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취향 사이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LIFESTYLE
  • 2024-02-29

열정과 취향 사이

크리스티 아시아 김효영 디렉터가 들려주는 럭셔리 경매의 매력.

2023년, 불확실한 거시 경제 환경과 미술 시장의 위축에도 크리스티(Christie’s)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연간 판매 총액은 62억 달러(약 8조2650억 원)로 2022년 대비 7% 감소했으나, 프라이빗 세일 예상 총액은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로 5% 증가했다. 경매 평균 낙찰률은 84%로 견고했고, 무엇보다 럭셔리 경매가 빛났다. 역대 최고 연간 판매 총액인 10억 달러(약 1조3300억 원)를 달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럭셔리 경매의 인상적 성과 뒤에는 크리스티 아시아의 럭셔리 매니징 디렉터 김효영의 활약이 있었다. 그가 진두지휘하는 크리스티 아시아 럭셔리 경매는 3년 연속 연간 판매 총액 20억 홍콩 달러(약 3400억 원)를 넘기며 순항 중이다. “단색화를 필두로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적으로 조명받을 무렵 옥션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미술 경매는 물론 이우환·박서보 등 거장을 소개하는 전시를 준비하며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한국 미술계의 오랜 노력에 미약한 힘을 보탠 정도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한 마켓 메이커로서 경험을 빠르게 성장 중인 럭셔리 경매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 하면 미술사에 등장하는 마스터피스, 초고가 현대미술 작품을 다루는 미술 경매가 떠오른다. 하나 럭셔리 경매의 세계 역시 그에 못지않게 넓고 깊다. “크게 주얼리, 워치, 와인 & 스피리츠, 핸드백 & 액세서리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주얼리 카테고리는 스톤(원석)을 포함하는데, 최근 컬러 다이아몬드가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와인 & 스피리츠의 경우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마오타이주도 인기가 많습니다.” 핸드백 & 액세서리는 비교적 신생 카테고리에 속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에르메스의 버킨 셀리에 포부르(Birkin Sellier Faubourg) 에디션 네 가지 컬러를 경매 최초로 한자리에 모아 화제가 됐습니다. 그동안 크리스티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진화를 거듭해왔고, 그런 측면에서 카테고리는 추후 확장될 여지가 있습니다. 오디오, 악기, 자동차 등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서요.”
미술 작품이 오가는 경로는 몇십 년 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세컨드핸드 럭셔리 제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은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오늘날 럭셔리 시장에서 크리스티만의 무기는 무엇일까. “최고 수준의 스페셜리스트가 제품 진위와 컨디션을 체크합니다. 감정 능력은 실물 경험에 비례하는데, 크리스티처럼 위탁 문의를 많이 받는 곳도 없을 것입니다. 또 크리스티는 제품 출처와 소장 이력을 철저히 검증합니다.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퀄리티 높은 제품을 경매에 내놓는 것이 크리스티의 원칙이자 명성을 이어온 비결이죠.”
<노블레스> 독자들이 주목할 만한 서브 카테고리로는 독립 시계 브랜드와 빈티지 주얼리 피스를 꼽았다. “지난해 5월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메이커 F. P. 주른(F. P. Journe) 헌정 경매는 100% 낙찰률을 기록했어요. 훌륭한 성적을 거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취향의 다변화로 각자 개성을 드러낼 유니크 피스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고객이 빈티지 주얼리 피스를 찾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유니크 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단계인 만큼 이를 즐기고 소장하는 데도 메리트가 있다고 봅니다.”





작년 11월 크리스티 홍콩의 ‘Magnificent Jewels & The Pink Supreme’ 럭셔리 경매 현장. 경매 하이라이트인 ‘더 핑크 슈프림’은 8387만5000홍콩 달러(약 142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 Christie's images Ltd. 2024

크리스티 글로벌 연간 종합 결과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신규 고객의 36%는 럭셔리 경매를 통해 입문했다. 신규 고객의 34%는 밀레니얼 세대고, Z세대 신규 고객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신규 고객 66%는 온라인 경매를 통해 유입됐다. 럭셔리-신규 고객-MZ세대-온라인. 여러 키워드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럭셔리 경매는 신규 고객이 옥션에 진입하는 주요 거점이 됐습니다. 미술 작품에 비해 럭셔리 제품은 접근하기 쉬우니까요.
다만 크리스티는 고객이 다양한 카테고리에 관심을 갖고 경매를 즐겼으면 합니다. 신규 고객 상당수가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인 만큼 이들을 위한 전략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크리스티는 메이저 옥션 중 유일하게 일본과 한국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운영해요. 나라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죠. 중국판 인스타그램 소홍서 계정도 그렇게 관리하는데, 몇몇 톱티어 럭셔리 브랜드보다 팔로워 수가 높습니다.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부서를 통해 교육 콘텐츠를 준비하는 한편, 재작년 프리즈 기간에 개최한 [Flesh and Soul: Bacon/Ghenie]전과 지난해 [Heads On: Basquiat & Warhol]전 등 미술과 옥션을 가까이에서 느낄 기회를 마련 중입니다.”
2024년은 크리스티 아시아에 특별한 해가 될 예정이다.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더 핸더슨 타워로 확장 이전을 앞둔 것. “새로운 경매장과 갤러리, 고객맞이 공간까지 컬렉터를 위한 예술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크리스티의 가치를 온전히 담아낼 거점이 생겼으니 앞으로 비즈니스도 한층 다채로워질 것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저희가 준비한 경매 등 행사에 부담 없이 방문해주셨으면 합니다. 경매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예술로 삶을 풍요롭게 할 또 다른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안지섭(인물)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