비롯한 구상회화와 민중 미술의 흐름에 몰입했지만, 김근태는 달랐다. 오히려 그는 여백의 미를 살린 작업을 선보였다. 어떻게 보면 ‘단색화’로 읽히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러한 규정을 싫어한다. 그는 그저 자신이 육안과 심안으로 본 것을 캔버스에 옮길 뿐이다. 지난 1월에는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왼쪽 백현진, 생분해 가능한 것 Biodegradable Thing, Natural Paint on Biodegradable Papers, 175×100cm, 2021 @사진 제공 PKM갤러리
오른쪽 김지아나, Yellow inside Yellow 21-05, Porcelain, Polyvinyl Acetate Resin, Stain, 162×130×16cm, 2021 @사진 제공 작가

사진작가 민병헌은 지난 40여 년간 아날로그 방식의 작업을 고수했다. “내 손끝을 거쳐야 온전히 내 작업”이라는 신념으로 흑백 프린트 작품을 선보인다. 원래는 홍익대학교 건축공학 학도였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중퇴하고, 독학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전북 군산에서 폭포, 설원, 잡초, 안개 등 자연을 피사체로 작업하고 있다. 민병헌 작가의 작품 전반을 살펴보면 적막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비록 그 피사체가 폭포라 할지라도, 고요와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것. 작가는 사진을 ‘찍는다’는 말 대신 ‘사진 한다’고 표현한다. 찍는 행위를 비롯해 이후 현상과 인화 단계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다. 사진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시대인데, 그는 사진의 모든 순간순간 ‘민병헌’만의 자취를 남김으로써 사진에 대한 사랑이 깊음을 증명한다.
이진우 작가는 주로 프랑스에서 작업을 한다. 1983년부터 1989년까지 파리 8대학과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미술 재료학을 공부하며 작업에 전념해왔다. 그런데 불현듯 프랑스에서 보낸 시간이 자신의 회화 작품에 꼭 맞는 시간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래서 서구적 요소와 결별한다는 의미로 자신의 거의 모든 작품을 불태우기도 했다. 1993년 귀국한 후에는 한국적이면서 재사용이 가능한 한지를 재료로 사용했다. 이진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몸으로 직접 ‘노동적’ 작업을 통해 그림을 그린다. 교묘한 기술이나 잔꾀 부리지 않고 온몸을 내던져 작업하는 것. 그래서일까. 그에게 그림 그리기는 신성한 행위와도 같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 목욕재계하고 참선하는 마음으로 머릿속을 비운다. 지금은 다시 프랑스 파리로 가서 완전한 추상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그림, Mono series, Silicon, Metal, Acrylic, 50×200×75cm, Dimensions Variable, 2019 @사진 제공 작가

그렇다면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주목하는 작가는 누구일까? 노블레스 컬렉션 박수전 팀장은 지근욱·정수영·채지민 작가를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아트조선>이 중견 작가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노블레스 컬렉션은 조금 젊지만 진중하게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는 작가들을 꼽았다. 그중 지근욱 작가는 캔버스에 반복적으로 선을 그어 작품을 완성한다. 처음에는 직선을 사용했지만, ‘Curving Paths’라는 작업을 기점으로 직선을 벗어나 곡선을 차용하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에게 이러한 선은 곧든, 굴곡지든 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요소. 작업 초기에 작가는 소립자 운동처럼 보이지 않는 움직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점점 자신에게 집중했다. 그의 화면에는 조형 법칙과 규칙을 고려한 선이 무수히 그어져 있다. 선과 선 사이 간격을 계산하지는 않지만, 조합이 좋은 색연필을 골라 순서를 정하고 반복해 사용하면서 규칙성과 우연성을 동시에 만드는 것. 그렇게 만든 작품은 잔잔하면서 역동적 에너지를 발산한다.
정수영 작가는 주로 일상의 사물을 그린다. ‘정물’이라 말하진 않지만,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인간과 삶을 이야기한다. 지난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 [One Ordinary Day]에는 팬데믹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지극히 개인적 관심과 일상을 사회적으로 확장한 작품을 대거 소개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결국 ‘나’라는 사람이 모여 이루는 사회와 그 사회에 드러나는 다양한 공통의 코드를 짚어낸다. 한편 채지민 작가는 회화에서 등한시하는 일점 소실점에 기초한 원근법을 예술적 도구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회화의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구상적 이미지를 무작위적으로 배치하면서 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 이를 토대로 작업하는데, 그가 한 작품에 사용하는 사진은 시간과 장소가 제각각이다. 이렇게 시공간을 뒤섞으면서도 작가는 그 속에서 조화로움을 찾아낸다.





강강훈, Cotton, Oil on Canvas, 194.0×130.3cm, 2021 @사진 제공 조현화랑

그렇다면 이번 전시에 새로운 작품은 없을까? 참여 작가 중 네 명이 이번 전시를 위해 커미션 작업을 준비한다. 먼저 금민정 작가는 예술 계간지 <아트나우> 표지를 활용해 비디오 스컬프처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이해강 작가는 그간 그라피티 작가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전시장 벽면을 그라피티로 채우며 세라믹 작품도 출품할 예정. 우국원 작가도 특별한 작품을 기획했다. 이번에 캔버스가 아닌 조각 작품 위에 페인팅을 시도하는 것. 이를 통해 그는 회화의 입체화를 이뤄낸다. 한편 작은 진주로 작업하는 고산금 작가는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가사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은 진주’와 ‘작은 것들’로 연결되는 고리에서 작품 힌트를 얻었다.
열흘간의 짧은 전시지만, 참여하는 작가 모두와 관계자들이 오랫동안 고심하고 작업적 역량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작품을 엄선했다. 서로 다른 매체, 다른 주제로 작업하지만 작품의 시너지와 힘은 남다를 것. 그것만으로도 이번 전시를 찾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채지민, Walking Through the Field, Oil on Canvas, 70×324.4cm, 2019 @사진 이시우

전시명 <더 리뷰>
기간 10월 7일~10월 17일
장소 노블레스 컬렉션(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62길 13 노블레스빌딩 1층), 조선일보미술관(서울시 중구 소공동 세종대로21길 33)
문의 02-540-5588, 02-724-6322
입장료 8000원

*출품작은 다르지만 두 전시장에서 19명 작가의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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