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CITY NOW
  • 2024-01-04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

일본의 가을은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와 함께 물든다. 개최 3회 만에 일본의 대표 아트 페어로 떠오른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의 특징을 살펴보자.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의 퍼블릭 프로그램에는 우리나라 작가 배세진의 작품도 전시되었다. Courtesy of ACK, Photo by Moriya Yuki

아트 페어는 너무 많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매년 더 많은 아트 페어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Top 2 아트 페어’로 꼽히는 아트 바젤과 프리즈라 할지라도, 매년 세계 각국 도시에서 연이어 열리기 때문에 지루함과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비슷한 갤러리와 비슷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Art Collaboration Kyoto, ACK)는 독창적인 아트 페어다. 많고 많은 아트 페어 중 ACK가 어떤 점에서 찬사를 이끌어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올해 3회째를 맞은 ACK가 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교토 국제회의센터(ICC Kyoto)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16개국 24개 도시에서 온 64개 갤러리가 참여해 호평을 받았다.
ACK의 큰 특징은 이름 그 자체에서 느낄 수 있듯 ‘갤러리 컬래버레이션(Gallery Collaboration)’ 섹션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26개의 일본 갤러리가 27개의 해외 갤러리를 초대해 부스를 같이 사용한다. 두 갤러리가 공통적으로 홍보하는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기도 하고, 부스를 딱 반으로 나누어 각자 프로모션하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번 ACK에는 한국 갤러리 두 곳이 참여했다. 아니, 그보다는 일본 갤러리가 한국 갤러리를 초대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도쿄의 도미오 고야마 갤러리가 부산의 조현화랑을 초대했다. 이들의 부스 중앙에는 두 갤러리가 동시에 프로모션하는 스가 기시오(Kishio Suga)의 작품을 배치했고, 왼편에는 도미오 고야마의 작가 벤저민 버틀러(Benjamin Butler), 오미야 에리(Ellie Omiya)의 작품이 걸렸다. 오른편에는 조현화랑의 작가 이배, 김종학의 작품이 걸려 부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아트 페어가 열린 교토 국제회의센터는 1966년 건축가 오타니 사치오가 설계한 유서 깊은 곳이다. Courtesy of ACK, Photo by Moriya Yuki

또 다른 한국 갤러리 PBG는 도쿄 유타카 기구타케 갤러리(Yutaka Kikutake Gallery, YKG)의 초대로 참여했다. 두 갤러리는 부스를 반으로 나누어 각자 홍보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걸었다. YKG에서는 다바타 고이치(Kouichi Tabata), 미카메 레이나(Reina Mikame)의 작품을, PBG에서는 김원진, 김찬송, 배세진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 갤러리 부스가 아닌 곳에서 김수자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도쿄의 SCAI 더 배스하우스(SCAI the Bathhouse)와 벨기에의 악셀 페르포르트(Axel Vervoordt) 부스에서 김수자의 사진과 설치 작품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해 많은 컬렉터의 문의를 받았다.





고묘인 사찰에서도 현대미술 전시가 열려 역사 도시 교토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IDA Studio Inc.

야마시타 유카코(Yukako Yamashita) ACK 디렉터는 오프닝에 핑크색 기모노를 입고 참석해 이 페어만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것이 교토를 대표하는 아트 페어이며, 교토는 일본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 기술이 어우러진 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분은 이미 이 갤러리들을 개별적으로 잘 알고 있겠지만, 두 갤러리가 공유하는 부스에서 이루어지는 갤러리 간 협업은 심오한 대화를 촉발할 것입니다. 이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프레젠테이션이며, 갤러리들이 이를 통해 매년 새로운 협업과 발전을 이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트 페어가 열린 교토 국제회의센터 역시 1966년 개관한 유서 깊은 곳이다. 건축가 오타니 사치오(Sachio Otani)가 설계한 이 아름다운 풍광 속 국제회의센터는 ACK의 정체성을 느끼게 한다.





교토 시립 교세라 미술관에서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의 오프닝 파티와 함께 4개의 대형 전시가 열려 찬사를 받았다. ©IDA Studio Inc.

그렇다고 이 페어가 협업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토 미팅(Kyoto Meetings)’ 섹션에는 교토와 독특한 인연을 맺은 국내외 11개 갤러리가 참여해 훌륭한 전시를 개최했다. 미국 작가 다이크 블레어(Dike Blair)가 교토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일련의 그림을 내건 카르마(Karma New York·LA), 니시노 고조(Kozo Nishino)와 요시오카 지히로(Chihiro Yoshioka)의 신작을 선보인 오사카의 아트코트 갤러리(ArtCourt Gallery), 그리고 교토 선정원의 정신에서 영감을 받은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작품을 소개한 베를린의 노이게림슈나이더(Neugerriemschneider) 등이 그것이다.
초청 큐레이터 그레그 드보락(Greg Dvorak)이 마련한 10개의 퍼블릭 프로그램 전시에는 젊은 한국 작가 배세진의 대형 야외 설치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다. 페어 부스가 내려다보이는 고풍스러운 2층 VIP 라운지에서는 샴페인 포므리를 즐길 수 있고, (포므리 프라이즈 교토) 전시를 통해 포므리 샴페인이 후원하는 일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현대미술 페어지만 역사 도시답게 공예 전시 섹션이 별도로 있어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는 일본 갤러리가 해외 갤러리를 초대해 공동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Courtesy of ACK, Photo by Moriya Yuki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ACK는 단기간에 일본에서 가장 돋보이는 예술 행사로 우뚝 섰다. 서울의 프리즈, 홍콩의 아트 바젤, 상하이의 웨스트번드 아트 앤 디자인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동안 일본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은 것이다. 최근 일본 미술계도 모처럼 역동적 움직임을 보였다. 아트 바젤과 손잡고 아트위크 도쿄(ArtWeek Tokyo)를 개최하고, 아트 페어 전문가 매그너스 렌프루(Magnus Renfrew)가 기획한 도쿄 겐다이(Tokyo Gendai) 등을 선보였으나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ACK가 아트 페어로서 독창성, 수준 높은 전시 작품, 역사 도시의 아트 인프라를 갖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더군다나 ACK는 면세 혜택을 주어 10%의 판매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매년 가을, 교토에서는 일본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단풍을 만날 수 있다. ACK 부대 행사로 개최한 교토 시립 교세라 미술관(Kyoto City Kyocera Museum of Art)의 4개 대형 전시와 파티, 도시 여기저기서 열린 젊은 일본 갤러리의 팝업 전시, 고묘인 사찰(Kōmyō-in Zen Temple) 등에서 만난 현대미술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에디터 이소영(프리랜서)
사진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