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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8

나와 당신의 권리

누구나 영상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요즘, ‘저작권’의 필수 상식을 전한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14만 명인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 지난 3월 ‘존재하지 않는 소녀의 그림’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통해 얀 페이메이르의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조명했다.

과거에는 방송사나 방송 제작사, 출판사, 신문사 등이 주도해 대중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범위가 개인으로 확장되면서 상대적으로 저작권에 대한 교육과 경험이 부족해 언제든 저작권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기에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미디어의 형태에 발맞춘 저작권법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보통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건 단지 ‘창작자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고재림 변호사는 “저작권법의 궁극적 목적은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의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통해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저작물 이용 활성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통해 문화유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고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서로의 권리를 인지하고 존중한 상태에서 더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저작권법이다. 이를 통해 보호받는 저작물 카테고리로는 소설, 시, 논문, 강연, 연설, 각본 같은 ‘어문저작물’이 있다. 또 ‘음악저작물’, 연극과 무용 . 무언극을 아우르는 ‘연극저작물’, 회화·서예·조각·판화·공예·응용미술저작물이 포함된 ‘미술저작물’, 사진저작물, 건축물 . 건축모형 . 설계도서 등 ‘건축저작물’, ‘영상저작물’, ‘도형저작물’,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 이에 해당한다.






‘널 위한 문화예술’은 지난 4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명작 ‘시녀들’을 소개하는 ‘이 작품 속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를 공개했다.

영상 콘텐츠 같은 경우 기존의 다양한 소스를 차용할 수 있어 저작권법을 위반하기 쉬우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재림 변호사는 크리에이터로서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저작권 상식 가운데 하나로 ‘협의’와 ‘허락’을 꼽는다. “저작권법 제46조에 따라 비영리, 공익적 목적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려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저작물을 봉사 활동에 이용하거나, 플랫폼으로부터 광고 이익을 전혀 얻지 않더라도 말이죠.” 따라서 가공하는 모든 소스의 원저작자를 찾아 허락을 구하고, 사용 범위를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 예술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널 위한 문화예술’이자 동명의 유튜브 채널 오대우 대표는 “부끄럽지만, 사실 처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이러한 저작권 개념을 몰랐어요. 저희도 한 번, 저작권 문제로 곤혹을 치른 적이 있어요. 해외 작가를 조명하는 영상에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여러 장 사용했거든요. 영상을 공개하자 작가 재단에서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때 무척 당황했어요. 영상을 내릴 수도 없고, 참 난감하더군요. 다행히 재단 홍보에 영상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잘 협의가 됐습니다. 천만다행이죠”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작권법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실감했다고 한다.






‘널 위한 문화예술’은 자체적으로 디자인 요소를 넣어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창작물의 경우 사후 70년까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기에 가능한 한 저작권이 풀린 자료 혹은 자유이용허락표시(CCL)가 있는 자료를 사용하거나 문화 예술 기관과 영화 배급사, 해외 매체 등에 자료를 문의해 처음부터 협의를 거쳐 자료를 수집한다든지, 유료 사이트를 통해 구매하는 방법으로 ‘널 위한 문화예술’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호되게 곤혹을 치른 오 대표는 “다른 이가 만든 소스를 사용할 때는 늘 예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 콘텐츠를 방어할 준비도 해야죠. 사람들이 이런 영상 콘텐츠도 지식재산권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모두가 볼 수 있는 퍼블릭 플랫폼에 소개되니 다른 곳에 사용해도 된다고 쉽게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의 차이에서 문제가 발생하죠. 당사자가 저작권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본인의 콘텐츠도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저작권 TV’를 통해 저작권에 관한 기본 상식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미지 소스뿐 아니라 영상 분위기를 잡아주는 삽입 음악 역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창작물이다. 음악저작물의 경우 저작권자(작곡 . 작사가) 외에도 실연자 . 음반 제작자 . 방송 사업자 같은 저작인접권자에게도 허락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문으로 꼽을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아이돌의 노래 한 곡을 넣기 위해서는 노래를 만든 작곡가, 작사가는 물론 이를 직접 부른 가수, 연주자 그리고 음반 제작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 중 한 명이라도 허락하지 않으면 그 노래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유튜브 같은 경우 저작권 정보를 제공하고 무료 음원을 소개하며 음원 교체 툴을 제공하는 등 저작권 문제없이 음악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튜브가 회사 차원에서 협의한 부분이기에 다른 플랫폼에 같은 콘텐츠를 공개할 때의 조건은 어떤지 꼭 살펴봐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 ‘MMCA TV’에 공개한다. 영상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열리는 <보존과학자 C의 하루>전 예고편.

그렇다면 많은 이가 열광하는 스포츠와 게임 중계 영상은 어떨까. 우선 스포츠 중계의 경우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가 각종 방송 장비와 첨단 기술을 도입해 만든 중계 영상도 저작물로 보호받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의 복제나 재전송’도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튜브와 함께 또 하나의 거대 영상 플랫폼으로 꼽히는 아프리카 TV 같은 경우 플랫폼이 직접 나서서 저작권 문제를 처리, 협의가 된 스포츠 리그에 한해 이용 조건만 준수하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게임 영상도 비슷하다. 지난 2019년에는 오버워치리그,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리그오브레전드 등이 아프리카 TV와 계약해 게임 방송을 하는 BJ 채널을 통해 중계 영상으로 방영될 수 있었다. 각 게임 회사와 같은 저작권자가 미리 허락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저작권의 세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누구나 알려고만 하면 여러 루트를 통해 저작권 안내서를 받거나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창작자의 권익 증진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설립한 만큼 저작권 동향 파악 및 조사 연구를 지속하고 이를 위원회 홈페이지(copyright.or.kr)에 업로드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만의 콘텐츠를 공개하고 싶을 것이다. 기획 능력과 편집 기술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룰’이다. 저작권과 이를 지키는 법을 알아야 자신의 콘텐츠를 더욱 빛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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