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느껴보는 민화의 가치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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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다시 느껴보는 민화의 가치

최근 민화를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가 많아지며 그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책가도, 백선도 등으로 만나보는 민화의 세계.





송석 이택균, [책가도 冊架圖] 비단에 채색, 151.5×408.4cm, 10폭, 5억 6000만원 낙찰

몇 년 사이에 책가도, 문자도, 화조도 등 민화를 주제로 한 전시가 이뤄지며 그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한국의 책거리 그림에 반해, 반평생을 연구에 바쳐 책(영어로 쓰인 책가도 그림 연구서 [h’aekkori Painting: A Korean Jigsaw Puzzle(책거리 그림: 한국의 퍼즐 맞추기)]를 펴낸 92세의 미국인 케이 E 블랙 (Kay E Black·92)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전적 정의로 보자면 민화는 민중이 그린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민중들의 생각과 정서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민화의 역사는 선사시대에 그려진 암각화까지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요즘 말하는 민화는 대부분 조선 후기에 시작된 것으로, 민중들이 종교생활이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그림을 그린 것, 즉 실용화로 정의된다. 책거리라 불리는 책꽂이 그림인 책가도는 조선시대 양반의 사랑방에 놓았던 것인데, 책이 방에 많이 있으면 그 방의 주인은 아주 높은 학덕을 지닌 학자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아주 많은 책을 소장할 수 없었기에 대신 책이 가득 그려진 그림을 그려 방안에 놓은 것이 책가도이다. 책가도는 면학과 출세를 상징해 왕실을 비롯한 사대부층에서 성행했고, 책거리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공작과 산호(고관대작을 의미), 석류, 포도, 수박, 가지(장수와 성공)와 도자기, 문방구, 향로 등 운수가 좋은 조짐을 지난 길상적 의미의 소재들과 서양기물, 그리고 중국의 옛 책이나 유물 등을 함께 그려 민간에도 널리 유행하게 된다.





[백선도 百扇圖] 19-20세기 종이에 수묵채색, each 92×45cm, 8폭 3500만원 낙찰

또 대표적인 민화로 여겨지는 것 중 하나가 화조도, 꽃그림인데, 꽃이나 새, 곤충 등을 그려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환갑 잔치 등이 열릴 때 화조도를 많이 그렸다. 특히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도 단독으로 그려 혼례식의 대례병(大禮屛)으로 많이 사용했다.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 소나무, 달, 해 사슴, 등을 그린 십장생도, 뛰어오르는 잉어와 물속에 사는 거북, 메기, 붕어 등을 그린 어해도도 출세와 등용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민화이다. 또 문자도의 일종으로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儀)·염(廉)·치(恥) 여덟 글자를 도식화환 유교문자도는 주로 어린이방에 교화용으로 걸었다. 특히 유교이념을 중시 여긴 조선시대의 책거리와 문자도는 학문, 출세, 유교 문화를 바탕에 두고 있어 잘 어울리는 장르다.





[백선도 百扇圖] 20세기 비단에 수묵채색, each 61×23cm, 2점 8월 11일 프리미엄 온라인경매 출품작, 경매 시작가 320만원

케이옥션 8월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는 여름이 되면 떠오르는 백선도가 출품되어 눈길을 끈다. 백선도는 부채를 그린 그림인데, 단오에 아름다운 부채를 서로 나누며 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려는 선조들의 풍습을 그림에 담아낸 것이다. “여름 생색은 부채요, 겨울 생색은 달력이라(鄕中生色 夏扇冬曆).” 온갖 냉방기기가 부채의 자리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백선도를 보며 더위를 이겨내고자 했던 조상들의 여유 넘치는 풍습을 느릿느릿 즐겨보았으면 한다.

 

에디터 이태영(taeyi07@noblesse.com)
손이천(케이옥션 수석경매사)
디자인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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