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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5

십자가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

종교적 의미를 초월해 패션과 예술, 나아가 일상 속 깊숙이 파고든 십자가에 대한 이야기.

십자가 모티브 네크리스를 착용한 모델이 등장한 돌체앤가바나 2024년 S/S 남성 컬렉션 캠페인.
구찌 하우스 최초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1987년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자선 갈라 행사에서 착용한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
정교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그라프의 옐로 골드 크로스 펜던트.


그리스도교 최대 축일이자 서구권 국가의 연중행사, 부활절. 예수가 십자가형을 선고받고 나무 십자가에 못 박힌 날로부터 3일째 되는 주일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크리스마스와 함께 양대 명절로 꼽힌다. 그 의미에서 알 수 있듯, 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단인 가톨릭과 십자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관계로 통한다. 십자가는 영성과 치유를 상징하며 십자가의 네 점은 자아, 본성, 지혜, 더 높은 힘 또는 존재를 나타낸다. 중세 시대 교회와 수도원에는 십자가를 비롯해 왕좌, 왕관 등 화려한 보석 장신구가 등장했다. 이 장신구는 종교 의식에 사용될 뿐 아니라 군주와 교회를 연결했고, 나아가 권력과 부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가톨릭 장신구의 쓰임이 널리 알려지면서 십자가 디자인이 더욱 정교하고 예술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때는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와 보석상은 십자가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했고, 네크리스를 필두로 브로치·이어링·링 등 장신구로 범위를 넓히면서 일반 대중에게 상용화되었다. 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십자가의 의미와 용도는 종교를 초월해 예술과 대중문화, 그리고 패션 트렌드의 일부로 등극했다.
1990년대 초, 샤넬은 인조 진주와 모조 보석으로 만든 코스튬 주얼리를 통해 누구나 주얼리를 패션 액세서리로 누릴 자유를 선사했다. 당시 바로크와 비잔틴 양식에서 영감받은 십자가 모티브를 사용한 주얼리가 대거 등장했고, 현재까지 샤넬 주얼리의 핵심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하이 주얼러 다미아니 역시 십자가를 모티브로 한 벨 에포크 컬렉션을 선보이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이 외에도 돌체앤가바나, 장 폴 고티에, 크롬하츠 등 십자가 모티브에 깊은 애정을 지닌 브랜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런웨이뿐 아니라 공식 석상과 리얼웨이에서 많은 패션 피플이 십자가 주얼리를 즐겨 착용하는 것 또한 이를 방증한다. 킴 카다시안은 지난 2002년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착용했던 아딸라 크로스 펜던트를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2억40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받아 화제가 되었다. 마돈나는 무대 위 십자가 퍼포먼스로 교황청의 반발을 사는 등 십자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줬다.
이처럼 형벌 도구에서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기까지 발전을 거듭한 십자가는 종교와 많은 브랜드의 유산이자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되어온 신념, 믿음의 양상, 다각적 상징의 은유를 담고 있다. 십자가에 깃든 광범위하면서 다각적인 상징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종교와 예술이 지닌 숭고한 가치가 상통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크롬하츠의 십자가 모티브 주얼리 컬렉션.
다미아니의 벨 에포크 컬렉션 네크리스.
샤넬 2020년 F/W 컬렉션에 대거 등장한 다채로운 카테고리의 십자가 모티브 액세서리.

 

에디터 한지혜(hjh@noblesse.com)
미셸 리(Michelle Lee, 주얼리 스페셜리스트)
콘텐츠 큐레이터 명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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